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 김선현 칼럼 > 경쟁해야 경쟁력이 생긴다.

자유경제원 / 2015-04-22 / 조회: 3,116       업코리아

경쟁이란 단어에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경쟁이란 상황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상황을 호의적으로만 받아들이기에는 현실이 너무 버겁기만 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래서 이를 회피하는 방법으로 경쟁을 없애는 규제들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질 지도 모른다.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슈스케)시즌6가 전파를 타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슈스케를 보고 있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우승을 위한 치열함 속에 고배를 맛본 참가자들의 씁쓸한 퇴장, 그리고 심사위원들의 매몰찬 평가,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진행 등은 감동 이전에, 마음 한편을 무겁게 한다.

그러나 여기서 논의를 끝내버리면, 경쟁은 그냥 치열함 속에서 1등만 살아남는 ‘더러운 세상’의 부산물처럼 되어버린다. 하지만 경쟁은 보이는 부분 이면에 보이지 않는 큰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경쟁은 ‘더러운 세상’의 부산물이 아닌 하이에크가 설파한 발견의 과정이 녹아 있는 ‘진화의 세상’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시장경제의 한 축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없었던 세상을 생각해 보라. 가수가 되고 싶은 사람(슈퍼스타)은 어떻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현재 내가 가수가 될 수 있는 수준이 되는가?, 어떤 방법으로 가수가 되어야 하는가? 등의 정보를 얻기 위해 정보를 찾아 다녀야 한다. 즉 비용은 발생하지만 어는 정도의 비용이 드는지 측정하기가 어렵다. 또한 가수의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막연함을 간직한 채 가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며, 또한 설령 가수가 되기 위한 길을 택했다고 한들, 이를 찾아가는 과정도 녹록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는 신호를 전달받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갖게 된 것이다. 즉, 경쟁을 통해 우리는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의 노력을 해야 하는 지와 같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기회도 훨씬 쉽게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오디션을 보기 위해 엄청난 인파가 슈스케를 찾는 것을 보면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스타가 되기 위한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이를 발휘할 기회의 장을 열어 주지 못한 현실의 답답한 면을 보여주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어떻게 이런 수요자들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줄 것인지가 문제이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그 답이 아니다. 그래서 이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은 자신의 능력을 확인해 보고 검증할 수 있는 기회와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장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렇듯 경쟁은 이면에 더 큰 내용들이 숨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이는 부분만 보고 경쟁을 회피할 방법들을 찾아 규제로 만들어 놓고 정보가 전달되는 통로를 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시작된 미디어 관련법률(신문법, 방송법, IPTV법 등)개정 논의가 있기 전까지 방송은 지상파 3사만의 전유물로 규제되어 있었다. 즉, 진입이 불가한 상황에서 발견의 과정은 없었으며, 이는 소비자의 채널 선택권의 제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서 신설된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신산업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 완화를 추진하였다. 그 이후 2009년 7월에 '방송법'과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신문법)',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 사업법(IPTV법)' 등 3가지 미디어법이 국회를 통과한다. 그래서 지상파 3사(mbc, kbc, sbs)만이 뉴스 보도를 비롯하여 드라마·교양·오락·스포츠 등 모든 장르를 편성하여 방송할 수 있던 권한이, 2009년 이후에는 기존 케이블 TV에서 시작된 CJ E&M 및 종합채널방송 4사(jtbc, 채널A, TV조선, MBN)로 확대 되면서 미디어 시장은 외연을 확대하여 경쟁이 이루어지는 시장으로 변화했다. 

미디어법이 통과됐던 당시 2009년에는 조선/중앙/동아일보 및 대기업의 방송 진출로 인해 방송의 다양성이 줄어들어 편파적인 방송이 될 것이라는 반론들이 있었지만, 오히려 방송 3사에 편중되어 있던 벽을 허물어 물꼬를 튼 과정에서 다양한 컨텐츠들이 만들어 졌고, 미디어 산업은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장에 나와야 하는 환경으로 변화했다. 그래서 지금 2014년은 다양한 컨텐츠들의 등장과 다양한 시각들을 반영한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의 폭넓은 채널 선택권이 보장되고 있다. 예를 들면, 2009년 시작된 슈스케 시즌을 비롯하여 최근에 방영됐던 응답하라 시리즈, 히든싱어 등 소비자에게 감동과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경쟁은 치열하다. 하지만 경쟁이 없는 시장은 더 치열하고 냉혹하다. 즉 진입장벽을 높게 하여 진입을 못하게 하면 장벽 안에 있는 사람들은 장벽을 높게 할 방법을 찾느라 비용을 허비하고, 밖에 있는 사람들은 진입 장벽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편법과 관행들로 소모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이러한 비용을 줄이려면, 규제를 철폐하여 경쟁이 있는 다양한 시장이 존재하게 하여 당당하게 도전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줄어들게 되고, 경쟁력을 키우는 데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김선현  
자유경제원 시장경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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