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8·15 특집] 건국 정통성 부정하는 교과서부터 바로잡아야

▲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해방 70년, 광복 67주년’ 기념 특별토론회.

이영훈 교수의 ‘건국의 역사적 의의와 현실’을 읽고

1. 이영훈 교수는 ‘건국의 역사적 의의와 현실’을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주장을 하셨다. 
첫째는 금년이 광복 67주년이다. 둘째는 1948년 8월 건국의 의의는 1) 자유인의 나라 성립, 2) 독립국가의 성립, 3) 자유시장경제의 성립, 4) 자유통일의 기지 성립, 즉 4가지가 성립된 것이다. 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영훈 교수는 1948년의 건국을 단지 잃었던 나라를 되찾은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3가지 차원의 근본적인 전환이며 민족의 통일을 위한 자유기지의 성립이라고 설파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첫째, 한국사회가 개인을 도덕적 능력의 차이에 따른 신분적 존재로 보고, 그러한 모든 개인적 욕망을 악하고 천하게 보는 사회로부터 모든 개인을 존귀한 존재로 보고 그 신체와 사상과 재산을 보장하는 사회로 전환하였다. 

둘째, 대한민국의 건국이 황제의 책봉을 받고 조공을 하는 제후국인 조선왕국으로의 복귀가 아니라, 근대국민국가의 협력체제인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 독립국으로서 출발이다. 

셋째, 한국경제가 초보적 시장경제와 국가적 재분배경제의 결합 구조인 조선적인 경제 체제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이식된 식민지 시장경제체제로부터 민족사회주의적 경제체제로 출발했으나 1952년 헌법 개정에 의해 사기업을 주체로 하는 자유시장경제로 전환을 이룩하였다. 

그리고 위 3가지 전환에 의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건국은 ‘분단을 향해 일방적으로 사회와 경제를 전복하는 토지개혁을 단행하여 그들만의 실질적인 단독정부를 수립하고, 나아가 계급노선에 따라 건국된 북한’을 통합하기 위한 자유통일의 기지가 되었다.

2. 이영훈 교수는 또한 다음의 4가지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건국사가 망각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박정희 시대에 1948년의 건국이 부정적으로 이해됨에 따라 8.15는 단지 ‘해방절’로 이해됨으로써 건국이 망각되었다. 

둘째, 1987년 헌법에 의해 ‘임시정부의 법통 계승’이 명시됨으로써 3.1운동 이후 국내에서 실업, 언론, 교육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전개된 근대문명 실력양성을 통한 독립운동과 미주에서 동포들의 자력성의에 이루어진 독립운동 그리고 화북과 만주에서 한국인 공산주의자들이 중국공산당에 소속되어 전개한 독립운동 등이 중국에서 국민당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이루어진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에 밀려 왜소화 되는 왜곡이 일어났다.

셋째, 1995년 광복절, 야당대표인 김대중의 “미군정, 이승만 박사,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까지 결국 친일파 세력이 중심이 되어 이 나라를 지배해온 역사”라는 주장, 1998년 3.1절 기념식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김대중 정부가)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유일한 정부”라는 주장과 이후 전개된 김구선생 현창 사업, 2002년 보급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들에 의한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 부정 등에 의해 대한민국의 건국사가 지속적으로 부정되었다. 

넷째,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이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기고 하였다”(제1항),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킨다”(제3항)를 공동 선언함으로써 대한민국 헌법의 “자유민주적 질서”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천명한 통일정책을 사실상 부정하였다.

▲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해방 70년, 광복 67주년’ 기념 특별토론회 참석자들.

3. 끝으로 이영훈 교수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1) 광복절의 주년을 바로 잡을 것, 2) 광복절을 독립기념일로 되돌릴 것의 2가지를 주장한다.

본 토론자는 이영훈 교수의 이상과 같은 새로운 주장은 역사 사실에 대한 엄밀한 고증과 문명사적인 이해에 바탕 해있으며, 그렇게 주장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에게 1987년 헌법의 몰역사적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새로운 주장과 문제제기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향한 것으로서 대한민국 중심이 되는 통일을 위해서는 우리들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시급하게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외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울러 토론자는 교육을 하는 입장에서 건국기념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건국과 함께 수호 및 발전을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개인적 의견을 개진하고 한다. 즉, 토론자는 대한민국 탄생기부터 그 체제를 수호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었는데, 대한민국을 수호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교육의 덕이 크다는 것을 주장하고자 한다. 

미국 CIA는 1948년 10월 28일에 “Prospects for Survival of the Republic of Korea”(대한민국의 생존에 관한 전망)라는 보고서를 펴내고 있는데, 그 첫 머리에 “유엔 감시 하에 1948년 8월 15일에 출범한 대한민국은 정치, 군사, 경제적 측면에서 수많은 어려운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만약, 대한민국이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원조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의 생존은 유력할 것으로 고려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보고서는 이어서 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남한은 소련과 북한으로부터 침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보고서의 결론에서는 “현재 극동에서 소련의 정책이 변화하지 않은 채 지속되는 한, 소련은 북한을 통제하고 있는 현재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한반도 전체를 통제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으로 보여짐에 틀림없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공산주의 세력이 대한민국 자체를 부정하고 있었고 대외적으로는 대한민국이 북한과 소련에 의해 공산화 전략의 중요한 대상이 되었다. 그리하여 건국 직후부터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참혹한 전쟁을 격어야 했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위협과 시련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민 스스로가 국가를 지킬 수 있는 역량을 육성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미국의 엄청난 원조에도 불구하고 공산화를 막지 못한 베트남의 사례는 이를 잘 말해준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은 국가를 수호할 수 있었다. 그 역량이 어디서 나왔는가를 물을 때 그것은 바로 ‘교육의 보급’이었다. 위로부터의 반공의 주입이든 민주주의 가치의 내면화든 학교교육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반공 교육이 실시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반공 교육은 학교의 보급과 교육의 양적 성장을 통하여 급격히 확대 재생산 됨으로서 시간이 지날수록 반공이념을 가진 혹은 그것을 수용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양성되었다. 이것에 의해 대한민국이 수호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은 어떠한가? 이영훈 교수의 지적처럼 2002년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이후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역사교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반도 통일의 급변사태가 일어났을 때 국제정세 등으로 인하여 대한민국 중심의 통일을 이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수호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건국 기념일을 맞아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또 자라나는 세대에게 바르게 가르치는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마침, 한국사 교육과정이 새롭게 준비되고 있고, 또 교과서 집필기준이 개발되고 있다. “교과서를 바로잡는 것이 나라를 바로 잡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개진하고 또 토론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호소 드린다. /이명희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