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데스크 칼럼]화려한 IT, 초라한 정부

자유기업원 / 2011-06-15 / 조회: 1,078       이투데이


증권부 기자 시절, 주식시장이 살아있는 생물 보다 더 활발하고 주변 여건에 민감하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꼈다.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변수 또한 너무나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전날 미국 시장 동향이 가장 큰 변수이고 이렇다 할 큰 변수는 없었다. 이제는 외국인 매매동향 외에 국제유가, 환율, 금 등 국제상품시장 동향, 국제 정세 등 여러 변수가 얽히고설켜 시장에 크고작은 영향을 미친다. 조그만 변수 하나가 시장을 천당에서 지옥으로 바꿀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글로벌 IT 업계 움직임도 이에 못지 않다. 국내외 업계가 생존경쟁을 펼치는 것을 보면 현란한 것을 넘어 눈물이 날 정도로 치열하다. 하루가 다르게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업종간 업태간 경계의 벽이 허물어지는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적과의 동침은 예삿일이고, 어제 등을 돌린 사람과 하루 아침에 손을 맞잡고 기약없는 결속을 다진다. 찰라의 방심이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위기감에 철저하게 무장이 돼 있는 상태다.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IT전쟁이 인터넷과 모바일시장을 빠르게 재편시키면서 각 영역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IT업체간의 합종연횡 바람이 거세다.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인 구글은 지난달 개최된 개발자 컨퍼런스(Google IO)에서 애플에 전면전을 선포했고, 이 전투에는 삼성전자·LG전자·모토로라·소니에릭슨· 버라이즌·보다폰 등 10개 파트너 업체가 ‘연합군‘을 구성, 애플에 예리한 칼날을 들이댔다. 구글 주도로 특정 10개 업체가 연합군단을 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S는 야후-페이스북과 손잡고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탈(脫) 구글을 외치고 있다. 글로벌 IT시장이 구글과 애플로 양분되고 있는 시장 판도를 뒤집기 위해서다.

국내 이동통신사를 포함한 전세계 이통사들이 애플과 구글에 빼앗긴 이동통신 시장의 주도권을 차별화된 콘텐츠로 되찾겠다는 공동의 목표 아래 손을 엇갈려 잡고 있다.

최근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를 출시한 이후 애리조나주에 본사를 둔 컴퓨터 업체인 아이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스는 애플사가 자사의 아이클라우드 브랜드를 무단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도 IT시장의 격랑을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업계가 생존을 위해 죽기살기식 전투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노력은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로 소극적이고 미온적이다. 지원군을 보낼 계책 마련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어떻게 하면 길들이기에 나설까에만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는 오해를 받기 충분하다.

통신료 인하 과정에서 보여준 방통위와 정부, 그리고 여당의 행태를 보면 정말 누구를 위해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의구심이 간다.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하나는 과감히 버리는 용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통신료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시장을 살리면서 물가를 잡는 혜안은 찾아보기 힘들고, 오로지 누르기식으로 일관했다는 비난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시장의 생리와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콘트롤 타워 부재도 한몫을 했다.

이런 가운데 보수성향의 시장경제연구기관인 자유기업원이 내놓은 ‘동반성장 논의와 하도급법 개정안 비판’보고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출범과 하도급법 개정안 등 대·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한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론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보호 정책 보다도 시장 논리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시장 논리는 얼핏 보면 허술한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에 따라 묘하면서도 정연한 질서를 창출해낸다.

마찬가지로 통신업계에 대해서도 자율적 선택과 시장 경쟁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좌측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을 하고 있습니다" vs "그만큼 돌봐줬는데 한게 뭐냐"

힘으로 남을 굴복시키는 것은 쉬운 일인 것 같지만 악감정을 남긴다. 상대방을 이해한 상태에서 채근하고 독려해야 진실한 성과를 이룰 수 있다. 지금 상태로는 감정의 골은 결코 풀리지 않는다.

송광섭 기자(songbind@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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