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국제시장 ‘덕수’는 왜 독일로 갔을까?

자유경제원 / 2015-03-03 / 조회: 2,212       뉴데일리

‘[국제시장] 파독 광부, 간호사 "경제발전의 뿌리"

국제시장 ‘덕수’는 왜 독일로 갔을까?

아버지 세대 헌신’ 넘어 파독 근로자의 역사적 의의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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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자유경제원이 (사)한국파독협회에서 ‘파독근로자: 경제발전의 뿌리를 찾아서’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 2일, 자유경제원이 (사)한국파독협회에서 ‘파독근로자: 경제발전의 뿌리를 찾아서’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외화획득과 실업난 해소, 국가적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일로 떠났던 광부, 간호사 등 파독 근로자들이 대한민국의 시장경제 발전에 미친 영향을 되짚는 세미나가 열렸다.

    자유경제원은 2일 오후 (사)한국파독협회에서 ‘파독근로자: 경제발전의 뿌리를 찾아서’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1,400만이 관람한 영화 국제시장의 주제인 ‘아버지 세대에 대한 헌신’을 넘어 파독 근로자의 경제적 의미와 효과를 조명했다.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소장.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소장.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이날 토론회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소장은 ‘파독의 국가 경제적 의미’를 주제로, “국제시장 ‘덕수’가 왜 서독으로 가야만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당시 한국의 상황과 파독의 경제적 의미를 설명했다.

    “1964년 서독을 방문했던 박정희 대통령은 파독 근로자들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이런 격려사를 했다고 한다. 

    ‘우리가 잘 산다면 왜 여러분이 부모형제를 저버리고 이역만리인 이곳에서 노동을 하게끔 하겠습니까. 우리도 남의 나라 못지않게 잘 살기 위해서 피와 땀을 흘려서 부강한 나라를 이룩해 우리 자손에게는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설움을 남겨주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물론 모든 근로자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1958년을 기점으로 미국의 국제수지가 처음 적자를 기록하고 해외에 방출한 달러가 미국의 금보유량에 육박하자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에 미국은 국제수지대책의 일환으로 개도국에 대한 무상원조를 유상원조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국은 1957년 3억 8,920만 달러를 정점으로 1958년 3억 2,127만 달러, 1959년 2억 2,220만 달러로 줄더니 1961년에는 1억 9,910달러로 원조액이 감소했다.

    미국의 외면과 일본으로 부터의 외자도입 기대감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대량실업과 빈곤, 저성장을 탈출할 돌파구로 서독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 서독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라인강의 기적’을 통해 눈부신 성장을 이뤘고, 이 과정에서 노동력 부족현상을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1963년 12월 21 제 1진 247명이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독으로 향했다. 이후 1977년까지 7,936명의 고아부가 파견됐고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약 1만여 명의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파견되는 등 총 2만 여명이 서독에 근로자로 파견됐다. 이렇게 파독된 근로자들은 10여년에 걸쳐 국내에 1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국내로 송금했다. 이는 당시 GNP의 2%에 달했다. 또한 파독 근로자들은 서독으로부터 3,000만~4,000만 달러의 상업차관을 받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렇게 눈물로 시작된 파독근로자들의 노동력은 대한민국 국가 경제 도약의 훌륭한 씨앗이 됐다. 또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소중한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소장

     

    김승욱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 김승욱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이어 발제한 김승욱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파독에 나타난 자유주의 사상’을 주제로, 영화 ‘국제시장’에서 나타난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핵심 코드인 ‘자의식을 가진 개인들이 생명 번영을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자의식을 가진 개인으로 존재한다. 이 개인이 나고, 살고 , 죽어가는 과정이 거대한 생명의 강을 이루며 꾸역꾸역 흐리는 것, 이 것이 에드먼드 버크의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핵심이다. ‘국제시장’은 이 같은 ‘삶을 위한, 삶을 향한, 삶에 의한 개인의 몸부림’을 날 것으로 드러낸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영국의 철의 여인으로 불린 대처는 그의 저서인 <나의 신념>에서 ‘내 이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먼저 우리 가족, 그리고 우리들 각자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가르침에 따라 형성됐다. 우리들은 값진 유일한 삶이란 노력하는 삶이라고 배웠다. 우리들은 잘못된 것에 대해 그저 항의만 하는 것은 옳지 않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손수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길들여졌다’

    ‘국제시장’에서 덕수는 동생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위해 자신의 미래를 희생하기로 하는 위대한 결정을 내린다. 영하 20도의 혹한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군중 속을 뚫고 배를 타기 위해 돌진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파독 근로자들이 선택한 ‘희생의 길’, ‘헝그리 정신’의 근본이며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다. 

    오늘날 한국경제가 선진국의 문턱까지 갈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가하면, 노동자든, 기업가든, 공무원이든, 교육자든 먼저 자신과 가족이 먹고살고 후손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몸부림치는 희생에서 발산되는 에너지 때문이다. 이것은 이기적인 것이라고 비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본능에 충실한 것이고 이 본능을 따를 대 번영이 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김승욱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파독근로자들의 사례가 현실에 던지는 메시지와 파독근로자들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되짚었다.

    김인영 한림대학교 정치행적학과 교수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 김인영 한림대학교 정치행적학과 교수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김인영 한림대학교 정치행적학과 교수는 ‘파독근로자의 현재적 함의’를 언급하며 ▲젊은 세대에 전하는 적극적 삶에 대한 메시지 ▲한국경제 성장에서 한계적이었던 국가의 역할 대비, 개인의 중요성 부각 ▲서독에 근로자들을 파견할 수 있었던 국제 정치적 현실을 주장했다.

    김인영 교수는 “한국 광부의 독일 파견이 처음 언급된 것은 1961년 초 미국대외원조기관의 중개를 통한 것이었다. 이 기관이 한국광부 고용을 독일정부에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다”면서, “해외 차관의 도입, 파독, 대일청구권 협상, 월남전 파병 등 대한민국이 경제발전의 고비마다 미국이 있었다. 또, 파독 근로자들에 대한 재조명을 통한 역사 복원은 경제발전의 뿌리가 개인과 기업에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부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부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이어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부대표는 “파독 근로자들이 남부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현재 가진 여유와 풍족함이 원래 있었던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면서, “이는 불과 몇 십 년 밖에 되지 않았다. 파독근로자들을 비롯한 대한민국 1세대가 격동의 현대사를 피와 땀으로 적셔 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백경훈 부대표는 “이제 파독 노동자들에 이어 다음 주인공은 현재의 청년들이다”며 “아버지 세대에 대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것부터가 시작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마지막으로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파독근로자의 역사적 의미가 이제는 개인의 기억에서 역사적 기록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영화 ‘국제시장’에서 ‘애국’은 등장하지 않으나 영화 전반에는 ‘애국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중섭 교수는 “개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대정신에 적응해야 한다. 시대를 관통해 흐르는 것이 애국주의다”면서, “파독 근로자나 월남 파병 근로자에 대해 개인을 뛰어넘어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후대 사람들이 해야 할 역사적 책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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