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엘리엇 등의 공격자에겐 삼성마저도 경영권 위협···제도개선 필요

자유경제원 / 2015-07-16 / 조회: 3,971       글로벌이코노믹

엘리엇 등의 공격자에겐 삼성마저도 경영권 위협···제도개선 필요

한국상장사협의회 등 "불공정한 M&A법제가 원인...소액주주 피해와 국부유출 막아야"

기사입력 : 2015.07.15 16:09 (최종수정 2015.07.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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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인웅 기자] "우리나라의 M&A법제는 엘리엇 등의 공격자에겐 한없이 유리하고 삼성물산과 같은 방어자에겐 매우 불리하게 돼있다" 

오는 17일 열리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관련 임시 주주총회가 초미의 관심인 가운데, 15일 1800개 상장회사를 대표하는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공동으로 ‘공정한 경영권 환경조성을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했다.

양 협회는 "전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의 M&A법제는 매우 불공정하며, 적대적 M&A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며 "2003년 SK에 대한 소버린의 공격을 시작으로 KT&G에 대한 칼아이칸의 공격 등 국내 기업에 대한 투기성 헤지펀드의 공격이 계속돼 왔고, 현재 삼성그룹마저 엘리엇 등 투기성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투기성 헤지펀드는 단기간에 이익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과도한 구조조정 요구와 비정상적인 고배당 요구 등을 통해 결과적으로 소액주주의 피해와 거액의 국부유출 폐해를 야기하고 있다"며 "과거 SK와 KT&G의 경우 수천억원의 국부유출이 있었으며, 최근에는 엘리엇이 삼성물산 보유 주식의 현물배당 등을 요구하며 삼성물산은 물론 삼성그룹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M&A 관련 법제가 IMF 이후 ‘외국인의 국내기업 주식취득한도 폐지’, ‘의무공개매수제도 폐지’ 등 경영권 공격자에 대한 규제는 모두 폐지해온 반면, ‘상호출자제한제도’, ‘계열금융회사의 의결권 제한제도’ 등을 신설해 경영권 방어자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시켜 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날 열린 자유경제원과 한국선진화포럼, 바른사회시민회의 등의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도 관련 전문가들과 학계 교수들은 앞으로 투기자본 등의 공격이 더 빈번해질 것이라 전망하면서 엘리엇 등과 같은 헤지펀드의 공격에 맞설수 있는 국내기업의 효과적인 경영권 방어제도가 법제화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15일 상장사 협의회 등도 이러한 의견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경영권 방어법제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선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 필)과 차등의결권제도 등과 같은 효율적인 방어수단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포이즌필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기존 주주들에게 싼값에 주식을 대량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적대적 M&A 공격자에게는 매수권한을 주지 않도록 해 공격자의 지분을 크게 낮추는 제도다. 또한 방어수단으로의 도입비용이 따로 발생되지 않고, 도입만으로도 예방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방어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높고 방어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증권가에선 이번 합병이 무산될 경우 삼성물산 뿐만 아니라 삼성그룹 전반적으로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컨트롤 타워 부재로 인한 의사결정 지연으로 그룹 및 계열사 경영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고, 하나대투증권 역시 건설과 상사 사업부문의 매크로적 환경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그룹 내 양 사업부에 대한 지원 가능성도 낮아지면서 중장기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합병부결시 삼성물산은 합병발표 이전 주가로 회귀할 것"이라며 "엘리엇 등 헤지펀드는 추가적인 주가 급락이 있더라도 지분율 변동 없이 외부 변수조절을 통한 이익증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손실을 입지 않을 수 있지만, 일반주주들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상승해야만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익방향성이 서로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인웅 기자 ciu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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