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기업·민간인 마구잡이 호출 `甲질` 놀음판 된 국감

자유경제원 / 2014-10-10 / 조회: 2,135       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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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민간인 마구잡이 호출 '甲질' 놀음판 된 국감호통 난무 정치쇼, ‘거물급 증인’ 주목만 끌어보려는 행태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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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10  10: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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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은 10일 여의도 자유경제원 회의실에서 제 8차 정치실패 연속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국정감사: 행정부 견제인가, 민간분야 길들이기인가>로, 국정감사의 고질적인 병폐, 특히 무리한 국감증인 채택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국정감사도 감사받아야 한다- 김행범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발제문]

1. 국정감사 – 놓칠 수 없는 갑(甲) 질

과거에는 국회 개원(9월 1일)후 20일간의 국정감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그 직후 단계인 예산심의에 반영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국회예산 심의가 매년 헌법상 심의시한(12월 2일)을 헌법기관인 국회가 스스로 위반하여 지연함이 상례화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회로 하여금 결산과 예산 심의에 집중하게 하자는 취지로 2013. 3.21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원칙적으로 국회 개원 전에 20~30일 동안 국정감사를 먼저 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지금 국회는 세월호 사건 이래로 밀린 의정 활동 때문에, 예년의 경우보다 올해의 예산심의는 그 더욱 늦어 질 것이 뻔하다. 이 때문에 논의되던 ‘분리국감’도 이미 물 건너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8월말까지 끝났어야 할 국정감사를 국회가 몰입하는 것은 왜 그러한가?

그것은 국정감사야 말로 국회의원 노릇 중 가장 빛나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수업에는 지각했지만 도식락은 다 먹겠다는 식이다. 이 때문에 피감기관 및 인원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올해도 그러하다. 예산심의가 차질을 빚을지언정 국정감사에서의 갑(甲)질 노릇은 포기 하지 않으려 한다: “국정감사 없으면 국회의원은 무슨 재미!”

  
▲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 개최한 토론회 '국정감사: 행정부 견제인가, 민간분야 길들이기인가'에서 김행범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국정감사도 감사받아야 한다'는 주제 발표문을 발표하고 있다.



2. 국정감사의 오용: 입법부의 횡포

우리 헌법 체제는 감사원의 감사와 별도로 국회에 국정감사(‘국정조사’뿐 아니라)까지 허용한 기이한 구조이며 이 점은 개헌 시점에서 검토할만한 사항이다. 어쨌든 현행 헌법 하에서 감사원 감사와 국회의 국정감사의 실질적 차이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전자가 구체적이고 법적 책임 위주이고 1년 내내 실시되는 것임에, 후자는 30일 이내에 그것도 전문성도 약하고 주로 정치적 책임 및 시위효과를 가진 것으로 이용되고 있다. 
 

현재의 국정감사는 정치적, 피상적, 정치 광고 효과를 얻기 위해 남용되는 국면이 아주 많다. 그래서 집중적, 실체적, 전문적 감사가 아니라 피상적이다. 전문성 부족, 자료 부족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이를 통해 정치적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다 보니 두 가지 방향의 기형적 행태가 나타나게 된다.

첫째, 실체적 진실을 규명함은 차치하고 일단 소위 ‘거물급 증인’을 불러내는 것 자체로부터 관심을 얻고자 한다. 상대 정파의 거물급 인물, 현 정부의 고위직, 기업의 총수를 논쟁의 자리로 끌어내고자 한다. 누구를 불러낼 것인가? 가 객관적 관련성보다는 여야 간 정치 놀음으로 거래되는 대상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야당은 거물을 일단 증인으로 지목하면, 여권은 이를 정치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다른 것을 양보하면서까지 이를 봉쇄하고자 함이 현실이다.

둘째, 불러 낸 뒤 국회의원은 신문 과정에서 감사 사안 관련하여 진실을 논리적으로 밝혀내는 능력은 매우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이 과정에서는 주로 ‘호통’과 ‘거센 단어’를 써서 일방적으로 몰아 부친다. 논증 능력의 부족을 강압적 호통으로 때우려는 것이다. 
 

국정감사 상임위에서 의원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증인이 잘못 선정되었음이 드러나거나, 의원의 억지 질의에 증인이 ‘예상외로’ 정확히 답변하여 대응해 오는 것이다. 영상을 통해 확인되는 바에 의하면 의원들이 증인이 맞대응을 정확히 해 오는 것을 억누르기 위해 이 때 황급히 활용하는 가장 많은 어법은 “여기가 어딘 줄 아느냐!(그저 조용히 있어 달라는 부탁)”는 호통이다. 
 

몇 개의 질문을 한꺼번에 쏘아붙인다. 답변을 하려는 순간 그 다음 질문들을 마구 쏟아댄다(야당의 J의원). 답변도 한 번에 할 수 없는 질문들을 던져 놓은 끝에 그 답변마저 스스로 던져 준다. “본 의원은 이 모든 것은 증인과 청와대의 깊은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보는데 증인의 생각은 어떠한가를 말해주시오”식이다. 질문과 답변을 의원 혼자 다 하는 마당에 증인과 참고인이 왜 필요한가? 
 

이런 식의 억지행태식 국정감사는 증인측에게도 이에 대응하는 방안들을 진화시켜내는데 전직 보좌관들이 알려주는 비결은 “의원이 많이 떠들게 그냥 놔둬라.” “무조건 느리게 답변하라”. “이야기를 다 들어주는 체한 후 마지막에 짧게 ‘저는 그렇게 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로 끝내어라”. “선명한 답을 피하고 애매하게 답하라.” 이런 식의 국정 감사의 무분별한 민간인 증인 신문은 삼권분립 견제에 필요한 정도를 넘어선 입법부의 횡포이다. 
 

  
▲ 10일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 회의실에서 '국정감사: 행정부 견제인가, 민간분야 길들이기인가'에 대한 토론회에서 고질적인 병폐, 특히 무리한 국감증인 채택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3. 국정감사도 감사받아야 한다.

(1) 국정감사의 본질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함이 아니다
국정감사란 “국정 전반에 관하여... 감사를 실시하는 것이다”(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2조 1항). 따라서 그 대상은 국가의 업무 주로는 행정부의 업무를 감사하는 것이지 민간인 혹의 사적 활동은 그 대상이 아니다.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10조(감사 또는 조사의 한계)의 1항에 의하면 의원은 “.... 증인∙감정인∙참고인의 출석을 요구하고 검증을 행할 수 있다...” 또 그 4항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받은 경우 “.... 특별히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이에 응하여야 하며, 위원회의 검증 기타의 활동에 협조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러므로 민간인은 오직 국정감사의 대상이 아니라 증인∙감정인∙참고인일 뿐이다. 따라서 겉으로는 증인∙감정인∙참고인이지만 민간인이나 기업가를 그런 명목으로 불러내어 이를 다그치고 공격함을 국정감사의 실질적 목적으로 삼는 것은 국정감사의 법 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다.

(2) 국정감사로부터 개인의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8조(감사 또는 조사의 한계)는 “감사 또는 조사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로만 되어 있어 증인∙감정인∙참고인으로 선정된 개인은 사생활 보호라는 국면 외에는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사생활 보호를 넘어 인격권 등의 보호를 보완해야 한다.

국정감사로 인한 기업 활동의 잠재적 손실에 대한 보호도 보완되어야 한다. 법 14조에서 “감사를 할 경우 그 대상기관의 기능과 활동이 현저히 저해되거나 기밀이 누설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 하여 정부기관의 보호는 명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기업이나 개인이 받는 피해에 대한 배려는 없다.

기업가가 호출당하는 순간 국제 시장에서의 기업 평가가 영향을 받는 시대이다. 그러므로 이에 상응하여 국정감사의 증인∙감정인∙참고인으로 선정되고 소환되었다는 것만으로 인해 기업 기타 민간인이 사적 활동에 악영향을 받는 것에 대한 보호도 강화되어야 한다.

 

(3) 무소불위적 호출권한을 제한하자

현재와 같은 무소불위의 권능을 가지고 국회의원이 중앙정부, 지방정부를 넘어 민간인 및 기업에까지 국정감사를 오용하는 갑(甲)질을 제한해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방안은, 적어도 민간인 및 기업을 증인∙감정인∙참고인으로 선정할 때에 그 상당한 이유를 국회 상임위 스스로 소명하게 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무조건 불러내고 보자는 식의 무차별식 호출을 제한해야 한다.

만약 민간인이 국정관련 비위가 있다면 그것은 감사원의 감사에서 먼저 걸러지거나, 민사형사적 책임성으로 따질 일이지, 이것을 누락한 채 정치적 목적의 선전장으로 불러내어 호통의 굿판을 벌일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국정감사에서 민간인을 증인∙감정인∙참고인으로 선정하고자 한다면 국회 스스로 그 상당한 사유를 먼저 소명하도록 함이 타당하다.

이 경우 감사원의 감사 혹은 민형사적 비위에 관련되었다는 수준의 상당한 증명을 요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 외의 경우라면 개인으로서는 오직 증인∙감정인∙참고인으로 지정될 경우 서면으로만 대응할 수 있거나 이를 거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References

국가재정법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국회법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신무섭(2014) 재무행정론 (대영문화사)
2013 국정감사 증인출석 및 신문 실태. 바른사회 시민회의(2014. 10).

 

(이 글은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에서 개최한 '국정감사: 행정부 견제인가, 민간분야 길들이기인가' 토론회에서 김행범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발표한 주제 발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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