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물가관리‘ 전락한 공정거래위의 정치탈선

자유기업원 / 2012-01-23 / 조회: 1,433       데일리안

<자유경제스쿨>1970년대식 물가관리부서 후퇴 기업경영 개입 ‘군림‘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 (2012.01.23 08:39:36)

 

공정거래위원회가 방향을 잃고 있어 걱정이다. 해야 할 일은 안하고 정치적 탈선을 일삼고 있으니 말이다. 고유한 업무인 경쟁촉진 정책은 외면하고 물가관리를 하겠다고 나서지를 않나, 기업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공정위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될 만하다.

더구나 공정위가 우리 기업을 역차별하고 있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 기업에 대한 조사권을 남용하는가 하면, 기업경영에 이래라 저래라 개입하면서 기업 위에 군림하는 모습에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물가관리 기구로 전락한 공정위

공정위가 정치적 요구에 끌려 다니고 있다는 비판은 물가 문제에서도 야기되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물가안정이 공정위의 핵심과제라고 하면서 “공정위가 물가기관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은 인사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스스로 물가관리 기구라고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1960~1970년대식의 물가관리 부서로 후퇴했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가격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것은 물가안정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시장의 기능을 경직적으로 몰아가 부작용만 키운다. 물가안정을 위한 공정위의 역할은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여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물가정책에 부응한다고 하면서 기업에 원가를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가격을 관리하고 규제하려고 한다. 일부 업종에 대한 가격 규제는 경쟁 정책의 퇴보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

 
◇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2월 1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국소비자원 대회의실에서 2012년 공정거래위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을 통제하는 권력기관으로 부상

공정위는 기업 때리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동반성장, 상생경영 등 정치구호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자율적 거래를 정치적으로 왜곡하면서 기업의 경영과 거래에 대한 간섭과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계열사 간의 거래를 일감몰아주기라는 정치적 용어로 몰아가면서 규제하려 한다. 또 납품업체와의 거래는 쥐어짜기라고 하면서 압박한다.

최근에는 백화점의 판매수수료를 공개하여 백화점이 마치 입점업체를 착취라도 하는 것처럼 몰아가기도 하였고, 백화점이 한우 소고기를 팔면서 마치 폭리를 취한 것처럼 반기업 여론을 몰아갔다. 대기업 흡집내기에 전방위적 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은 정치적 시민단체를 연상시킨다. 공정위가 반기업정서를 조장하고 나서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적 행위이다.

대기업의 경영진을 모아 놓고 경영에 대해 간섭하고 의사결정을 강요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권력 남용의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에는 정유사의 현장조사에서 석유제품의 원가 자료를 비롯한 가격 정보를 싹쓸이 해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담합 조사를 하면서 원가 자료를 가져갈 이유가 없다. 조사권의 남용 사례인 셈이다.

오히려 국내 기업을 역차별

공정위는 국내기업을 옥죄고 있어, 해외 기업에 비해 국내기업이 불리한 입장에 놓이도록 하는 역차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국내기업간 인수합병을 어렵게 만들어 그 결과로 국내에 투자할 수 있는 자본이 해외로 빠져 나가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국내 대기업 경영을 지나치게 규제하고 간섭해 기업의 공격적 투자와 경영을 무력화시키다보니, 우리나라에는 새로운 대기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의 수는 크게 감소해왔다. 그 이유는 대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와 질시 그리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나친 혜택이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중소기업은 수많은 지원을 포기하기 싫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또 대기업이 되었을 때 닥칠 수많은 규제가 두려워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 빌미를 공정위가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는 공정위의 반기업적 규제가 있는 한 새로운 대기업의 출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줄어드는 이유의 상당 부분을 공정위가 제공하고 있다. 공정위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젊은이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바로 대기업에 있다. 대기업이 줄어들고 있는데, 좋은 일자리가 어떻게 더 만들어질 수 있는가.

공정위의 올바른 방향은 경쟁촉진

앞으로 공정위의 활동 방향은 바뀌어야 한다. 공정위의 역할은 시장의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이익을 우선시 하면서 소비자 선택이 방해 받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 나아가 소비자의 선택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다른 부서를 설득하는 일도 하여야 한다.

특히 경쟁의 사각지대에서 독점적 지대추구를 하는 곳에 경쟁의 압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 정치권의 압력, 정치적 논리가 힘을 얻고 있는 분야일수록 소비자의 이익과 선택권이 무시되고 있다. 공정위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은 정부의 지원이나 보호에 안주하는 곳에 경쟁이 일어나도록 하는 일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을 촉진하는 시장경제의 파수꾼 역할을 수행하는데 성공하여야 소비자, 기업, 국가 모두 성공의 길로 갈 수 있다.

글/최승노 경제학 박사·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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