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기여입학제 부활시켜 반값등록금 논란 해결해야"

자유기업원 / 2011-06-14 / 조회: 1,347       데일리안

대학생ㆍ학부모ㆍ보수시민단체 대거 참여해 시국토론회
참석 불응 한대련에 "거리시위 대학생답지 않아" 지적

 

‘반값등록금’이 사회갈등의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시민단체에서 ‘기여입학제’를 부활시키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들은 “등록금 문제를 불평등한 세금지원으로 풀 것이 아니라 대학의 기여입학제를 부활시키고 기부금 모집 활성화 등으로 대학 스스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14일 청년지식인포럼인 story K가 주최한 ‘반값등록금 긴급시국토론회’에서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은 “많은 사람들이 교육을 공공재라고 생각하지만 철저한 사적 재화”라면서 “만약 정부의 부담률을 높이면 등록금은 낮출 수 있지만 결국 나대신 다른 사람이 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실장은 “지금 대학등록금 1000만원 시대라고 하지만 엄밀히 따져 의대의 경우이고, 일반대학의 경우 올해 평균 695만원으로 추정된다”며 “국공립에도 못 가는 학생이 있다면 장학금 제도로 해결해야지 획일적으로 낮추는 것은 어려운 계층을 합리적으로 돕는 일이 못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대학 적립금을 등록금으로 쓰라고 하지만 이 역시 적립금을 재학생에게만 쓰겠다는 위험한 생각”이라며 “차라리 소득공제나 세제공제 등을 늘리고 기여입학제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경귀 참개인가치연대 대표도 “교육의 일정 부분은 공공재로 볼 수 있고 이 대문에 의무교육이 있다. 그러나 학문적 심화 과정과 개인적 추구 달성이 목적인 대학교육은 경제재이자 선택재”라고 정의한 뒤 “지금 논란에서 빠져 있는 사립대 스스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현재 정부는 대학에 10%의 재정지원을 하고 대신 3%의 학생에게 전액등록금을 면제토록 하고 있으나 이를 지키고 있는 대학은 75%에 불과하다”며 “학생들은 나머지 4200억원에 달하는 장학금부터 되찾을 노력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애초 주최 측이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측에 참석할 것을 요청, 대학등록금 문제를 시위대신 토론으로 풀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그러나 여러 차례에 걸친 요청에도 불구하고 결국 한대련 측의 참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보수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광장의 촛불과 맞먹는 뜨거운 토론의 열기를 이어갔다.

기여입학제 주장과 관련해선 방청객으로 참여한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도 “반드시 학생 장학금으로만 쓰인다는 전제조건이 있다면 기여입학제 부활을 환영한다”며 대학생 대표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발제자로 참여한 신보라 ‘미래를 여는 청년포럼’ 대표가 “기여입학제로 모인 재원이 장학금으로 쓰인다면 찬성할 수 있다”며 “다만 대학 자율화로 운영해야 하는 전제조건이 필요하고, 부자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어야 공감대가 커질 것”이라고 답했다.

토론회에서는 또 촛불시위를 통해 등록금 문제를 풀려고 하는 한대련이나 이를 정치적으로 이슈화하려는 야당 정치인에 대한 거센 비판도 일었다.

신보라 대표는 “지금은 SNS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권과 사회에 의견을 표명할 방식이 많은데 굳이 80년대식으로 시위를 벌이는 것이 대학생다운 의견표출 방식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김방현 바이트 대학생웹진 편집국장 역시 “이번 촛불집회에 단과대별 단체 참석과 대부분 1~2학년인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더구나 정치인과 연예인들이 선동하지만 정작 이들에게서 올바른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많은 사람들이 광장정치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함께 모여서 구호를 외치고 노래하는 연대감이 좋을지 모르나 통합과 합리적인 토론을 가로막는 사실은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대학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조형곤 ‘21세기 미래교육연합’ 대표는 교육허브화 정책의 도입을 공론화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교육시장을 전격 개방해 외국의 유명대학들을 한국에 끌어들여야 한다. 지금처럼 폐쇄된 교육시장에선 경쟁력없는 대학들이 넘쳐날 수밖에 없고, 넘쳐나는 입학생들로 인해 교육의 질과 상관없이 대학등록금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나로 바른사회시민회의 간사는 “지금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학생들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는 불만이 있다”며 “한학기 200만원 정도 되는 정부의 학자금 대출 액수를 300만원 정도로 올려주면 재학 중 원없이 공부할 수 있어 졸업 이후 비록 88만원 세대로 산다고 해도 억울한 마음은 없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은 “2차대전 이후 독일에서 유명학자들이 사라진 이유는 독일교수가 모두 공무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지금 정부 돈으로 대학을 운영하면 우리도 교수의 공무원화를 불러오고, 결국 학문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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