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노동개혁, 임금피크제와 맹자의 `항산`에서 배워야 할 교훈

자유경제원 / 2015-09-08 / 조회: 4,642       미디어펜
노동개혁, 임금피크제와 맹자의 '항산'에서 배워야 할 교훈
여명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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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06  09: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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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

맹자는 행복한 국가의 조건으로 '군주가 백성들에게 항산(恒産)을 보장해 주어야 함’ 강조했다. 항산(恒産). 국민들이 일정한 생업을 가지고 있는 상태를 뜻한다. 2000년대 들어온 이후부터 대한민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은 청년 실업이 정점에 치닫고 있다. 

2015년 7월 청년실업률은 10.2%로 전월에 비해 회복세를 보이긴 했으나, 근본적인 문제점이 해결되지 못 해 계속해서 두 자리 수에 머무르고 있다. 물론 청년 실업은 비단 한국의 문제만은 아니다. 전 세계적인 경제침체로 인해 OECD국가들의 청년들은 항산(恒産)을 갖지 못한 채, 신체건강하나 움츠러든 어깨를 이끌고 오늘도 취업 박람회나 토익학원을 전전하고 있다.

청년이 바라보는 현재의 답없는 노동 시장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고학력시대에 접어들며 높아질대로 높아진 청년들의 구직 눈높이와 노동시장에서 제공하는 일자리 수준간의 미스매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 및 근로조건간의 격차, 강성 귀족 노조의 기득권 투쟁, 연공서열적 임금제도로 인한 기업의 인건비 부담 증가. 

이중 필자 첫 번째로 지목한 대학진학률과 실업률의 관계는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다음기회에 다루도록 하겠다. 노동시장개혁이 현재 한국이 당면해 있는 경직된 여러 경제 문제들에 숨통을 트여 줄, 현대로선 유일한 대안이다. 노동시장 개혁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통한 구직자들의 신규채용 유도이다. 연공서열적 임금 제도의 개편, 정년을 넘긴 근로자의 봉급을 삭감해 해당 분 만큼의 신규채용을 유도하는 임금피크제의 도입, 현대판 음서제도로 불리고 있는 각 기업의 고용세습 철폐가 대표적이며 시급하다.

  
▲ 현대중공업 노조가 2년 연속 파업에 들어간다. 노조는 오는 26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홈페이지

문제는 노동시장개혁에 있어 중요한 노사정 대화가 계속 결렬되고 있는 데 있다. 민주노총은 대화의 장에 단 한 차례 나온 적이 없다, 한국노총은 8월 25일 5개월 동안 박차고 나갔던 노사정위 협상 테이블에 복귀를 선언했지만 김동만 위원장은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임금피크제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기실, 전체 노동자 수 대비 양대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는 7%도 채 되지 않는다. 

게다가 민노총·한노총 등이 자신들의 이익을 사수하기 위한 거대 집회 때마다 울부짖는 '비정규직노동자의 권익 보호’라는 문구에 무색하게도, 비정규직 근로자는 이 양대 노조에 가입하는 것도 원천차단 되어 있다. 한마디로 노동자의 대표성이 미약한 이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은 단 하나도 내려놓을 수 없다고 “아몰랑”을 시전하며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시장 개혁은 결코 진영논리에 빠져 원래의 뜻이 변질되어서는 안된다. 개별 국민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한 마음으로 지지해야 가능한 개혁이다. 그런데 일부 정치세력이 노동시장 개혁 문제를 또다시 “자본 대 노동”이라는 해묵은 논쟁으로 분(糞)칠하며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요 도심에 내걸고 있는 현수막 문구를 살펴보자. “아버지 봉금 깎아 저를 채용하겠다구요?/청년실업의 해법은 재벌 개혁입니다”라는 문구는 노골적이다. 통계에 따르면 장년층 1명당 청년층 3.7명이 실업을 앓고 있지만 양대 노총과 일부 정치권은 대기업 돈을 뜯어 청년들에게 그 무슨 용돈 나누어 주듯이, 남의 돈으로 인심 쓸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이다. 소위 재벌이라고 하는 가문이 오너 자리를 세습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돈이 나의 돈이 되지는 않는다. 노동시장 개혁에 있어서 기업은 국민들의 파트너임을 인식해야 한다. 

여·야, 그리고 노사정위 협위체는 당면한 과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올해를 넘기면 총선, 그리고 뒤이은 대선을 대비하는 각 정당은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다시 들추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청년들은 메말라갈 것이고 대한민국의 미래 역시 조금씩 메말라갈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역사적 책임을 갖고, 노사정 대화가 결렬 될 경우 노동시장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옛말에 '역천자는 망하고 순천자는 흥한다(逆天者亡 順天者興)’고 했다. 여야와 노사를 떠나 '노동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업 해결에 나서고 순응하는 자는 흥하고, 거스르고 반대하는 자는 망한다'고 하면 지나친 논리의 비약일까? ’역사의 거울'은 반드시 그 답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숙명여대 정치외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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