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한국 10년 뒤 그리스보다 위험"

자유기업원 / 2012-02-24 / 조회: 1,416       머니투데이

"흥청망청 복지 누구 돈으로/ 부자세금 내라면 부자세금 내려고/ 바보처럼 계속 돈 벌어 바칠까/ 조금 벌었다고 써 젖히다간 깡통 차는 날 금방이야…개미보다 베짱이가 많아.

‘랩‘ 하는 경제박사 김정호 자유기업원장이 직접 작사한 <개미보다 베짱이가 많아>라는 곡의 일부다. 인기만을 좇는 ‘퍼주기 공약‘이 남발하는 세태를 비판하고 건전한 시장경제를 발전시키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김정호 원장은 최근 경제학 전공 대학 교수와 민간 경제연구소 전문가 등 90여 명과 함께 ‘선심성 공약 남발을 우려하는 지식인 선언‘이란 제목의 성명서도 발표했다. 그는 "포퓰리즘(populism·인기영합주의) 공약을 중단하지 않으면 10~20년 후 대한민국은 그리스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현재 국가 부도위기에 처한 그리스보다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가 더 암담하다는 이유는 무엇인가.

▶보육·급식·의료 등 무상복지 시리즈, 비정규직 처우개선, 재벌세 신설, 사병 월급 인상, 한미FTA폐기, 저축은행 구제특별법 등 선거를 앞두고 셀 수 없이 쏟아지는 선심성 공약들을 시행하려면 연간 40조~50조는 족히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 돈은 누가 낼 것인가.

돈이 없는 상태에서 지출을 늘리면 당연히 빚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남발되는 공약들은 표를 얻기 위한 ‘달콤한 약속‘일 뿐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를 보자. 1981년 과도한 복지를 내세운 사회주의 정권이 집권하기 전까지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은 20%에 불과했다. 그러나 복지 포퓰리즘에 빠지면서 불과 10년도 못돼 1989년 부채비율은 80%까지 치솟았다.

선심성 정책을 편다면, 현재 GDP 33% 수준인 우리나라의 부채 비율은 10년도 못 넘기고 100%를 넘길 수 있다.

이렇게 ‘빚더미‘에 앉으면 우리에게 손을 내밀 곳이 어디인가. 그래도 그리스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의 붕괴를 막기 위해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곳들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도움을 받을 곳도 없다.

(사진=류승희 기자)


- 부자 증세로 일부 충족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부자 증세로는 어림도 없다. 소위 ‘버핏세‘로 걷을 수 있는 예산은 연간 8000억원 정도에 그친다.

현재 우리나라 소득세의 45%를 상위 1%가 내고 있다. 또한 상위 10%가 소득세의 80%를 부담하고 있다. 반면 하위 40%는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만일 선심성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그만한 세금을 걷으려면 현실적으로 중산층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세금을 걷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어느 정당이 (부자가 아닌) 중산층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쓴 소리‘를 하겠나. 감춰진 진실을 봐야 한다.

- ‘대기업 때리기‘도 인기영합주의라고 비판했는데.

▶재벌세를 신설하고, 출총제(출자총액제한제도)를 부활하겠다는 것이 재벌 개혁 정책의 골자다. 이 내면을 뜯어보면 ‘오너 경영‘ 체제를 부수겠다는 속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 오너가 없는 기업이 잘 된 경우가 별로 없다. 사실 오너가 없는 기업이 잘 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미국에서 특이하게 전문경영인 체제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정도다. 적대적 M&A를 일삼는 ‘기업사냥꾼‘이 전문경영인의 도덕적 해이나 무능을 견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악덕 자본가라 할 수 있는 기업사냥꾼을 용인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이렇게 마땅히 견제수단이 없는 문화에서는 현실적으로 회사가 망해도 잃을 것이 적은 전문경영인보다는 오너 중심 경영이 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대기업을 때리는 것은 좋다고 쳐도, 과연 그래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 생각해보자. 대기업을 해체하겠다는 것인가. 중소기업으로 쪼개겠다는 것인가. 또한 삼성 등 대기업이 쪼개지는 것을 삼성 직원이 좋아할 것인가,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이 좋아할 것인가 말이다. 분명 소니 등 경쟁기업은 박수칠 것이다.

현실적 대안 없이 재벌에 대한 국민 정서를 교묘히 자극하는 공약은 정치권의 도덕적 해이의 산물일 뿐이다.

- 저축은행 특별법이나 카드수수료 문제 등도 논란이 많다.

▶저축은행 부실이 심각해진 이유 중 하나가 예금자보호제도에 있다. 만일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다면 예금 가입자들은 부실은행과는 거래를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러면 부실 저축은행은 자동 도태될 것이다. 하지만 5000만원까지 예금보호가 되니 금리만 높게 주면 부실 금융기관에도 덥석 돈을 맡기는 것이다.

만일 저축은행 사태가 정부 정책 또는 감독·관리 실패로 정부 배상이 필요하다면 이는 피해자들이 국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서 책임이 있는지의 여부를 밝힌 후에 국가배상 절차에 들어가야 할 문제다.

그런데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에게도 예금액의 최대 55%를 보상해 주는 특별법이 시행된다면, 이는 저축은행의 부실을 더욱 키우는 꼴이 된다.

건전한 시장경제를 뒤흔드는 특별법이 저지돼야 할 이유다. 카드사 수수료율 인하 문제도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카드시장은 어느 금융시장에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만일 수수료를 제한하면 당장은 국민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처럼 보이지만, 카드사들은 손실을 보존하기 위한 다른 방안을 강구하기 마련이다. 자영업자 등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낮춰주고 싶다면 육아 비용이나 버스비 보조처럼 보조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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