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반기업 정서, 엘리엇 판 치는 사냥터 만들었다"…김선정 교수 "밉다고 먹잇감 내몰아선 안 돼"

"반(反)기업 정서가 결국 한국을 엘리엇과 같은 외국 투기자본이 날뛰는 사냥터로 만들었다." 

김선정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사진)는 14일 서울 여의도 자유경제원에서 열린 '흔들리는 기업 경영권,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의 긴급 좌담회에 참석해 "국내 자본시장은 앞으로 외국 기업 사냥꾼들이 거쳐가는 행선지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외국 투기자본은 이미 국내 법원에 친숙해졌고, 이번 엘리엇 사태에서도 볼 수 있는 듯 이들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쟁점을 찾아내 삼성물산에 시간차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외국 자본의 공습이 잦아지는 이유에 대해 "이들 투기꾼들에겐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사고방식만 존재할 뿐"이라며 "한국을 돈 되는 지역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공격 고삐를 계속 당기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SK에 무차별적 공격을 가한 뒤 시세 차익만 남겨 먹고 홀연히 한국을 떠난 히제펀드 소버린의 공격 역시 먹튀 외국 자본의 전형적 모습이라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기업이 밉다고 해서 주주가치나 사회적 책임은 안중에도 없는 투기자본, 즉 기업 사냥꾼에 우리 기업을 넘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업에 대한 부정적 측면만 생각해선 우리 경제가 한 발작도 내딛지 못한다"며 "합리적인 생각이 필요할 때"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외국 투기자본의 공격을 막기 위한 법제도 정비 작업을 서둘러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기업들도 이번 엘리엇 사태를 통해 소액주주를 과소 평가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진정한 주주가치가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과 논의가 앞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