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좌파 600년 조선의 `사농공상 악령` 되살아 난다

자유경제원 / 2014-10-06 / 조회: 1,845       미디어펜
좌파 600년 조선의 '사농공상 악령' 되살아 난다검사·판사·교수·언론인 등 말과 글로 행세하는 지식인 청치판 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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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02  09: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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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갑제 닷컴 대표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출범한 후 21년이 지났다. 정치상황을 보면 조선조 정치상황으로 회귀하고 있다. 사농공상의 권력구조가 되살아나고 있다. 과거엔 과거시험에 합격한 유교 사대부들이 권력을 잡았다. 이제는 고시합격자들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인과 검사 판사 교수 언론인 시민운동가 등 선비(士)들이 대한민국을 장악했다. 말과 글로 행세하는 지식인들이 정치인으로 변신해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농공상 구조가 깨진 비정상적인 시기가 있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대통령 시절이다. 이때는 기업인과 과학자 기술자들이 주역으로 등장했다. 이승만대통령은 군대엘리트를 양성했다. 이대통령은 6만여명의 장교단중에서 6000여명을 유학보냈다. 이들 엘리트 군인들이 기업인과 과학기술을 양성했다. 이들로 하여금 역사창조의 주역이 되도록 했다. 불과 60여년전이다.

이승만과 박정희는 자주정신, 실사구시, 국익중심의 정치를 했다. 미국식 민주주의를 쓸 수 없었다. 역사환경이 달라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이식했다가는 반드시 실패했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적 민주주의, 민족적 민주주의를 내세웠다. 이것은 사상사적으로 독창성을 갖는다. 그동안 기자 교수 정치인들은 한국적 민주주의를 내세웠던 박정희비판에 앞장서왔다. 60~70년대 박정희시대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주의는 한국 현실에 맞춰야 한다. 민주주의는 하나님이 아니다. 민주주의도 국익이 우선시돼야 한다. 유신체제도 이런 의미에서 동력을 갖고 있다. 유신체제를 부정하면 박정희시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유신체제는 정치코스트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능률을 극대화했다. 국력을 조직화했다. 박대통령은 언어의 천재다. 유신체제를 통해 산업화를 구축했다. 두차례의 오일쇼크도 극복했다.

우파와 시장경제는 외부에서 이식됐다. 시장경제가 도입된 것은 불과 60여년에 불과하다. 좌파는 조선 600년이래 민족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만큼 자연적이고 생래적이다.

한국정치는 좌파들의 등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것은 당연하다. 좌파정권이 조선조이래 600년 지속된 반면, 우파정부가 등장했던 것은 불과 60년에 불과했다. 주자학적 이데올로기는 본래부터 좌파적 속성을 갖고 있다. 이승만 박정희의 우파정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실사구시, 부국강병을 중시했다.

주자학적 통치체제는 무엇인가? 그것의 키워드는 사대주의(事大主義)다. 중국 송나라와 원나라시절 제기된 후 명초 원말에 본격도입됐다. 중화사상(中華思想)은 중국이 곧 하늘이라는 이데올로기다. 중국에 복속하는 대신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사대주의는 서열의식이 강했다. 폐해가 컸다. 군사력을 약화시켰다. 상비군도 미약해졌다.

조선초기엔 군비와 군사력증강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졌다. 이후엔 철종과 고종에 이르는 동안 경제발전동기가 없었다. 경제는 국방과 국가생존에 필수적이다. 세금과 과학기술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보와 국방을 명에 의탁하다보니 안보무임승차가 오랜기간 이어졌다. 자주국방 의지가 말살됐다. 사대주의와 안보의존은 한국인의 체질이 됐다.

이러다보니 한국은 큰 무대에서 놀아본 적이 없다. 지역패권을 놓고 결승전을 해본 적이 없다. 스스로 전쟁을 결심해본 적이 더더욱 없다. 대부분 침략을 당했을 때 응전했을 뿐이다. 국가총동원을 경험한 적이 없다.

이러한 성향은 한국인의 민족성으로 굳어졌다. 이승만과 박정희대통령은 이러한 민족성에 거부감을 가졌다. 치열한 문제의식을 가졌다. 이들을 계승할 후계자가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좌파정권 600년에 이어 다시금 주자학적 통치이데올로기가 다른 모습으로 되살아나 한국정치를 지배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5000만명의 인구를 갖고 있다. 국민소득은 3만달러(구매력평가기준)에 달하고 있다. 인구 5000만명이상 국가중 국민소득 2만달러이상 되는 국가는 세계에서 7개 나라에 불과하다. 한국이 마지막 7번째국가다. 2차대전 후 식민지경험이 있는 국가가 세계7대국가로 도약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가장 착하고, 성실하면서 물질적으로 발전한 MVP국가가 한국이다. 물질과 경제력 군사력부문에선 선진국으로 부상했다.

정신적 부문에선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정신 사상 국민성 교양 정치 등에서 너무나 차이가 난다. 지난 70년간 경제 군사 기술부문에선 눈부시게 발전했다. 세계최고성과를 내는 동안 다른 부문이 희생됐다. 그게 바로 정신력 부문이다. 남북한 대치상황에서 국방비는 GDP대비 2.6%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4~5%로 높여야 하는데, 한미동맹이 국방비를 최소화시켰다. 국가자원을 경제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은 7%를 국방비에 쓴다. 우리가 이 정도의 국방비를 투입했다면 경제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그동안 우선순위를 경제개발에 집중하면서 정신력부문에서 희생이 컸다. 일종의 제로섬게임의 측면이 있다.

한국현실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6.25전쟁중 북한군의 포로가 된 6만명을 남겨뒀다. 이중 현재 500명가량이 생존해있다. 역대정부는 국군포로의 송환을 요구하지 않았다. 남한에선 장기수등을 다 보냈다. 국군포로 6만명을 버린 나라다. 말조차 꺼내지 않았다. 이건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 몽고 징기즈칸 군대는 전쟁중 아군포로를 구출하지 않으면 생존자 전원을 사형에 처했다. 포로로 방치한 경우에도 사형으로 다스렸다.

국회는 북한인권법 제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엔에서 북한인권문제 결의안을 채택한 것에 대해 국회가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의원과 KBS기자가 진보를 자처하고 있다. 이건 나라가 아니다. 북한 김정은이 핵미사일을 실전배치한 상황에서 우리도 미사일방어망을 서둘러야 한다.

한국은 안보를 운(運)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이 설마 쏘겠어?”라며 미군에 마냥 의존하고 있다. 국방과 안보를 운과 사대주의에 의존하고 있다.

한글과 한자를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자를 포기하면서 한자가 암호가 돼버렸다. 고급문서를 읽지 못하고 있다. 젊은 아버지가 한자로 아들 이름을 작명해주고도 정작 아들 이름을 읽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두뇌 학력 근로시간은 세계최고인데, 실질적인 문맹률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천안함폭침에 대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30%가량 된다. 학력이 높을수록 이를 믿고 있다. 이게 나라인가? 정신병자들이 모인 곳이 아닌가? 세계 7대경제국가로 도약했지만, 정신력은 엉망진창인 나라가 됐다.

이런 극단적인 현상을 균형있게 설명하기가 묘하다.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이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이런 독특한 사고방식은 한국인 특유의 시간관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승만대통령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민주주의를 도입한지 불과 10년도 안된 나라에서 이승만대통령 이상의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나라가 있었는가?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링컨 대통령도 이승만식의 민주주의를 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한국 국민들은 1차원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강하다. 입체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미흡하다. 농경사회와 유교적 교조주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시간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18세기말에 건국한 미국은 1965년에야 흑인인권문제가 본격 거론됐다. 그 이전에는 흑인들의 투표권은 전체 흑인의 20~30%에 불과했다. 영국은 마그나카타(대헌장)제정후 600년이 지난후에야 여성들의 투표권을 인정했다.

이승만은 정권출범 후 곧바로 남녀동등투표제를 도입했다. 우리는 물질적으론 풍요해졌지만, 정신적으론 낙후됐다. 이것이 물질적인 발전까지 끌어내릴 것인가? 우리는 지금 이를 결정하는 피크타임을 맞고 있다. 내려갈 것인가? 아니면 조정기를 맞이할 것인가? 중요한 순간에 와 있다. 내 생각에는 정신적 낙후문제가 물질적 번영까지 끌어내릴 것으로 본다.

한국은 지난 70년간 일직선으로 연간 6~7% 고속성장한 유일한 나라다. 우리 역사를 보면 위대한 왕이 나타났다가 엉망진창의 암군이 나타나 100년을 까먹었다. 지그재그형으로 역사가 진행됐다. 그래도 운좋은 역사였다. 조정기에 왔다고 해도 억울해 할 필요가 없다. 이것을 알고 대비하면 된다.

조정기를 거쳐 재도약 준비를 해야 한다. 운명은 대하는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 암으로 사망을 앞두고 “왜 나만 죽게되는가”라며 억울해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잘 살았다”, “인간은 누구나 한번 죽는다”며 담담히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대한민국을 보면 짜증나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국회를 보면 더욱 그렇다. 역사의 운명을 수용해야 한다. 저력을 점검하고, 재도약의 시간을 벌어야 한다.

당대에 유토피아를 건설하겠다고 의욕을 보이는 지도자들이 있다. “요순시절을 만들겠다”, “통일을 이룩하겠다” 등... 이런 것들은 시간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갑갑해 할 것이다. 팔딱팔딱 가슴이 뛸 것이다. 하지만 느긋해져야 한다. 나라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객관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한국의 일류국가목표를 어디에 둘 것인가? 영국을 비교대상으로 할 것인가? 100년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그래도 대단한 성공을 이루게 된다.

노벨상은 세계일류국가를 상징한다. 일본은 지금까지 16명이나 배출됐다. 영국은 100명, 미국은 300여명이나 된다. 한국은 한 개도 없다.(평화상 제외)
한국이 세계최고라고 내세울 것이 있는가? 서울이 세계에 자랑할만한 건축물이 있는가? 건국대통령 동상이 있는가?

월남주둔 미군사령관 맥나라마 장군은 일본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월남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지 못한 게 패전한 요인이라고 술회했다. 월맹군 지압장군은 미군과의 전쟁에서 자신감을 가졌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전인민을 혁명으로 무장시킬 수 있고, 수십~수백만명을 미군과의 싸움에서 죽게 할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베트콩은 68년 구정대공세를 벌였지만, 실패했다. 정치적으론 승리했다. 미국 언론들이 전쟁의 참상과 미군들의 피해상황을 집중보도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 반전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베트콩은 정치적으론 승리한 것이다.

존슨 대통령은 국민들의 반전운동을 계기로 재선을 포기했다. 미국은 73년에 월맬과 휴전협정을 맺고 철수했다. 우리도 역사와 문화를 보는 대국적 관점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 글은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지난 9월 29일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자유주의포럼’에서 주제 발표(<한국정치의 창조적 파괴를 위한 우파이념정당 창당의 절박성>)에 앞서 모두 발언한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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