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5) - 가치창조자

자유경제원 / 2015-03-27 / 조회: 2,285       업코리아
자유경제원은 한국의 기업가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시대를 이끌어간 기업가,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의 이야기를 경희대 경제학과 안재욱 교수가 정리했다.


가치창조자 

   
▲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우리는 가치를 창출하며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하면 의례 화가나 조각가를 떠올린다. 기업가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기업가는 화가나 조각가와 마찬가지로 가치를 창출하며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화가나 조각가는 자갈과 바위, 나무, 뼈 등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그것들을 결합하여 손, 얼굴 등과 같은 미술작품을 만들어 낸다.
 
기업가는 주철, 고무, 유리, 프라스틱, 섬유 등의 원자재와 노동력을 가지고 그것들을 결합하여 자동차, TV 등과 같은 제품을 만든다.
 
화가나 조각가의 미술작품에 대한 가치는 그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 그 작품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이 있으면 가치가 창출되어 창조적인 결과를 낳는다. 그러나 그 작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이 없으면 그 작품은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못하고 헛된 노력을 한 것이며, 귀중한 재료들을 낭비한 꼴이 된다. 마찬가지로 기업가가 만들어낸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가치를 부여할 경우에만 판매가 되고 이윤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소비자가 가치를 부여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아 손실을 낳고 우리 사회의 귀중한 자원을 낭비한 꼴이 된다. 이윤은 가치창조의 신호이며 사람들을 이롭게 한 결과이다.  

이러한 점에서 미술작품을 만드는 화가나 조각가의 활동이 창조적이듯이 제품을 만드는 기업가의 활동 역시 창조적인 활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화가나 조각가의 활동은 고상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높이 평가하는 반면 기업가의 활동에 대해서는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저급한 것으로 폄하하여 부정적이기까지 하다. 이병철은 모직사업에 뛰어들면서 기업가에 대한 세간의 왜곡된 시각에 대해 아쉬운 심정을 토로했다. 

“황무지에 공장이 들어서고 수많은 종업원이 활기에 넘쳐 일한다. 쏟아져 나오는 제품의 산더미가 화차와 트럭에 만재되어 실려 나간다. 기업가에게는 이러한 창조와 혁신감에 생동하는 광경을 바라 볼 때야말로 바로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더없이 소중한 순간인 것이다. 기업가의 이러한 끊임없는 도전과 의욕이 국가경제 발전에 하나하나 초석이 되고 원동력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기업가를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기업가가 큰 뜻을 세워 사업보국의 사명감을 갖고 새 일을 시작해도 한쪽에선 사시의 눈으로만 바라보고자 한다. 기업가들이 탐욕에 빠져 부도덕한 일을 한다고 헐뜯으며 비판하려 드는 것이다. 예술가의 사명감과 노력에는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으면서 기업가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인색한지 모르겠다.”
- 호암자전 71~72쪽 

광복 직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오늘날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넘는 국가로 성장한 데에는 기업과 기업가의 역할이 가장 크다. 1950-1960년대 산업기반이 일천하여 수출품이라고 해야 철광석, 무연탄, 가발 등에 불과했던 우리나라가 전자, 중공업, 반도체, 화학 등 대부분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가가 된 데는 끊임없이 혁신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온 이병철 회장과 같은 기업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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