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사설]‘피케티式 경제해법’ 득세가 우려스러운 이유

자유경제원 / 2014-09-11 / 조회: 1,564       동아일보

[사설]‘피케티式 경제해법’ 득세가 우려스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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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0 03:00:00 수정 2014-09-10 03:00:00

세계 경제학계에서 논란이 뜨거운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의 저서 ‘21세기 자본’ 한국어판이 11일경 출간된다. 한국어판이 나오기 전부터 피케티에 대한 관심은 정계에까지 불붙었다. 지난달 국회 민생정치연구회 주최 세미나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세계적으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지만 개인적으로는 피케티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우파 자유주의 학자 7명이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바로읽기’를 펴냈고, 피케티도 국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방한할 예정이어서 피케티 논쟁은 증폭될 분위기다.

피케티의 주장은 지난 300년 동안 서구 자본주의 국가의 소득과 부(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소수의 부유계층에 자본이 집중돼 분배구조의 불평등이 악화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세습자본주의’를 바로잡으려면 상위 0.5∼1% 고소득층에 80∼90%의 누진소득세를 물리고, 모든 금융·비금융 자산에 최고 10%의 누진자본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급진적 주장이 그의 해법이다.

지나친 경제적 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방법이 문제다. 피케티는 자신의 논지를 펴는 데 유리한 자료만 취사선택했고 기업가의 기여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자에 대한 고율의 소득세와 자본세 도입은 경제성장 정체를 불러올 공산이 있고, 모든 국가가 공조해 글로벌 자본세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실제로 피케티는 고국인 프랑스의 2012년 대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의 ‘고소득층 75% 소득세’ 공약을 지지했지만 이 공약은 위헌판결을 받았다. 올랑드의 좌파 정책에 경제성장률은 급락하고 실업률은 급등한 상태다. 3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그는 친(親)시장주의자인 마뉘엘 발스를 총리로 임명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반(反)시장적 경제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학자적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이처럼 크다.

한국이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데는 최근 몇 년간 여야 정치권에 불어 닥친 경제 민주화 바람에 따른 기업 환경 악화의 영향도 적지 않다. 경제 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한 현실에서 ‘21세기 자본’이 처음 출간된 프랑스에서도 명백한 실패로 판명된 피케티식(式) 경제해법이 정치권에 득세한다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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