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무상시리즈’에 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한나라당도 ‘반값등록금’을 들고 나왔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우려가 높습니다.
최근 일련의 포퓰리즘 정책 혹은 ‘무상시리즈’를 보다 보면 ‘조삼모사’ 고사가 생각납니다. 아침에 세 개를 주고 저녁에 네 개를 주겠다니 화를 내던 원숭이들이 아침에 네 개를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니 주인이 선량하다고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지요. 포퓰리즘 정책이 조삼모사 정책이라면 그것은 결국 국민들을 우매한 원숭이로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조삼모사 정책의 문제는 이 지점에서 더욱 심각함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지난 30일 자유기업원과 조전혁 의원 주관으로 개최된 ‘포퓰리즘입법감시 시민단체연합세미나’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포퓰리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훌륭한 분석들입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찾아나가야 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포퓰리즘 경향을 둘러싼 의미있는 비판들을 옆에 두면서 여기서는 한 가지 아쉬운 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 합니다.
다름아니라 서민의
입장에서 좀 더 설득력 있게 포퓰리즘의 문제점을 이야기 할 수는 없는가 하는 것입니다. 즉 서민들이 듣기에 결국 포퓰리즘 정책은 ‘서민들을 잘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게 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그야말로 구체적으로 와닿도록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이해를 하고 좀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아쉽게도 그런 내용은 참 빈약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포퓰리즘 정책은 나라가 망하는 지름길이다, 반시장적이고 반법치적이다, 결국
경제가 위기로 치달으면 가장
피해를 보는 대상이 서민이다.” 이런 식의 설명력만으로 과연 국민들을 제대로 설득할 수 있을까 저로선 의심이 남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그것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친서민과
중도를 표방한 이명박 정권이 왜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가를 더욱 심각하게 따져 보아야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쉽게 말하자면,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불만이 커져가니 도리없이 그렇게 하는 것이겠지요.
지금 서민들이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일례로, 재하청 삼청 사청의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고통 속에 살고 있는지 그들의 밑바닥 민심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월급은 오르지 않았으나
물가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기름값도 오르고 등록금도 오르고 도대체 오르는 것 투성이지만, 소득이 그렇게 늘거나 생활이 나아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서민들의 ´실재적´ 체감입니다. 이러니 무상시리즈가 ´달콤하게´ 다가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사람이 살기가 팍팍하면 오래 생각하기보다 당장 내
피부에 달콤하게 다가오는 것이 반갑기 마련입니다.
이런 국민들의 정서를 알고 그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설명력을 가지고 설득을 해 나가야 하는데 아무리 경제학자들이라고는 하지만 경제학적 원리들만 되풀이 하고 있는 형국이 저로서는 좀 답답했습니다. 누구나 알만한 그런 논법과 설명력으로 어떻게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을지...
서민들의 입장에서 왜 포퓰리즘이 실질적으로는 도움이 안되는 정책이며 서민들의 생활에 오히려 악영향을 주는 것인지 서민의 입장에서 제대로 좀 설명을 해주는 그런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 국면에서 국민들이 제대로 눈을
뜨게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이런 저런 말을 해도 결국 가진 자들이 자기들만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이고 서민들은 ‘죽어도 좋다’는 논리가 저들의 논리라고 생각하며 다짜고짜 싫어할 것입니다.
|
◇ |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 경제학자들을 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조삼모사 정책이 판을 치는 이 국면에 진정 국민들을 제대로 설득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그런 내용이 제시가 되어야 합니다.
좌파들의 정책은 ‘시원’한데 우파들의 정책은 왜 ‘추상적으로’만 다가오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해 봐야 합니다. 그냥 ´뭘 몰라서 그렇다´, ´원래 잘못된 말이
달콤한 법이다´ 라는 식으로 치부하고 말기에는 국민들의 원성이 얼마나 크게 바닥부터
자라 오르고 있는지 그걸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최근의 무상시리즈가 참으로 우려스럽습니다. 한나라당이 뭔가 변화를 보인답시고 ‘반값등록금’이라는 말을 앞세우고 나오는 모양부터가 기가 막힙니다. 그치만 국민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채 바람직한 ‘원리’만을 되풀이 하는 것 역시도 참으로 문제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민의 입장에서 설명력을 배가해야 합니다. 자유주의 경제학 책을 외워 주자고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보다 피부에 와닿는 실제적인 ‘인과관계’를 보여줄 수는 없을까요? 그 점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글/이종철 청년지식인포럼 스토리K 대표
------------------------------------------------------------------------
이 글은 대한민국의 올바른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하는 청년지식인들의 모임 공간 ‘story K‘(http://cafe.naver.com/storyk21/)와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