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곽노현 지지자 “어려워서 돈 준게 뭔 잘못?!”

자유기업원 / 2011-08-31 / 조회: 1,636       데일리안


 

31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오전 휴가를 내고 자리를 비운 서울시교육청 앞은 곽 교육감에 대한 상반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범보수우파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제히 “즉각 사퇴”를 촉구한 반면, 곽 교육감의 지지자를 자처하는 1인 시위자는 “거짓선전에 넘어가 사퇴하시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범보수우파 “뇌물이 선의의 기부? 뻔뻔하다”

범보수우파 시민사회단체들은 곽 교육감이 교육비리 척결을 내세우며 도덕성과 진정성을 강조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향후 자신의 소신과 정책을 펼칠 추진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곽 교육감이 취임 이후 100만원을 받은 교장을 부패로 단속하는 등 교육비리에 단호했던 만큼, 이같은 의혹에 연루된 자체만으로도 도덕적 타격을 입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

특히 ‘어려운 처지에 있던 박명기 교수에게 선의로 2억원을 건넸다’는 해명에 상식적으로 공감할 수 없다면서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응당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시대정신과 바른사회시민회의, 자유교육연합, 미래를여는청년포럼 등 21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구 1000만명의 초·중등 교육을 책임진 사람이 초등학생도 웃을 변명으로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는 것은 지극히 반교육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2억원은 선의의 기부’라는 곽 교육감의 해명은 면피용이라면서 “어린 학생들이 듣고 배울까봐 겁이 날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호 자유기업원장은 “우리 아이들이 뇌물을 주고도 ‘선의로 건넸으니 좋은 뇌물’이라고 생각할까봐 무섭다”며 “뇌물을 착한 기부라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킬 뿐 잘못된 행동에 대해 용서를 빌지 않으니 아이들이 무얼 배울지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지난해 교육감 선거 당시 진보좌파 진영에서 ‘살신성인으로 이룬 후보단일화’라고 추켜세웠던 점을 상기시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보수우파 진영에서도 후보단일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었다.

뒷거래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곽 교육감의 당선에 힘을 실어줬던 진보좌파 단체들이 감싸기에 급급한 것에도 단체들은 비판했다. 특히 공정택 전 교육감이 비리에 민감했던 진보좌파 단체들이 ‘곽 교육감의 진정성을 믿는다’며 감싸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재교 (사)시대정신 상임이사는 “지난해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진보좌파 진영이 후보단일화를 이뤘을 때 양보정신과 민주적인 원칙으로 이뤄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자신들의 모든 행동은 ‘착한’ ‘선한’이라고 정당화시키고 같은 행위를 상대 진영이 했을 때는 비난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이냐. 교육비리라는 관점에서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

김정수 자유교육연합 사무총장도 “뒷돈거래를 한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사람이 교육비리 척결을 말할 수 있겠나”라며 “곽 교육감을 지지했다 하더라도 잘못된 것은 지적해야 마땅하다. 그게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단체들은 “교육계 비리 척결과 학생인권을 그토록 강조하던 곽 교육감이 뒤로는 후보매수라는 범죄를 통하여 당선되었다는 사실은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며 “곽 교육감은 즉각 사퇴해야 하고, 교육감 후보 매수에 가담한 세력도 스스로 잘못을 실토하라”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 지지자 “떳떳한 돈이니 통장으로 줬을 것”

한편, 범보수우파 단체들과 시교육청 정문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선 곽 교육감 지지 1인시위자는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내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기자회견이 시작될 즈음 반대편에 자리 잡은 독도지킴이 소철훈 씨는 기자회견 시작과 동시에 “곽 교육감님은 진정한 교육자”라며 “사퇴하시면 안 된다”고 외쳤다.

소 씨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광화문광장 등에서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1인시위를 벌인 바 있다.

소 씨는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계속해서 “수구꼴통들이 거짓 선전을 하고 있다”며 “통장으로 돈을 주었으니 떳떳한 돈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찰로 줬을거다.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무상급식, 무상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 곽 교육감이 있어야 한다”며 “정말 좋은 교육감이신데 곽 교육감을 살려야 한다. 어려워서 돈 좀 준 게 뭐가 잘못됐느냐”고 말했다.

소 씨가 소리를 지르자 지나가던 50대 여성이 “시끄러우니 그만 좀 하라. 저쪽에서 하면 가만히 있다가 말할 것이지, 같이 외치니까 시끄럽다”고 퉁박을 주자 “거짓선전을 하는 사람들이 기자회견을 해서 그런 거 아니냐. 내 말이 맞고 옳은데 당신이 왜 시비냐”라고 화를 냈다.

곽 교육감이 뒷거래 의혹이 있는 건 사실이 아니냐는 50대 여성의 말에도 소 씨는 “저런 걸로 인해 곽 교육감이 사퇴하지 않도록 내가 나왔다. 떳떳한 분이고, 그런 이야기들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데일리안 = 변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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