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KBS, 사내정치와 직종간 이기주의에 함몰…새로운 길 모색해야

자유경제원 / 2014-08-05 / 조회: 2,597       미디어펜
KBS, 사내정치와 직종간 이기주의에 함몰…새로운 길 모색해야한정석 위원 "KBS 내부에 팽배한 보신주의, 앞으로는 시청자가 진짜 주인이 되어야"
김규태 연구원  |  suslater53@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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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05  13: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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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해이, 노조방송, 부실경영, 과도한 인건비 등 KBS를 수식하는 부정적인 언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KBS가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하고 부실 경영을 일삼으며 민선 사장이 임기를 채우기 힘든 상황이 지금처럼 지속 된다면 그 피해는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된 바와 같이 경영성과와는 크게 상관없는 자의적인 임금인상, 고위직의 과다 문제 등 전형적인 공기업의 문제적 양상을 지니는 등 KBS는 경영실적, 특히 재무적인 측면에서 커다란 문제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노조 파업과 KBS 사장 해임, 인사 개입 등 연이어진 논란거리로 인해 KBS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으며, 이번 기회를 통하여 KBS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방송의 공정성을 확립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하고, 차후 수신료 인상에 대하여 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공영언론의 역할에 대하여 발언하는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자유경제원은 5일 오전 10시 자유경제원 5층회의실에서 ‘KBS 구조개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공영방송해부 연속 토론회를 갖고 KBS 방만 경영 실태를 진단했다.

신임 사장 앞에 산적해 있는 난제와 구조개혁 방안에 대해 모색함을 통하여 공기업의 전형인 KBS에게 경영과 방송 콘텐츠에 대한 책임 소재를 엄히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은 “KBS를 이념적으로 지배하는 기자, PD집단에게는 일종의 ‘선민의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은 이날 토론을 통해 ‘KBS 내부의 정치거버넌스 문화’를 분석하면서 “사내정치, 사회주의식 집단지도체제, 보신주의가 팽배해 있어서 외부에 배타적이고 KBS에는 KBS만의 논리가 있다는 특유의 집단성이 발동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은 “KBS는 집단적 사유화를 위해 정치권에 로비와 협력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KBS에 시민들의 견제가 통하지 않는 이상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KBS가 외부의 어떠한 감시도 받지 않으면서 불투명하고 방만한 ‘자사이기주의’에 빠져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추세인데,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 위원은 “현재의 기존 구도에서 KBS에 대한 개혁이 가능할 것인지는 솔직히 의문스럽다”고 전망했다.

한 위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다원적 공영방송, 유비쿼터스 공영방송의 시행을 적극 고려해야 하며, 이러한 점에서 KBS는 외주 독립 제작사들에게 더 많은 제작의 기회들을 제공하고 이와 동시에 현 KBS 내의 제작본부를 몇 개의 프로덕션으로 분리해 민영으로 독립시키는 방법이 현실적인 방안이다”라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 위원을 비롯하여 황근 선문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 이문원 미디어워치 편집장, 박진언 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조중근 장안대학교 세무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 자유경제원 주최, ‘KBS 구조개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공영방송해부 연속 토론회 전경. 자유경제원은 시민의 입장, 방송 청취자의 시각에서 KBS의 공정성과 구조개혁에 대해 토의하는 공영방송해부 토론회를 연속으로 주관하고 있다. 5일 토론회는 지난 7월 29일 ‘언론권력의 왜곡과 선전선동,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이은 네 번째 토론회다. 

다음은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의 토론문 전문이다.

KBS에 제작 PD로 일했던 토론자로서 먼저 발제자께서 지적하신 ‘공익으로 포장된 조직이기주의’, ‘KBS의 사유화 도구’라는 지적에 무엇보다 공감한다.

KBS를 이념적으로 지배하는 기자, PD집단에게는 일종의 ‘선민의식’이 있다. 이러한 선민의식은 자신들이 견제받을 수 없는 신성한 언론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KBS의 선민의식은 아이러니하게도 ‘공영방송’이라는 존재감으로부터 비롯된다.

물론 KBS내 노조나 PD협회, 기자협회, 그리고 강력한 이데을로거들 조차 KBS를 자신들이 사유화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다만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를 위해 ‘독립성’이 요구된다고 주장할 뿐이다.

그 결과가 집단적 사유화로 나타난다. KBS내부에서는 이를 직종간 이기주의라고 부른다.

KBS내부는 한마디로 시대에 맞지 않는 ‘사회주의 집단지도체제’가 그 거버넌스를 이루고 있다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소위 ‘학식과 덕망이 있는’ 선배들의 영도하에 후배들이 끈끈한 정과 의리로 뭉쳐서 단단한 외피를 형성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KBS내에서는 아무리 좋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능력을 갖더라도 소위 ‘사내 정치’에 적응하지 못하면 일개 ‘제작자’에 그치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방송 제작에 유능한 PD들이 소외받는 문화는 아니다.

다만 그러한 PD들일수록 KBS의 집단 사유화에 기여해 달라는 요구를 ‘정치 PD’들로부터 받게된다. 그것은 상당히 괴로운 일이다.

최근 토론자가 살펴본 KBS내 분위기는 유능한 PD들이 간부직을 맡기 보다는 일선 제작자로 남고 싶어하는 것을 본다.

등 떠밀려 간부를 해봐야 아래 위로부터 정치적 압력을 받기 마련이고 정치 권력이 변화할 때마다 노조와 사측으로부터 공격당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되기 마련이다. 승진을 바라지 않는 직원들도 많다. 전형적인 보신주의가 팽배해 있다.

KBS의 조직 문화는 ‘KBS에는 KBS만의 논리가 있다’는 특유의 집단성에 의해 창출된다. 그렇기에 외부에 대해 배타적이다.

이러한 문화가 또 다른 KBS의 집단적 사유화를 낳지만, 그것은 역시 정치권의 KBS 소유욕과 맞물려 ‘거래’가 성사된다. 정치권이 오히려 KBS의 집단적 사유화를 용인해 주면서 적당한 타협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권력에 조력자로 KBS를 활용하고 싶어하는 것은 사실이다.

과연 이러한 구도에서 KBS에 대한 개혁이 가능할 것인지는 솔직히 의문스럽다.

정치권 스스로 KBS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결심을 하기전에는 불가능한 문제이지만, 그렇게 결심한다 하더라도 KBS는 집단적 사유화를 위해 정치권에 로비와 협력을 할 수 밖에 없다. KBS에 시민들의 견제가 통하지 않는 이상 그렇다.

따라서 KBS에 대한 개혁은 바람직한 KBS의 정체성과 위상이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먼저 도출해야 한다.

오늘날 세계에는 공영방송들이 존재하지만, 이는 미래적 관점에서 볼 때 강화되기 보다는 약화되며 부정될 수 밖에 없는 시대정신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 미디어가 과거와는 달리 무한한 확장성과 다양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공영방송이란 그 의미를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이 공영방송인가?

흔히 공영방송은 민영 방송사들이 하지 못하는 ‘공익적 컨텐츠 서비스’를 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마치 공공재로서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을 이해하는 것이다.

공영방송 컨텐츠는 민간 방송사가 제공할 수 없는 비경합성 컨텐츠가 아니다. 현재 KBS가 서비스하는 방송 프로그램중에 민간방송이 제작할 수 없는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는가?

만일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출판시장에서도 공영출판사가 필요하며, 신문사에도 공영 신문사가 필요하다고 해야한다.

왜 방송에만 공영방송이 필요한 것일까. 그것은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 전파자원이 유한하기 때문에 유한한 자원을 공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미디어의 캐리어는 유한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너무나 많아서 문제다. 그렇다면 KBS만의 공영방송론은 더 이상 논거를 갖지 못한다.

이러한 관점으로부터 우리는 ‘다원적 공영방송’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만일 사회적 소수를 위한 방송의 경우, 민영방송사들로서는 광고료 수익이 적기에 이를 회피하며, 그렇기에 공영방송이 필요하다면 정부는 지금 강제로 걷는 수신료를 방송개발진흥원과 같은 공익단체를 통해 프로그램 공모 제작 편성에 수신료를 지원하면 된다.

굳이 그러한 방송을 KBS만이 수신료로 제작해야 할 이유가 없다. 다시말해 미디어가 다원화된 오늘날 공영방송이란 공익적 방송을 놓고 방송사들끼리 경쟁 유치하는 구조를 띠면 해결되는 문제다. 그것은 인센티브의 문제이지 KBS의 권리나 의무의 문제가 될 수 없다.

KBS의 공영성이 재원의 공공성으로부터 온다는 그러한 유치한 논리는 이제 혁파되어야 한다.

KBS의 공영성은 공영적 방송 서비스를 하는 정체성에서 오는 것이며, 그러한 공영방송을 KBS만이 할 수 있다는 전제는 과거 권위주의시대에서나 통용되던 생각이다.

누구라도 사회적으로 합의된 공영방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에게 공영방송 사업자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것이 기회의 평등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개념을 자유주의적 공영방송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동시에 이러한 경쟁원리는 공영방송의 질과 효과를 제고할 수 있는 원리가 된다.

이렇듯 다원적 공영방송, 유비쿼터스 공영방송이 시행되려면 독립제작 프로덕션들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오늘 KBS에는 외주 독립 제작사들에게 더 많은 제작의 기회들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이 있다면 현재 KBS내 제작본부를 몇 개의 프로덕션으로 분리해 민영으로 독립시키는 방법이다. 여기에 방송편성은 KBS 시청자위원회를 중심으로 결정하고 정기, 또는 수시로 방송 프로그램 제작 공모를 시행하는 방법이다.

제작 프로덕션들은 제작비와 프로그램 질에서 서로간에 경쟁해야 한다. 아울러 시청자위원회는 이념과 가치를 가지고 서로 합의하고 타협해야 한다.

무엇이 공영방송이냐 하는 것은 시청자위원들이 자신들의 교양과 전문성을 통해 민주적 방법으로 구현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수신료가 강제화되어야 한다면 그 방법은 시청자가 공영방송의 주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KBS의 집단적 사유화를 막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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