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국감 증인 답변시간 `1분 52초` 소통은 없고 호통만

자유경제원 / 2014-11-11 / 조회: 2,027       미디어펜
국감 증인 답변시간 '1분 52초' 소통은 없고 호통만의원 질의시간 6분…면박·막말·비속어 인격모독 '갑질 행태' 여전
송덕진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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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08  10: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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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누군가를 군림하고 싶어하는 인간이 있는 반면에 누군가를 매력적으로 느끼고 존경하면서 따라가고 싶은 인간도 있다. 각자 외모와 생각이 다르고 개개인의 개성이 차별화 되어 있기 때문에 현대사회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살아가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은 정말 소중하면서 중요하다. 각자가 가진 생각과 느낌을 솔직히 표현하면서 상대방의 다른 의견을 수용하면서, 또 자신의 생각과 상대방에 대한 또 다른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서로 서로가 이해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 하겠다.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의견에 귀 기울여 주고, 타인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 주면서 서로가 힘이 되어줄 때 소통의 힘은 크게 발휘할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는 필수조건은 소통이며 충분조건은 경청과 배려라고 생각한다.

고성국회, 호통국회, 면박국회, 막말국회, 비속어국회
 

가끔 그런 소통이 일방통행처럼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난 27일에 끝난 19대 국회 국정감사가 그런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과거의 모습, 퇴행을 그대로 답습했다. 뒷골목 건달이 하는 말을 아무 여과 없이 내 뱉고, 자료 준비가 안 되었다고 호통을 치며, 일부 의원은 협박조로 증인을 심문했고 바쁜 기업인을 줄창 기다리게 만들었다. 소통이 안 되는 세상에 대한 어두운 면을 대한민국 국회가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 

  
▲ 19국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평균 질의시간은 6분 8초이고 증인들의 평균 답변시간은 1분 52초로 고성국회, 호통국회, 면박국회, 막말국회의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했다. /뉴시스


지난 세월호 참사로 국회는 완전히 마비되었다. 그래서 국감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국감의 중요한 기능인 행정부의 권한남용, 예산낭비 등을 체계적으로 작동하지 못했다.

결국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보여주기식 국감을 통해 피감사기관의 증인을 비롯한 일반인, 기업인을 대상으로 위압적으로 질문을 퍼부었다. 증인을 호통하고 망신을 주며, 인격 모독하는 행위가 여전히 보여줬다. 이젠 국회를 고성국회, 호통국회, 면박국회, 막말국회, 비속어국회라고 해야할 것 같다.

1분 52초 답변 시간
 

5일 시장경제 전문연구기관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에서 개최한 “무소불위의 국회권력, 왜 이럴까” 세미나자료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평균 6분 8초를 질의했고, 평균 1분 52초를 답했다.

일부 의원들은 질의시간을 넘겨가면서 질의만 하는 경우도 많았고, 일부 의원은 질의시간 8분 동안 증인이 1분 이상 답변을 하지 못했던 경우도 발생하여 서면 답변을 요구하는 등 파행적 행태를 보였다. 갑 중 갑인 국회의원이 6분 이상 질문과 호통을 퍼 부을 때. 증인들은 평균 1분 52초 동안 답변했다는 사실에 기가 막혔다. 
 

1분 52초는 참 안타까운 시간이다. 마린보이로 알려진 박태환 선수가 2006 도하아시안게임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400m 2연패 이어 2014 인천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연패를 도전할 때, 200m를 통과지점을 1분52초에 통과하며 선전했지만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요즘 예능프로그램에서 멋진 아빠, 듬직한 남편으로 선 보이고 있는 추성훈 선수는 2011년 8월 미국 필라델피아 더웰파고센터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133 미들급 경기에서 브라질 비토 벨포트 선수에게 1라운드 1분 52초만에 TKO패를 판정받아 UFC에서 퇴출할 위기에 직면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1분 52초가 길다면 긴 시간이라고 하겠지만, 대한민국 국회 국감장에서 1분 52초는 그저 단순히 호통 질문에 “네”, “맞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답변하는 수준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하겠다.

소통하는 의원보다는 호통치는 의원이 인기가 많아
 

그런 국회에 대해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포함 28명을 국감이 끝나자마자 선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국감을 모니터해 보니 기가 막힌 노릇이다. 자기 말만 하는 국회의원이나, 실세 국회의원이 오히려 국민의 알 권리를 해소하고 행정부를 정확히 모니터하는 우수 의원으로 선정된 듯 싶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단통법) 시행과 휴대폰 단말기 및 이동통신사의 요금과 관련해 문제점이 속출해 국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그런 와중에 경실련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과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을 우수 국감의원으로 선정했다.

오히려 3분 넘는 답변을 충분히 받아 소통하는 모습을 보인 조해진 새누리당, 강길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수 의원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에 비해 증인 답변 38초만 제외한 나머지 7분 22초를 혼자 질의시간으로 사용하는 최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더 돋보여 보인다는 것이다. 우수 국감 의원 선정 기준이 참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통하는 국회가 되기를...
 

세상에서는 살다보면 일방통행은 참 불편하다. 자기만 말하고 호통만 친다면 대화가 되겠는가? 국회의원이 인기만 생각하고 다음 선거에 유리하게 공천 받고 다시 당선되고 싶은 마음에서 입법활동을 한다면 정말 위험하다.

이런 잘못된 국회의원 행태, 문화가 하루 빨리 고쳐지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은 기약하기 어렵다. 지금 국회는 온갖 특권, 혜택과 권한만 누리고 책임의식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회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제라도 소통하는 국회가 되길 기원한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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