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북한 지하경제는 시장경제…김정은, 통제력 잃었다"

자유경제원 / 2015-07-06 / 조회: 4,257       미디어펜
"북한 지하경제는 시장경제…김정은, 통제력 잃었다"자유경제원 토론회 '탈북학생을 통해 본 사회주의 경제의 허구'
유은실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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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04  07: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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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은 지난 6월 30일 자유경제원 5층 회의실에서 <탈북학생을 통해 본 사회주의 경제의 허구>를 주제로 제5차 청년 토론회를 개최했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탈북자의 수가 2만5000명에 이르렀다. 이 중에는 대한민국에서 초·중·고등학교나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도 여럿이다. 김씨 왕조 외에는 모두 다 배고픈 곳에서 탈출한 이들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대한민국에 넘쳐나는 ‘사회적’이란 이름의 용어들, 각종 무상 시리즈, 평등을 지향하는 정책들은 탈북학생들의 눈에 더욱 기이하게 보일 것이다. 자유경제원은 사회주의를 몸소 경험해온 탈북학생들과 함께 사회주의 경제의 허구에 대해 논하는 장을 마련했다.

‘사회주의경제는 왜 실패할 수밖에 없나’를 주제로 개최된 1부는 탈북자 출신인 백요셉 사무국장(인사이드NK)이 발제를 맡았다. ‘북한의 지하경제가 시장경제다’를 주제로 펼쳐진 2부에서 탈북학생 서옥별(동국대 정치외교학과) 양이 발제를 맡았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탈북학생과 남한학생이 함께 참여해 더욱 의미가 있다. 자유경제원 현진권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1부 토론회에는 서울여대 언론홍보학과 김가영 학생, 연합경제금융포럼 이진영 대표, 충북대 경영학부 최종부 학생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자유경제원 전희경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2부 토론회는 남북동행 김지연 사무국장, 북한인권학생연대 유은실 기획국장, 한국대학생포럼 여명 회장이 토론자로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아래 글은 유은실 북한인권학생연대 기획국장의 '북한의 지하경제가 시장경제다' 토론문 전문이다.


  
▲ 자유경제원 주최 '탈북학생을 통해 본 사회주의 경제의 허구'라는 주제로 열린 제5차 청년 토론회에서 유은실 북한인권학생연대 기획국장(맨 왼쪽)이 '북한의 지하경제가 시장경제다' 토론문을 발표하고 있다.

북한의 시장은 1990년대 중반 계획경제의 붕괴와 함께 시작되었다. 1990년대 초반 사회주의체제가 갑작스럽게 붕괴되면서 북한에 대한 소련의 경제원조가 중단되었다. 소련의 원자재와 기술적 지원에 의해 산업 기반을 구축, 유지하고 있던 북한은 소련 의 원조 중단으로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입었다. 뿐만 아니라 식량생산이 줄어들면서 식량배급제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식량은 체제유지의 핵심 세력인 당, 군, 보위기구, 평양시민들에게만 이루어졌고 일반 시민들에 대한 배급은 중단되기에 이른다. 1995년부터 1998년 사이에 최소 60만에서 최대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2000년까지 지속되었다.

북한의 시장화는 사회주의국가들과 달리 아래로부터 자생적으로 시작되었다. 북한 집권층은 시장화 개혁을 추진할 의지가 전혀 없었다. 김정일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폐쇄적 자립경제를 고수한다는 반개혁개방 노선인 우리식 사회주의를 천명했다. 이는 명백한 반시장 정책이었다. 그러나 시장화는 국가가 실패한 상황에서 김정일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계획경제 밖에서 생존해야 했던 북한 주민들과 소규모 사회단위의 주 도로 형성되었다. 시장화는 사회주의 경제 붕괴의 결과였다.

북한 사회의 시장화는 지난 20여 년 동안 일관되고 명확한 추세로 진행되고 있다. 북한 당국의 태도와 상관없이 시장화가 일관되고 강력한 추세로 진행되어 왔다. 북한의 시장화의 핵심 동력은 북한 주민들의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라고 할 수 있 다.

현재 북한에서 주택 등 부동산 거래에는 불투명한 측면이 매우 많지만 일반상품시장 같은 경우는 이미 완전히 시장화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에서는 사회주의적 시장이 완전히 붕괴되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적 시장을 감당할 수 있는 재정적, 행정적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계획경제의 핵심 특징 중의 하나는 국가 고시가격이다. 하지만 지금 북한에서는 시장 가격이 완전히 정착되어 있는 상황이다. 국가 고시가격은 형식적일 뿐 시장에서 거래 되는 가격이 아니다.

일반상품시장 뿐 아니라 노동도 시장화가 많이 진전되고 있다. 북한 국영기업의 공식적인 임금은 월 1달러가 되지 않은 의미 없는 임금을 주고 있지만 사적으로 노동력 을 고용하는 일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북한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이 사적으로 북한 근로자들을 고용하거나 북한인에 의한 사기업도 많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고용하는 노동자들도 꽤 많아졌다.

북한 당국은 형식적으로는 외국기업 이외에는 사기업을 인정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는 국영기업의 외피를 쓴 사기업이 꽤 많이 늘어나고 있다. 외국기업이나 북한인 개 인에게 고용된 노동자의 임금은 대체로 월 100~150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노동이 시장화가 되다 보니 임금 수준도 중국 노동시장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북한과 중국은 경제발전 수준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임금 수준도 차이가 있지만 중국 임금수준의 1/3~1/4 정도 선에서 중국 임금수준이 오르게 되면 북한도 어느 정도 따라서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경제발전과 소득 증대를 이루고 있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탈북자들의 이야기,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북한인들의 이야기, 북한을 자주 방문하는 외국인이나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사자가 꾸준히 줄어들었고 식생활이 개선되었고 주민들의 소비여력이 계속 증대했다는 증언이 많다. 뚜렷한 통계적 근거는 없지만 최근 북한에 북한 휴대폰이 보급되기 시작한지 7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300만대나 보급되었다는 사실은 북한 주민들의 소득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흔히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주민들의 자력갱생 의식이 매우 부족하다고 말한다. 국가에서 한편에서는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모든 것을 보호해 주기 때문에 자력갱생할 필요도 없고 자력갱생을 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열심히 해보아야 자신에게 돌아오는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기존의 사회주의 계획경제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국가가 국민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급제 뿐만 아니라 기본행정, 교육, 보건, 교통 등 모든 분야에서 북한 정권은 제대로 해주는 것이 없다. 때문에 주민들이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서 하다 보니 자력갱생 의식이 광범위하게 확대되었다. 북한의 시장화는 북한 주민들이 살아가기 위해 택한 길이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경제발전과 소득 증대, 정보 확산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 정권은 시장에 부정적이었으나 계획경제 붕괴로 인해 자생적으로 확산된 시장을 사후적으로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북한 정권은 시장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고, 계획경제 복원을 목표로 시장통제정책을 실행하였으나 계획과 시장이 공존하는 시장화개혁 단계로 들어섰다. 북한의 자생적 시장화는 시장화개혁을 추진했던 국가들과 거의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사회주의국가들은 시장화개혁을 거쳐서 체제이행을 진행했다. 그러나 북한정권은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체제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북한정권은 시장화가 기존의 정치질서를 해체하거나 권력안정을 침해한다고 생각할수록, 국내의 식량과 소비재 공급이 늘어날수록, 더 강력한 시장통제정책을 실행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정권은 시장을 통제할 수 있지만 시장화를 막을 수 없고, 체제이행을 거부할 수 있지만 시장화로 인한 정치적 결과를 회피할 수 없을 것이다. /유은실 북한인권학생연대 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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