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삼성을 흔드는 ‘보이는 손’

자유경제원 / 2015-07-07 / 조회: 3,823       매일한국

삼성을 흔드는 ‘보이는 손’

미래한국l승인2014.08.04l수정2015.03.23 17:06

미래한국  futurekorea@futurekorea.co.kr
  
최승노 편집위원
자유경제원 부원장

소니, 노키아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파산 직전이거나 위기를 맞고 있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우리 기업들 역시 내수 부진과 급변하는 해외 경영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호소한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도 승승장구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에 대한 호불호는 엇갈리지만 삼성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초일류 기업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몰라도 삼성은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삼성은 우리가 전 세계에 내놓고 자랑하는 성공의 표상이다. 그 경쟁력은 가히 독보적이다. 조직문화와 지배구조 모두 국내 수준을 뛰어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의 선두주자가 된 삼성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일등공신은 ‘뛰어난 오너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존중받고 높은 평가를 받는 삼성의 지배구조는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삼성의 강점인 오너 시스템은 오히려 해체의 대상이 되고 만다. 한국인의 정서가 강자에 비판적이기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반(反)기업 정서가 도를 넘은 것이다. 특히 기업주, 오너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판이 지나치다 보니 오너경영을 무력화하는 각종 규제가 넘쳐나고 있다.

 

  
 

순환출자 금지는 명백한 월권

대표적인 예가 순환출자 금지규제다. 순환출자를 아예 금지하는 법을 만든 것이다. 출자는 기업의 사정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업이 출자에 관한 결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정상적인 경영환경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기업의 출자 방식까지 규제를 통해 제한하고 사전적으로 법률로 강제하고 나선 것이다.

순환출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지만 이는 기업의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순환출자는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쉽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긍정적 역할을 한다. 이는 사회적 후생이 커지는 일이기도 하다. 주식회사를 통해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것처럼 순환출자를 통해 더 활발한 기업 활동이 가능해지며 그 폐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의 순환출자는 경영권 안정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를 존중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선진국의 경우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해주기 위한 다양한 장치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오히려 경영권을 무력화하는 각종 규제로 기업의 경영 효율성을 제도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업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상태가 되다 보니 무분별한 규제가 남발되고 있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심지어 그룹 계열사의 출자정보를 공개하며 기업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가 반기업 정서를 조장하며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라는 ‘보이는 손’의 정치적 압박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정부가 해체하려고 하는 오너경영의 성과가 오히려 높게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5년간 오너가 직접 경영하는 그룹의 매출액 증가율은 55.8%나 되는 데 비해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는 그룹의 매출액 증가율은 34.5%에 불과하다. 무려 21.3%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는 오너 경영의 수준이 월등히 높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삼성그룹 역시 대표적인 오너 경영의 장점이 잘 발휘되고 있는 기업집단이다. 삼성의 경영방식을 적대시하는 비판세력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삼성의 경영 성과는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삼성이 성장하는 데 있어 ‘기업가정신’과 ‘주인의식’으로 무장한 오너 경영이 큰 공헌을 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업이 ‘정치싸움’ 희생양 돼선 안 돼

혁신을 통해 오너 경영의 성공적인 신화를 이끈 이건희 회장은 현재 와병중이다. 이로 인해 삼성의 위기론을 논하는 여론이 거세다. 앞으로 누가 이건희 회장만큼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아끼고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

최고 경영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드는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우리 사회에서 오너 경영의 성과는 전문경영인 경영에 비해 월등히 높다. 또한 오너 경영은 우리 경제를 이끄는 엔진 역할을 해왔다. 전문경영인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전문경영인은 본질적으로 대리인이며 대리인 비용(agency cost)을 유발한다.

특히 우리 사회는 감시시스템이 작동하기 어려운 경직된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너가 직접 경영하는 방식이 보다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삼성은 세계적 수준의 시스템 경영을 정착시켰지만 그 역시 오너십이 분명해야 지속될 수 있다. 오너 경영의 장점이 흔들리지 않도록 신속한 경영권 승계와 안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나친 규제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해치고 사회의 활력을 앗아가는 악(惡)이 될 수 있다. 기업의 경쟁력이 유지되려면 경영권 안정이 상당히 중요하다. 많은 불합리한 규제로 인해 경영권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대주주의 경영권이 제대로 인정받고 승계될 수 있어야 기업의 성장도 지속가능해진다.

기업은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그 존재를 인정받아야 하는 존재다. 정치적 싸움의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곤란하다. 반기업 정서를 조장하며 기업 때리기에 나서는 것은 우리 경제를 파멸의 길로 몰아가는 전형적인 정치실패 현상이다. 더 이상 정치적 압력으로 기업 경영을 왜곡시키지 말고 기업들에게 경영의 자율성을 허용하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한 때다. 


최승노 편집위원
자유경제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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