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낙후된 분야가 어딘가. 많은 이들은 ‘정치’라는 답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민주화의 성공이후 ‘민주주의’라는 의사결정 방식을 비판불가의 진리로 받아들이면서 ‘민의’라는 이름의 법치허물기가 횡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일종의 ‘정치실패’이다. 자유경제원은 그간 십 여 차례의 정치실패 연속토론회를 통해 시장실패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 정치실패를 다각도로 진단해 왔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정치개혁, 그 길을 묻고자 하는 취지에서 자유경제원은 18일 자유경제원 5층 회의실에서 제11차 정치실패 연속 토론회 <정치개혁,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를 개최했다. | |  | | | ▲ 18일 열린 자유경제원 주최 제11차 정치실패 연속 토론회 <정치개혁, 더 이상 늦출 수 없다>의 전경 |
토론회의 주제는 최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선거구 획정 관련 결정이다. 헌재가 국회의원 선거구 간의 인구 편차를 최대 3배까지 허용한 공직선거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관련법 개정을 내년 12월 31일까지 완료하도록 주문한 이슈이다. 발제를 맡은 이영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판단과 요구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개헌 논의, 그리고 양대 정당 모두가 선언한 오프 프라이머리와도 맞물려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 |  | | | ▲ 18일 열린 자유경제원 주최 제11차 정치실패 연속 토론회 <정치개혁, 더 이상 늦출 수 없다>에서 사회자로 수고하고 있는 김영봉 세종대 석좌교수 |
이 교수는 “일각에서 소선거구제 중심의 대표 방식이 21세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있으며, 이들은 전국적 대표성을 지닌 의원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한편 소규모 정당에서는 소선거구제가 양당 체제를 고착화시킴으로써 사회의 다양한 이익을 대표하지 못하므로 독일식 정당명부제 비례대표제를 확대해야 된다는 주장을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러한 소수 의견들에 대한 복안으로서 “다양한 주장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아메리카 일부 국가에서 사용되는 sublegenda이다”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발표 말미에서 “이 제도의 치명적인 약점은 의원에 대한 정당의 기율이 약해지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국회의 경우 정당의 기율이 너무 강한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우려할 일이 아니다”라고 기대했다. | |  | | | ▲ 18일 열린 자유경제원 주최 제11차 정치실패 연속 토론회 <정치개혁, 더 이상 늦출 수 없다>에서 발표하고 있는 이영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
토론자로 나선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개헌의 방향성에 대해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회의원들의 자가 발전에 의한 개헌 논의는 시기와 방향 모두 잘못된 것이며, 개헌의 방향은 ‘포용적’ 경제제도의 도입과 경제적 자유의 확대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사유재산권을 보장하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며, 신기술과 기능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는 ‘포용적 경제제도’의 역사적 사례들에 관하여 소개했다. 김 교수는 “개헌 논의에는, 대한민국 국회의 중진 의원들이 국회 권력을 너머 행정부 권력을 행사해보고 싶다는 ‘개인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이러한 개헌 논의는 국민적 열망도, 시대적 필요도 담고 있지 않으므로 중단 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회는 남은 정기국회 기간만이라도 경제 성장이라는 국가적 어젠다에 집중해야 한다”며 희망을 가져다주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  | | | ▲ 18일 열린 자유경제원 주최 제11차 정치실패 연속 토론회 <정치개혁, 더 이상 늦출 수 없다>에서 토론하고 있는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
차기환 변호사는 정치권의 전반적인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국회의 반시장적 성향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차 변호사는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게 일어날 때부터 예견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지나치고, 이를 견제하는 의원들의 움직임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 변호사는 “약자를 돕는다는 명분을 내걸고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의 이익을 해하고 나아가 그 법이 보호하고자 한 약자들의 이익까지 해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변호사는 헌법의 중요성, 즉 대한민국의 근본의 인정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차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건국과 현대사의 업적을 긍정하는가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하며 “이 문제에 대해 국회의원들 각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관건이고, 이 문제가 모든 사회적 갈등, 정치적 갈등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 |  | | | ▲ 18일 열린 자유경제원 주최 제11차 정치실패 연속 토론회 <정치개혁, 더 이상 늦출 수 없다>에서 토론하고 있는 차기환 변호사 |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은 “정책은 경제적 합리성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고, 정치적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지적했다. 현 원장은 “이는 정책을 경제전문가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고, 경제학에 문외한 많은 정치인들의 정치적 타협을 통해 만들어짐을 의미한다”고 밝히며 “정치인의 정책방향이 오직 정치적 지지를 높이는 데에 기인하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현 원장은 “공익을 위한 정책이 아닌, 정치인의 사적 이익을 높이기 위한 정책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현 원장은 이어 전체 국회의원의 평균 수준이 반시장적인 현실을 지적하며, “이번 국회에서 성장친화적인 경제정책이 결정되는 것을 기대할 수 없으며, 다음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과 함께 시장친화적인 국회의원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 |  | | | ▲ 18일 열린 자유경제원 주최 제11차 정치실패 연속 토론회 <정치개혁, 더 이상 늦출 수 없다>에서 토론하고 있는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 |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는 국회의원들의 선거구 획정에 대해 “2004년 ‘여의도 막장 드라마’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홍 이사는 2004년 총선을 앞둔 당시, 지역구 상실위기에 직면한 의원들의 막가파식 저항에 결국 통합선거구를 최소화 하고 지역구 의원 16명을 늘리는 편의적 선택을 했던 당시의 사례를 들어 이를 설명했다. 홍 이사는 “이번 헌재 결정을 계기로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새로운 제도에 대한 검토를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바람직하지만, 국회의 문제해결 능력이 극도로 떨어진 상태를 볼 때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시간만 허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홍 이사는 이어 “국회의 최선의 선택은 국회의원 수를 포함해 현행 선거제도를 그대로 둔 채 선거구 획정 작업을 선관위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 |  | | | ▲ 18일 열린 자유경제원 주최 제11차 정치실패 연속 토론회 <정치개혁, 더 이상 늦출 수 없다>에서 토론하고 있는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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