[보도][반값 등록금 논란] 보수 “시장경제 지켜야”-진보 “실질정책 만들라”

자유기업원 / 2011-05-24 / 조회: 1,589       국민일보
교원단체·대학·시민단체도 논란에 가세

‘반값 등록금’ 추진 논의에 교원단체와 대학, 시민단체까지 가세했다. 무상급식 논쟁에 참여했던 보수·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반값 등록금을 놓고 새로운 이념 논쟁을 벌일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총론적 찬성 입장이지만 재원 확보를 문제 삼고 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반값 등록금 추진 방안에 대해 총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재원 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안 된 상태에서 추진되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보수 시민단체들은 훨씬 비판적이다. 민간경제연구소인 자유기업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31개 보수 시민단체들은 최근 한나라당의 반값 등록금 추진 움직임을 대중영합주의라며 비난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입각한 보수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때라는 것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전희경 실장은 “재원 조달방법이나 고졸자의 80% 이상이 대학을 가는 구조적 문제를 두고 등록금만 불쑥 꺼내는 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진보 성향 단체들은 여당이 반값 등록금을 ‘립서비스’로만 이용하지 말고 정책으로 만들어 내라고 요구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0만원 등록금은 개인이나 가정이 감당할 선을 넘은 금액”이라며 “한나라당의 반값 등록금 정책이 또다시 국민을 우롱하는 결과가 돼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학부모회 장은숙 회장은 “저소득층만을 위한 등록금 경감이 아니라 모든 가정에 실질적으로 반값 등록금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등록금넷과 한국대학생연합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의 설익은 반값 등록금 정책 발표를 비판하면서 전체 대학생의 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추라고 촉구했다.

반값 등록금이 현실화될 경우 수입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대학들은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정부가 재정을 지원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는 것에는 환영 의사를 표시하면서도 대학이 등록금 인하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묵묵부답이다. 한 지방대학 관계자는 “기부금으로 수입을 충당하라는 것은 현실을 전혀 모르는 얘기”라며 “기부금은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지방은 서울과 달리 기업 등 기부금 원천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반값 등록금 논의가 정치권의 구호로만 그칠 것을 우려했다. 지윤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뻥 공약’으로 끝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한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여당의 실행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대학생연합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국회의원 150인 서약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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