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대우그룹 창업자 김우중 (5) - 승패는 병가지상사

자유경제원 / 2015-03-25 / 조회: 2,857       업코리아
자유경제원은 한국의 기업가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첫번째 기업가는 대우그룹 창업자 김우중이다. 자유경제원 최승노 부원장이 정리하였다.


승패는 병가지상사 

  
▲ 대우그룹 창업자 김우중

어려움은 극복하면 자산이 된다. 그 어려움이 있었기에 이겨낼 힘이 생겼고, 그래서 생긴 성공은 다음의 도전을 위한 발판이 된다. 작은 성공이 쌓이다 보면 큰 성공을 이루는 이치가 여기에 있다. 누구에게나 어렵다고 느끼는 고난이 있게 마련이다. 그 어려움에 감사하고 자신을 단련시키는 사람에게는 승리의 길이 열린다. 어렵기 때문에 실패하고 불행해 지는 것이 아니다. 포기하지 않았다면 진짜 실패한 것이 아니다. 계속 넘어지고 새로운 장벽에 가록 막히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싸워 이기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사람은 성공의 경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성공의 공식을 다른 문제에도 적용한다. 김우중은 시간을 단축시키는 타고난 장사꾼이었다. 처음부터 기업을 키우는 것보다는 다른 기업을 인수해서 시간을 단축했다. 그룹내 계열사의 협력 체제를 구축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으며, 기존의 생산설비와 노하우를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시켰다.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는 데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소련이 붕괴하면서 투자 문호가 열리기 시작한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신속한 투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대우는 중공업 분야에 비해 가전시장에 뒤늦게 진출했다. 1983년 대한전선 가전사업부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하지만 선점이 늘 성공의 방정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장의 흐름보다 앞서 너무 빠른 진출은 실패를 부르기도 한다. 봄이 온 줄 착각하고 동면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추위에 얼어 죽듯이 말이다. 세상에 땅 짚고 헤엄치기 사업은 없다 

대우전자의 김치냉장고가 그랬다. 사람들은 보통 만도가 1995년 내놓은 딤채가 최초의 김치냉장고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 보다 10년 이상 앞서 대우와 LG전자(당시 금성사)가 김치냉장고를 내놨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김치를 장독대에 담아 땅속에 보관하는 것에 익숙했다. 그래서 굳이 냉장고 외에 김치냉장고에 관심을 갖거나 구매하는 소비자가 없었다.  

하지만 만도기계는 1990년대 중반,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가 보편화되고 대형할인마트가 한창 일어나기 시작한 때에 중산층 중년 주부들을 대상으로 김치냉장고를 새롭게 출시하였다. 당시 빌라나 아파트에 살았던 중산층 주부들은 이전보다 넓은 주거공간을 갖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장을 담가도 마땅히 보관할 장소가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더구나 마트에 가면 장을 한꺼번에 보게 되는 일이 많아, 냉장고만으로는 김치와 식재료를 보관할 공간이 부족하게 되었다. 바로 이러한 시기에 만도기계가 김치냉장고 '딤채’를 출시함으로써 시장에서 커다란 호응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대기업 3사도 '딤채’의 성공에 자극받아 김치냉장고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고, 오늘날 김치냉장고는 엄청난 보급률을 자랑하며 중년주부는 물론, 신혼부부나 독신자들에게까지 빼놓을 수 없는 '잇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만도기계의 '딤채’는 여전히 김치냉장고의 대명사로 인정받으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냉장고시장에 뛰어드는 대신, 소비자들의 필요에 맞게 가장 절묘한 타이밍을 찾아 틈새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결과다.

실패는 사업에서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학자들이나 관료들은 사업이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납득하지 못한다. 주자학의 전통을 이어받은 사농공상의 사고로는 사업을 이해하기 어렵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고 했다. 전쟁에서 지지 않고 이길 수만 없듯이 사업도 늘 성공만 할 수 없으며 예측이 어긋나서 실패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새로운 사업이라는 것은 성공할 확률이 대단히 낮다. 성공 확률이 높았다면 이미 다른 사업가가 달려들어 성공시켰을 것이고, 아직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성이 높고 쉽게 발견해 내기 어려운 가치창출의 기회라는 뜻이다.

대우전자는 탱크주의로 급부상한다. 탱크주의는 소비자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주었다. LG와 삼성을 뒤쫓는 대우의 추격세는 힘이 넘쳤다. 제품의 질이 높아지면서 이미지에 대한 평가가 좋아진다. 그럴 때 광고는 효과가 크다. 시장을 공략하는 초기 시점에 광고가 집중되고, 이머징 마켓이나 신상품 출시에 광고가 집중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가의 기업가정신은 모험주의와는 다르다. 모험을 즐기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롭게 찾아낸 사업 기회를 선점해 가치창출에 성공해야 한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기업가의 모습은 그래서 아름답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찬란하다. 그런 세계를 찾아나서는 일은 위험을 무릅쓴 도전이며, 사회를 진보로 이끄는 기업인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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