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피케티 자본론을 향한 올바른 시각은 무엇인가"

자유경제원 / 2014-07-03 / 조회: 2,096       위키트라

첫마디

2014-07-01 16:36:50 | 자유광장
<21세기 자본론>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21세기 자본론>이란 파리경제대학 경제학과 교수 토마스 피케티가 2013년 가을 프랑스에서 펴낸 책입니다. 피케티는 세계 20여 개국 경제의 300년을 추적해 그동안 이루어진 부의 배분과정과 자본의 축적과정을 분석하고 그 내용을 책에 담아냈는데요.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몇 가지 법칙과 정책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경제적 불평등과 부유세 도입을 전면에 내세운 그의 주장은 대중의 심리를 자극해 유럽과 미국 등의 지역에서 피케티 열풍을 일으켰으며 동시에 전 세계경제학계에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율 보다 높아 자본가는 항상 더 높은 소득을 가지게 되어 부의 불평등이 가속화되었다’며 ‘세금을 통해 불평등을 해결하자’는 피케티의 주장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고 경제계는 비판합니다.

이에 피케티의 불평등 가설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보고 올바른 시각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23일 월요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피케티 열풍에 자유주의자가 답하다'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자유경제원에서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자유주의, 피케티, 열풍
[이하 사진 = 전국경제인연합회] 

피케티 “21세기 자본론”에 대한 비판



세미나는 자유경제원 현진권 원장의 발제로 문을 열었습니다. 현 원장은 먼저 피케티의 소득불평등에 대한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그는 "피케티의 이론은 특정계층의 소득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다른 계층의 소득이 줄어진다는 ‘제로섬 게임’의 가정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경제는 zero-sum이 아닌 positive-sum game으로 다른 계층의 희생이 없어도 전체 계층의 절대적 소득 크기는 동시에 증가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현 원장은 자세한 설명을 위해 스티브잡스의 예를 들었는데요. "스티브 잡스의 재산은 8조 원 규모이며 이는 다른 사람들의 소득을 착취한 결과가 아니라 새로운 경제영역을 창조한 결과"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1800년대의 불평등 수준이 지금보다 양호했지만, 현재 경제수준이 더 양호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자유주의, 피케티, 자본론


이어 현 원장은 "피케티는 세금정책을 형평성 달성의 수단으로만 보고 있지, 세수확보나 경제효율성에 대한 시각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이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세금의 주요목적은 세수확보인데, 피케티 주장의 의미는 ‘세금이 자본주의를 규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그는 "피케티가 주장한 대로 소득세 한계세율을 80% 올리면 실제로 발생하는 현상은 고소득자의 해외이동으로, 자국 내 세수뿐 아니라 형평성도 달성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 원장은 끝으로 "피케티의 주장은 상대방에 대한 배 아픔의 인간정서를 부추기면서, 소수에 대한 세금 강화로 배 아픔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피케티의 경제철학이 국민들에게 호소력을 가진다면 한국의 성장은 우리 시대에서 멈추고 말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피케티 “21세기 자본론”에 대한 토론


이어서 KDI 국제정책대학원 좌승희 교수의 사회로 토론회가 시작되었습니다. 토론장에서도 역시 피케티의 자본론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피케티, 열풍, 자유주의

전남대 경제학과 김영용 교수 - 부의 평준화보다는 성장이 우선

 

토론의 첫 번째 순서를 맡은 김 교수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자본 이론은 없다. 피케티의 이론은 경제학의 문제이며 결국 성장이냐 평등이냐의 문제로 귀착된다"며 "부의 평준화가 성장보다 우선시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각국의 중요한 문제는 빈곤 퇴치가 우선 과제이며 특히나 지금 한국 경제는 성장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강원대 윤리교육과 신중섭 교수 - 평등주의적 정책은 오히려 경기 침체를 유발

 

신 교수는 "피케티가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대책은 경제학적인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인 것"이라며 유익한 점보다는 해로운 점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서 그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평등주의 정책은 언제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부의 취득과정과 이전과정이 정당하다면 그 결과가 불평등하더라도 그 부는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경제에서 혁신과 유인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불평등은 경제적 편익의 원천으로, 정부가 재분배를 통해 불평등을 해소한다면 부의 창조자들은 의욕을 잃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피케티와 같이 부나 소득의 평등을 추구한다면 국가 전체의 부가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경희대 경제학과 안재욱 교수 - 수식 자체로는 법칙이 될 수 없다

 

안재욱 교수
[사진 = 전국 경제인 연합회] 
 
안재욱 교수는 피케티의 자본주의 제 1 기본법칙과 자본주의 제 2 기본법칙이라는 수식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자본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국민소득에서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몫이 많아진다. 즉 자본가의 소득이 높아진다는 것이 피케티의 입장입니다. 자본축적은 이윤의 몫은 증가시키나 임금소득의 몫은 감소시키므로 소득불균형의 악순환을 일으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케티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본에 대한 중과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안재욱 교수는 광범위한 데이터를 이용해 소득불평등을 연구한 것은 높이 평가되나 근본적 주제인 자본에 대한 개념이 너무 모호하고 광범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피케티가 자본(Capital)을 부(Wealth)와 동일시하며, 자본에 비인적 자산을 모두 포함시켜 과대 상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인간사회에서 소득과 부의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사람의 능력과 재능에 따라 혹은 더 열심히 일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행동의 결과가 아닌 통화팽창에 의한 비생산적인 소득불평등은 문제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재욱 교수는 단순한 중과세로 소득 불평등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신에 통화정책을 신중히 하여 무분별하게 통화를 발행하지 않고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명지대 경제학과 조동근 교수 - 월가시위에 비교해본 피케티 이론

 [ 사진 = 연합뉴스 ]


명지대 경제학과 조동근 교수는 월가 시위와 피케티의 이론을 비교하며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조 교수의 토론 내용을 듣기 전에 먼저 월가시위에 대해 조금 알아볼까요?
 
월가 시위 (Occupy Wall Street)

2011년 빈부격차 심화와 금융기관의 부도덕성에 반발하면서 미국 월가에서 일어난 시위.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으나, 뚜렷한 시위목표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남기며 73일 만에 끝을 맺음. 하지만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신자본주의의 문제점과 금융기관들의 부도덕성을 향해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의를 남김


 
일반적으로 월가 시위는 신자유주의에 의한 자본주의 타락에 대해 분노에 의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깊게 들어가 보면 월가 시위는 단순히 미국의 소득분배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고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를 공격한 것입니다. 월가시위는 1:99의 프레임을 설정해 “우리는 99%이다”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이 월가 시위를 견제한 것은 다름 아닌 연방제 납세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미국은 기회의 나라이지 보장의 나라는 아니다”, “내 인생은 내 것이다”고 외치며 시위자들을 비판했습니다. ‘자립과 근로’의 우파적 가치가 균형자 역할을 한 셈입니다.
 
조동근 교수는 월가 시위가 반 자본주의 저술의 뿌리이며, 그런 점에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도 예견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소득창출과 소득분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 노동과 자본을 대립적으로 본 점, 기업가정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이 조동근 교수가 피케티를 비판한 이유입니다. 특히나 기업가정신을 강조하며 “자본스톡이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소득이 창출될 때 비로소 그 소득의 원천으로 자본스톡이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피케티가 다루는 소득 불평등과 세금 문제는 재정학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입니다. 오래전부터 큰 문제였던 소득불평등에 대해 세간의 이목을 다시 한 번 집중시키고 진지하게 숙고할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피케티의 이론은 의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가 번영을 가져올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자유보다도 불평등이 더 원천적인 번영의 원동력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본 게시물은 자유광장 서포터즈 학생들의 제작물로 전경련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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