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뿌리 깊은 이인호 이사장, `야비한` 야권공세에도 꿋꿋

자유경제원 / 2015-09-15 / 조회: 4,411       뉴데일리

'눈엣가시' 이인호 KBS이사장 제거하려 야권 발버둥

뿌리 깊은 이인호 이사장, '야비한' 야권공세에도 꿋꿋

이인호 이사장 '좌편향 역사 왜곡' 지적에 '공금유용 의혹' 제기로 소심한 복수?

조광형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5.09.10 08:09:16




지난 1일 오전 10시 30분, 미디어오늘은 <KBS 이인호 이사장, 개인 출장에 공금 유용 논란>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KBS가 이인호 이사장의 개인 일정을 공식 업무인 것처럼 꾸며 회사 돈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이사장의 행보를 위법하고 비양심적인 행위로 폄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인호 이사장의 해외 출장은 역사학자로서 친한 후배 교수의 초청을 받아 강연회에 참가한 명백한 '개인 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KBS는 이 일정에 총 1,170만원의 공금을 지출했습니다. 이사회 사무국의 수행 직원을 동행했으며 항공기석은 비즈니석(497만원)이었고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는 회의비로 3차례 150만원이 책정됐습니다.


이는 같은 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노조)가 발행한 '노보(勞報)' 내용을 인용 보도한 것. 본부노조는 "이인호 이사장이 지난 7월 23일부터 4박5일간 미국 출장을 다녀온 것은 KBS와는 무관한 일정이었으나, KBS는 '이인호 이사장이 조대현 사장을 대신해 간 공식 출장이었다'는 거짓 해명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행사는 미국의 역사학 교사들을 교육시키는 내용으로 KBS 이사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한종우 한국전쟁유업재단 이사장은 애당초 조대현 사장을 초청한 적이 없으며 (조 사장이)영어를 얼마나 하시는지도 몰라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타 출장'설은 이런 속사정을 감추기 위한 사 측의 고육지책이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종우 한국전쟁유업재단 이사장과 한 외주제작사 PD의 주장을 가감없이 전재하며 이인호 이사장을 '대놓고' 저격한 본부노조의 노보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미디어 비평지나 좌파 성향 매체들은 본부노조의 '유사 보도' 내용을 한치의 누락도 없이 타전하며 이인호 이사장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데 일조했다. 

쏟아지는 관련 기사를 접한 다수의 네티즌은 별 의심 없이 이인호 이사장의 혐의를 사실로 인지하고 그를 맹비난하는 '악플'로 댓글난을 수놓기 시작했다.

더 큰 문제는 이날이 바로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신임 이사 11명에게 임명장을 전달하는 날이었던 것. 오전부터 이인호 이사장에 대한 각종 험담과 유언비어가 살포된 가운데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10기 이사회' 11명에 대한 임명장 전달식을 거행했다.

"이인호 재선임 막아라!" 야권 총공세

이로써 본부노조의 의도는 명확해졌다. KBS 신임 이사회가 본격 출범하는 날, 차기 이사장 유임이 유력한 이인호 이사장을 흠집내 여권 추천 이사 모두에게 '찬물'을 끼얹겠다는 속내였다.

나아가 이인호 이사장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켜 이튿날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 이사장의 재선출을 저지하겠다는 노림수가 분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여론 공작에도 불구, 이인호 이사장은 9기에 이어 10기에서도 이사회의 수장으로 위촉됐다. 

방통위의 추천을 받아 지난 1일 임명된 10기 KBS 이사회는 2일 오후 4시 임시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31일까지 이사장으로 재임했던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다시 KBS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야당 추천을 받아 이사 직분을 맡은 4명의 이사(김서중·장주영·전영일·권태선)들은 "언론노조 KBS본부가 제기한 이인호 이사장의 공금 유용 의혹을 먼저 규명해야 한다"며 표결을 미루다, 자신들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회의장을 무단 이탈했다.

이에 남아 있는 7명의 이사들이 표결에 참여, 만장일치로 이인호 이사장을 재선임한 것.

예정대로 이인호 이사장을 필두로 한 새 이사진이 꾸려지자 <한겨레>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등 각종 언론은 "공금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이인호 이사장이 'KBS 이사장' 연임에 성공했다"는 식의 타이틀로 이 이사장의 자격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 보도를 쏟아냈다.

뿐만 아니라 언론감시시민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인호 KBS 이사장에게 자진해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과격한 성격의 성명을 발표하고, 야당 추천 이사 4인(권태선·김서중·장주영·전영일)도 "공금 유용 의혹 해소 없이 강행한 이사장 선임을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성명으로 이인호 이사장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KBS "이인호 이사장 공금유용 의혹, 사실 아냐"

이처럼 이인호 이사장을 '힐난'하는 분위기가 갈수록 고조되자, 잠자코 있던 KBS가 움직였다. KBS는 4일 배포한 해명자료를 통해 "본부노조가 지적한 이인호 이사장의 해외출장은 공식적인 초청에 의한 행사 참석으로, 내부기안과 일상감사 등 내부의 공식 절차를 모두 밟은 정당한 공무 출장이었다"며 "본부노조의 관련 주장은 모두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KBS는 "언론노조 KBS본부가 첫 이사회가 열리기 하루 전에 이같은 허위사실을 유포해 KBS와 이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있는 만큼, 즉각적인 사과와 노보의 정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KBS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5가지의 이유'를 들며,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본부노조)가 제기한 주장이 어떤 부분에서 사실과 다르고 악의적인지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KBS는 "애당초 한국전 참전 용사 후손들이 참석하는 컨벤션 행사를 특집프로그램으로 만들 계획을 세운 뒤 한국전쟁유업재단 측과 사전 협의를 하던 중 재단 측으로부터 '해당 행사에 KBS 고위층을 보내 달라'는 이메일 요청을 받아 이인호 이사장이 KBS를 대표해 출장을 가게된 것"이라며 "결코 이인호 이사장이 자의로 출장을 잡은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이인호 이사장은 한국전쟁유업재단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할 의사가 없었으나 "역사를 잘 알고 영어에 능통한 이인호 이사장이 가는 게 좋겠다"는 조대현 사장의 권고를 받고 지난 5월에 이어 또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효도관광'과는 거리가 먼, 외부 요청으로 이뤄진 공식 일정이었다는 얘기다.

또한 KBS는 "이인호 이사장이 친한 후배 교수의 초청을 받아 강연회에 참가했다"는 본부노조 측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이인호 이사장은 한종우 교수를 알지도 못했다"며 사적인 친분 때문에 참석한 게 아니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외에도 KBS는 "해당 다큐 프로그램은 이인호 이사장을 띄워주기 위해 제작한 것이 아닌, 사전에 미군 참전용사들의 스토리를 담아내고자 기획한 계기 특집이었다"며 방송 취지를 다시금 설명한 뒤 "제작비 역시 해외 특집다큐에 들어가는 통상적인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구구절절한 해명에도 불구, 여전히 야권에선 "이인호 이사장의 공금유용 의혹을 성실히 해명하라"는 먹통 같은 소리를 되풀이 하고 있다.  

KBS의 입장 발표만으로는 도저히 믿을 수 없으니, 100% 신뢰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눈앞에 제시해달라는 요지.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8일 "국정감사를 위해 이인호 이사장에 관련된 자료를 요구했으나 KBS 측에서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했다"며 "아직까지 이인호 이사장의 해외 출장 계획서도 받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최민희 의원은 "국정감사 피감기관으로서 법에 따라 이뤄지는 자료제출요구를 거부하거나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한 KBS와 이인호 이사장이 정작 자신들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허위사실'이라고 펄쩍 뛰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며 "관련 자료를 당장 제출하라"고 윽박질렀다.

한국방송공사에 대한 국정감사는 10월 5일로 예정돼 있다. 따라서 최민희 의원이 닥달하지 않아도 이인호 이사장의 해외 출장, 업무추진비, 관용차 사용 내역 등은 자연히 공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정감사 전까지 성실하게 자료를 준비해서 제출하면 될 일을 갖고, 최민희 의원은 "(자신이)원하는 날짜까지 주지 않았으니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이라고 못박으며 사안의 심각성을 확대·부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치한 비난전' 대체 언제까지?

KBS에 대한 국정감사는 최민희 의원이 경고한 대로 이인호 이사장 개인을 걸고 넘어지는 장면이 연출될 공산이 크다. 

이인호 이사장은 '9기 이사장' 재직 시절부터 야권으로부터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KBS가 야심차게 준비한 광복 70주년 기획 <뿌리깊은 미래>가 좌편향적 시각으로 편집됐다는 지적을 한 이도 이인호 이사장이요,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정부가 일본에 망명을 요청했었다는 KBS뉴스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도 이인호 이사장이었다.

결과적으로 <뿌리깊은 미래>가 조기 조영되고, KBS뉴스가 반론보도를 낸 것을 이인호 이사장 탓으로 여긴 야권은 '비난의 화살'을 온통 이인호 이사장에게 돌리는 맹공을 퍼부었다.

야권은 허위 보도를 내보낸 책임을 지고 담당 국·부장 전원이 좌천된 것을 "이인호 이사장이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곡해하고, 부친의 전력을 끄집어내 이인호 이사장을 "천박한 친일 역사관을 가진 인물"이라고 매도하는 등 '유치한 비난전'에 열을 올렸다.

공금 유용 의혹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회사를 대표해 3일 동안 공식 행사에만 참석하고 돌아온 이사장에게 "공금으로 개인 일정을 소화했다"고 비난을 가하는 것은 심각한 인신 공격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KBS의 이사로 선임된 이들이 이인호 이사장의 해외 출장 건을 문제삼는 건, 회사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행위이자 명백한 '해사 행위'라고 규정할 수 있다.

내부기안과 일상감사 등 내부의 공식 절차를 모두 밟은 공무 출장을 이제와서 "개인 용무로 떠난 해외여행이었다"고 비난하면 당시 출장을 계획하고 승인한 KBS 임원진은 무슨 꼴이 되는가?

이인호 이사장에 대한 비난 여론을 살펴보면 뿌리와 근거가 없는 억지 주장이 대부분이다. 뿌리가 없는 식물은 쉽사리 뽑히거나 썩어 문드러지기 마련이다. KBS의 공정한 내부 감사를 통해, 또한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참과 거짓이 명백히 드러나길 기대해본다.


KBS이사 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 무조건 제2노조 옹호에 혈안

KBS 악의적 조작보도사건이 이사회 안건 아니라고?

이인호 이사장 소집 임시이사회, 노조-野이사들 '불법' 운운..회의 방해

                                                                                       2015-07-09
                                                                                       조광형 기자



8일 오후 3시 50분경 여의도 KBS 본관 2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자그마한 체구의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타려 하자 일련의 남성들이 이를 가로 막고 나선 것. 팽팽한 긴장감 속에 양측의 대치는 약 15분간 계속됐다. 

겨우 인의장막을 뚫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여성은 곧장 6층 대회의실로 향했다. 이곳에는 나머지 10명의 이사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잠시 후엔 이사장이 소집한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곳은 여의도에 위치한 KBS 본관 대회의실. 제 821차 KBS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장소다.

2층 로비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제2노조)의 육탄방어를 제치고 올라온 여성은 이인호 KBS 이사장이었다. 

48시간 전 '이승만 정부 일본망명 요청설' 보도로 불거진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임시이사회를 소집한 이인호 이사장은 이날 오전까지 '이사회 개회'를 반대하는 숱한 반대에 직면해야 했다. 

제 2노조는 성명을 발표, "본색 드러낸 이인호 이사장은 즉각 사퇴하라!"는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고, 언론노조의 입김이 센 일부 매체들은 "KBS 이사장이 이승만 보도로 인해 전례없는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며 "이는 방송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월권 행위"라는 야당 이사진 주장을 가감없이 게재했다.

개회 직전엔 임시이사회 소집에 반대하는 피켓시위까지 벌어졌다. 제2노조 관계자들은 "이사장은 빵점이다" "불법적인 보도개입, 이사장은 퇴진하라" 같은 선정적인 문구가 가득한 피켓을 들고 격렬한 항의를 벌였다. 

바깥에선 언론보도로, 피켓시위로 '이사회 개회'를 저지·비난하고, 안에선 물리적으로 이사장의 출입을 막는 전방위적인 압박이 펼쳐진 것. 



이들이 이처럼 '이사회 개회'를 기를 쓰고 막으려 했던 이유는 단 하나, 자신들의 조작보도 만행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승만 정부 일본망명 요청설' 오보 사태가 정식 안건으로 논의된다면 보도의 시시비비가 가려지는 것은 물론, '책임자 문책' 등 강도 높은 후속 대책안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제2노조와 야권 이사들의 반발은 한국 언론 사상 최악의 날조를 자행한 책임을 면피하려는 또 하나의 술수에 불과했다.

이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임시이사회가 열리자, 2시간 전 "이인호 이사장 사퇴 촉구"를 요구하는 성명까지 냈던 야당 측 이사 4인방(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은 흑빛이 된 얼굴로 자리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마이크가 켜지자마자 야당 측 이사들은 작심한 듯 이인호 이사장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사장이 임시이사회 소집 취지를 설명하는 중간에 "개인적인 역사를 강해하지 말라"며 훼방을 놓는가하면, "오늘 열리는 이사회가 이사회 성립 요건에 맞는지 살펴봐달라"는 딴지를 걸기도 했다.

그러나 이인호 이사장은 이같은 도발에 일일이 응수하지 않고 침착하게 준비한 발언을 이어갔다. 

최근 '공영 방송이 뭐하는 곳이냐?' 'KBS가 친일세력이냐?' 같은 아주 별의 별 이야기들이 들리고 있어요. 결국은 KBS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분노로 변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에 대해 KBS 집행부도 생각이 있을 것이고, 우리 이사회도 그런 점에서 노력을 기울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회의를 통해 방송 제작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구조적인 문제들을 되짚어보는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사장이 또박또박한 말투로 소집 취지를 재차 설명하자, 잠시 시끄러웠던 장내 분위기가 차분해졌다.

하지만 야당 추천을 받아 임명된 이규환 이사는 여전히 "임시이사회는 무효"라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긴급한 사안도 아닌 개인적인 의견을 안건으로 제출하고, 이사회를 소집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는 논리였다.



이에 이인호 이사장은 "이번 일이 무슨 천재지변이나 재난 같은 긴급성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KBS의 보도 이후 애청자들 사이에 방송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상황을 간과할 수는 없었다"며 "KBS 방송의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의 이사회 소집"이라고 밝혔다.

이견을 달기 어려운 논리적인 반박이었지만, 감정이 상한 야당 측 이사들은 계속해서 "사회적 혼란이 아닌 특정 세력의 불만일 뿐이다" "회의를 강행하지 말라"는 성토를 퍼부었다.

특히 야당 측 이사들은 보도의 정확성 여부를 문제삼으려는 이사장에 대해 "누구든지 방송에 대해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며 "이사회에서 편성의 자유를 침해하는 말을 하면 위법"이라고 맞섰다.

이처럼 반대파 이사들의 저열한 공세가 이어졌지만 이인호 이사장은 꿋꿋했다.

누구의 권리도 제한하겠다는 얘기가 결코 아닙니다. 저는 이사회에서 얘기해서는 안되는 게 근본적으로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저는 오히려 이사들이 의견을 나누고 지혜를 모을수록 좋다고 보고 있어요.

이사회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얘기를 해선 안된다? 저는 이게 잘못됐다고 봐요. 독립성이나 공정성을 해치고 보도 편성에 관여하자는 게 아니라, 좋거나 나쁘거나 의견이 있으면 제시하는 게 이사들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인호 이사장은 "오늘 이사회에서 이승만 정부 망명설 보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모두 경청하겠다"고 공언을 했지만, 야당 측 이사들은 한사코 이사회 개회 자체를 부정하며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자리에는 앉아 있었지만, 발언 수위나 언행만 놓고 보면 명백한 '보이콧'이었다.

야당 측 이사들이 "절차상으로 오늘 임시이사회는 불법"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원활한 회의 진행이 이뤄지지 않자 이인호 이사장은 잠시 정회를 선언했다.



15분 뒤 다시 착석한 KBS 이사들은 이인호 이사장의 주재로 이번 이승만 보도 사태와 관련한 개인적 의견을 피력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야당 측 이규환 이사가 재차 포문을 열었다. 

그는 "6년 전, 이인호 여사님께서 이승만 역사 다큐에 대해 평가를 하시면서 '의도적으로 왜곡됐고, 의식적으로 편향된 내용이 공영방송이라는 막강한 매체에 의해 방송되게 할 수는 없다'고 질타를 하셨었는데, 지금도 똑같은 반응을 보이셨다"면서 "그때 가졌던 우려가 이번에 현실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매우 참담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번엔, 여당 측 이병혜 이사가 나서 이규환 이사의 독주를 저지했다. 

그는 "자꾸 독립성과 자율성 운운하시는데 KBS가 앞으로 어떻게 정확성 있는 보도를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일본 야마구치 현 기록에 나오는 인터뷰 구술을 갖고 이승만이 어떻다는 식으로 평가를 내린 것은 보도국 내 게이트 키핑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도한 기자가 아주 무지했거나, 특종을 바랐거나 했겠죠. 보도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런 게이트 키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반론 보도를 낸 게 굴욕적이라고들 하는데, 정말 KBS는 자존심도 없습니까?

일본 야마구치 현 기록에 나오는 인터뷰 구술을 갖고 이승만이 어떻다는 식으로 평가를 내린 건데. 이런 사안일수록 정확성이 중요합니다. 이런 방송이 나왔다는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요.

백번 잘해봐야 소용없어요. 한번 잘못하면 그냥 묻어가는 겁니다. 공영 방송이 되기 위해선 풍문이 아닌 올바른 자료를 토대로 방송을 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일부 야당 측 이사들은 "과거 조선일보가 인용보도했던 문건을 사실대로 보도한 것은 나름대로 KBS가 특종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 보도한 것을 다른 언론들이 보도하는 게 뭐가 문제냐"는 식의 왜곡된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승만 대통령 왜곡 보도' 안건 상정 불발


장시간 회의가 이어졌으나 야당 측 이사들의 집요한 반발로 당초 목적이었던 'KBS 오보 사태' 안건은 상정되지도 못했다.

보다못한 한 여당 측 이사가 "지금 두 시간 동안 '왜 이 회의를 소집했느냐'를 두고 설왕설래만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지만 야당 측 4인방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이인호 이사장은 "여러분들이 소신 발언을 하셨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KBS가 자랑스럽게 생각할만한 보도는 아니었다"며 "이 안건을 정식으로 이사회에 상정할 것인지, 아니면 비공개 간담회에서 논의를 할 것인지, 추후 운영위원들끼리 중지를 모으겠다"고 임시이사회를 종료했다.

이날 파행으로 치달은 이사회 소식을 접한 한 언론 관계자는 "'보도 조작'을 조직적으로 비호하기 위한 부대가 바로 야권 이사들"이라면서 "KBS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자성하고 대책을 강구하려고 마련한 자리를 망가뜨린 자들이 과연 KBS를 위해 임명된 이사들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원문에는 있지도 않은 날짜 집어넣어 왜곡 보도

이인호 이사장이 문제 삼은 보도는 지난 6월 24일, 전쟁 발발 65주년을 하루 앞둔 날 방영된 KBS 뉴스였다.

KBS는 <"이승만 정부, 일본 망명 요청설" 사실이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당시 다나카 타쓰오 야마구치현 지사는 한국전쟁 발생 이틀 뒤인 6월 27일, 외무성을 통해 '한국 정부가 6만 명의 망명정권을 야마구치현에 세우고 싶어한다'는 전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KBS는 "한국 정부가 6만 명 규모의 망명정권을 야마구치 현에 세우고 싶어한다"라는 대목을 화면에 띄운 뒤 '외무성(1950.6.27)'이라는 날짜를 표기했다.

이같은 보도는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전쟁 발발 이틀 만에 일본으로 도망치려한 '비겁자'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과연 이 보도는 사실일까?

KBS는 "'망명 지역'으로 거론됐던 일본 야마구치 현청의 도서관을 찾아, 야마구치현의 역사를 기록한 '야마구치 현사'에서 1950년의 기록을 살펴 봤다"면서 일본어로 쓰여진 관련 문서를 공개했다.

그러나 조갑제닷컴 조성호 기자가 확인한 縣史(현사)는 달랐다. 정작 다나카 지사의 증언에선 6월 27일에 외무성 전보를 받았다는 대목이 없었던 것.

… 釜山の北のね,洛東江の川の所まで北朝鮮軍 ママが来てね。それで,このまま行ったならば,釜山は第二のダンケルクになると。そういった時にどうするかという問題ですが,外務省の方から電報が入って ね,韓国政府は六万人の亡命政権を山口県に作るということを希望しとると。

… 북한군이 부산의 북쪽, 낙동강까지 진격해 들어왔어요. 이대로 가면 부산이 '제2의 덩케르크'가 될 수 있는데,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문제인데, 외무성 사람으로부터 電報(전보)가 들어와서 한국 정부가 6만 명의 망명정권을 야마구치縣에 만들길 희망하고 있다고 했어요.


"이승만 얼굴에 먹칠" 이게 KBS뉴스의 의도?

원문에 나오는 외무성 전보의 시점은 북한군이 부산을 위협할 당시인 1950년 8~9월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KBS는 해당 원문에서 "북한군이 부산의 북쪽, 낙동강까지 진격해 들어왔다"는 대목을 삭제한 뒤 "한국 정부가 6만 명의 망명정권을 야마구치 현에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고 한다"는 번역 문구만 방송에 내보냈다.

여기에 원문에는 있지도 않은 '6월 27일'이란 날짜까지 집어넣었다.

애당초 날짜가 있지도 않은 문서에 '특정일'을 못박아 내보낸 것은 명백한 조작이다. 

게다가 보도 시점은 6.25 하루 전인 6월 24일이었다.

다나카 타쓰오 지사가 말했다는 전보도 실제로 존재했던 것인지, 한국 정부가 당시 망명 의사를 공식적으로 타진했는지조차 확실치 않은 상황.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6.25 하루 전날, "이승만 정부의 망명 요청설이 사실"이라는 방송을 내보내, 과거 대한민국 정부와 이승만 대통령의 얼굴에 먹칠을 가하려는 의도가 분명한 왜곡·선동 보도였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야마구치현 기록에선 망명정부 요청이 전쟁 초기 상황으로 묘사돼 있을 뿐, 보도에 나온 6월 27일이란 날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정정 보도를 냈다. 

그러나 끝내 '일본 망명 요청' 자체가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KBS PD협회는 이사장에게 정면도전하고...

갈팡질팡 KBS, 이인호 혼자  고군분투中!

KBS다큐 '뿌리 깊은 미래'로 내부 고름 터져…문제를 보고도 못본 척?

                                                                                     2015-02-21
                                                                                     조광형 기자




영국이나 일본 사람들은 국가에 중차대한 재난이 발생할 경우 '공영방송(公營放送 · public broadcasting)'을 제일 먼저 시청한다고 한다. 이는 공영방송에 대한 자국민들의 기대와 신뢰가 크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이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방송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이들은 공영방송에서 전하는 각종 뉴스를 진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 역사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BBC나 NHK에서 만드는 다큐멘터리는 일선 학교에서 곧잘 교육용으로 활용되곤 한다. 시청자에게서 거둬들이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설마 왜곡된 역사를 내보내겠느냐는 강한 믿음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 

◆ 조대현 사장 "신뢰도 회복 위해 노력" 공염불?

국내에는 KBS와 MBC, 두 개의 공영방송이 존재한다. 이 중 수신료를 주재원(主財源)으로 운영되는 진정한 의미의 공영방송은 KBS 한국방송 뿐이다.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운영하는 MBC는 전적으로 광고료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를 보여 사실상 상업방송에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런데 이들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듯 하다. 지난해 말 한 여론조사전문기관이 실시한 방송사 신뢰도 조사에서 KBS와 MBC는 상업방송이자 신생 종합편성채널인 JTBC에 밀려 각각 2,3위를 기록했다. 특히 KBS의 경우, 신뢰도 부문에선 언제나 선두 자리를 지켜왔었기에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자구 노력 없이 안주(安住)하는 지상파"라는 어느 일간지의 기획기사 타이틀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이와 관련, 조대현 KBS 사장은 지난해 열린 국정감사에서 KBS의 신뢰도가 하락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모든 조사에서 다시 신뢰도 1위를 되찾도록 노력하겠다"는 이례적인 다짐을 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KBS 프로그램은 다른 상업방송과는 다르고 국민과 국가에게 필요한 방송을 한다고 인정받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당시 조대현 사장은 'KBS의 신뢰 회복이 안 되면 수신료 인상을 안 하겠다는 각오가 돼 있는 것이냐'는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의 지적에 "공익적이고 공정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수신료 현실화가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 노력해 신뢰를 회복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공영방송의 최고 책임자가 "신뢰도 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한 것은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의미가 컸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자인한 것은 스스로 제 역할과 본분에 충실하지 못했음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 이는 수신료 인상의 '대의명분'이 자칫 사라질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반면 조대현 사장이 공개석상에서 뼈 아픈 '자기 반성'을 토해낸 만큼, 머지않아 혁신적인 내부 변화가 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새해가 밝은지 두 달이 지나도록 모두가 기대했던 변화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내 이전투구 양상이 심해지고, 역사를 왜곡하고 편향된 가치관을 유도하는 엉터리 다큐멘터리가 버젓이 방송되는 등 이전보다 더욱 악화된 병폐(病弊)를 드러내고 있다.

▲취재윤리에 반하는 과정에서 녹취된 음성이 그대로 기사화 되고, ▲선배 기자들이 후배에게 "특정 노조(제1노조 - KBS노동조합)로 갈 경우 가만 두지 않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가하는 반민주적인 행태가 사내에 횡행하는가하면, ▲다큐 프로그램의 편향성을 지적한 원로 이사장을 겨냥해 '폭력적'이라고 비난을 퍼붓는 PD협회 성명이 기자들의 '지지'를 받는 기막힌 현실은 KBS가 여전히 전근대적인 악습(惡習)과 병폐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 수정주의 사관 가득 '엉터리 다큐', 누가 승인?  

이중에서도 KBS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음을 보여준 극명한 사례는 바로 지난 7일 전파를 탄 '광복 70주년 특집 : 뿌리 깊은 미래―1편'에서 찾을 수 있다.

▲ 대한민국의 피란민들을 '남녘 사람'이라고 지칭하고, ▲대구 10.1폭동을 묘사하면서 '미군정이 시행한 강제적 미곡 수매(收買)가 봉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편협한 시각을 드러내는 등 심각한 역사 왜곡이 판을 친 다큐멘터리였지만, 토요일 오후 전파를 타기까지 이같은 문제점을 사전에 지적하고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제작부와 심의실, 그 어느 곳에서도 해당 다큐의 문제점을 거론하지 않았고, 결국 수정주의(revisionism, 修正主義) 사관으로 가득찬 반미, 반대한민국적인 다큐멘터리가 전국의 안방극장에서 방영되고 말았다.

때마침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KBS 이인호 이사장이 뒤늦게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인호 이사장은 지난 11일 KBS 본사에서 열린 KBS 임시이사회에서 "'뿌리 깊은 미래' 다큐를 본 사람들로부터 내용이 편향적이라는 항의를 여러 통 받았다"면서 "이런 식으로 방송을 하면 앞으로 KBS 수신료를 어떻게 인상하겠느냐는 항의도 받았다"는 얘기를 전했다.

그러나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인호 이사장의 발언은 제작진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발언"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이제 겨우 1부가 나갔는데, 이사회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사전 검열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사회가 이렇게 시시콜콜 지적하는 것은 제작부서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습니다. 해당 내용은 시청자위원회에서 심의하면 됩니다.


이에 이인호 이사장은 "국민을 대표해 위임된 이사회는 제작진이 잘못 이해하거나 한쪽에 치우칠 경우, 제대로 된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고 맞섰다.

이번 방송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일각에선 수신료 거부 운동까지 거론되는 분위기입니다. KBS 이사회는 이같은 여론을 전달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방송법 제49조에 따르면 이사회의 기능 중 첫 번째는 공사가 행하는 방송의 공적 책임에 관한 사항, 그리고 기타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을 안건으로 올려 심의·의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인호 이사장의 발언은 지극히 합당하고 시의적절한 것이었다. 대한민국의 피란민들을 '남녘 사람'이라고 지칭, 노골적으로 '대한민국의 존재'를 지운 다큐가 공영방송에서 버젓이 방송된 것은 'KBS의 공적 책임'에 위배된 것으로, 당연히 '안건'으로 올려야 할 중차대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야당 측 이사들은 "이사장의 발언은 KBS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훼손하고, 제작진에게 일종의 위협으로 다가갈 소지가 있다"며 "앞으로는 이사회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발언을 하지 말아달라"고 윽박질렀다.

결국 "이사회는 프로그램의 내용을 갖고 토론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야당 측 이사들의 발언이 받아들여져, 이인호 이사장이 꺼낸 'KBS 다큐'에 대한 논의는 진행조차 되지 못했다.

제작 과정에서 올바른 필터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사후에라도 이를 바로 잡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KBS를 대표하는 일부 이사들은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들먹이며 시청자위원회에 판단을 떠 넘기는 무책임한 처사를 보였다. 

이미 왜곡된 정보가 전파를 타고 전국 각지에 퍼지는 '대형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 이인호 이사장 외에는 이를 바로 잡으려는 이사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KBS가 오래 전에 '자정기능'을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스스로의 잘못을 깨닫지도, 바로잡으려 하지도 않는 집단에게 거액의 수신료를 안겨다 줄 국민이 얼마나 될까?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는 KBS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마지막 잣대가 될 것"이라는 한 방송 인사의 따가운 지적이 피부에 와닿는 순간이었다.



◆ "나홀로 KBS에" 취임 직후부터 '입바른 소리' 

이인호 이사장의 고군분투(孤軍奮鬪)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취임사에서 "공정한 보도와 공공성이 높은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일에서 (방송이)선도적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한 이인호 이사장은 17일, 취임 뒤 처음 가진 이사회에서 "이사회는 KBS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데에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KBS 이사들이 프로그램에 대한 논평이나 비판을 해선 안 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방송은 독립성 공공성을 보장해야 되기 때문에 이사들은 프로그램에 대해서 논평도 비평도 해서는 안된다하는 그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사회는 KBS가 공공성 공정성이 높은 방송이 되는 데에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되고 우리들 자신이 스스로를 반성하는 일은 언제고 멈추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KBS 다큐'와 관련, "제작진이 잘못 이해하거나 한쪽에 치우칠 경우, 제대로 된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은 이같은 평소 소신이 묻어난 발언이었다.

방송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왈가왈부를 자제해야한다는 야당 추천 이사들의 주장에 대해 이인호 이사장은 "편성과 보도는 다른 경영과 마찬가지로 사장에게 위임된 권한이고 이사회가 거기에 직접 관여할 일은 없겠지만, KBS 구성원 모두가 KBS가 생산하는 방송 모두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늘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잘잘못에 대해서 이사들이 최종적으로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인호 이사장은 "보도의 공정성, 편성의 독립성이란 누구 혼자만 독주하는 것을 허용하는 게 아니"라며 "제작진이 최선의 역량을 투입해 만든 프로그램이 내적인 검증 검색 라인을 통해서 올라갔을 때 비로서 손색없는 훌륭한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식'을 재차 강조했다.

보도의 공정성, 또 편성의 독립성이라는 것은 어떤 한두 사람이 독주 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모든 프로그램은 담당 부서에서 기탄없는 활발한 토론을 통해서 결정되고 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최선의 역량이 투입되도록 개방적이어야 할 것이고 그러고 나서 책임 피디 그리고 회사 내적인 검증 검색 라인을 통해서 올라갔을 때 밖에 나가서 손색이 없고 정말 훌륭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창의성을 극대화 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완벽한 게이트 키핑을 통해 공익적인 방송을 내보내는 것. 이것이 바로 이인호 이사장이 원한 공영방송 KBS의 이상적인 시스템이었다.

이 인호 이사장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상식적인 얘기'를 취임 당일에도, 해가 바뀐 을미년 새해에도 변함없이 강조했다. 하지만 듣는 이들도 변함이 없었다. 취임 지후부터 이인호 이사장의 역사관을 물고 늘어졌던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 'KBS 다큐' 사태에 대해서도 이 이사장의 처신을 문제 삼았다.

가장 눈에 띄는 반발은 KBS PD협회(협회장 안주식)의 '날선 성명'이었다. KBS PD협회는 12일 '이인호 이사장의 도를 넘은 프로그램 개입'이라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 "(11일)어제의 이사회는 이인호 이사장의 잘못된, 그리고 어쩌면 무서우리만치 폭력적인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자리"라고 비난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KBS 프로그램의 내용의 최종 책임 프로듀서인양 행동하고 사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프로그램의 내외부의 외압을 막아내는 역할을 해야 하는 이사회를 프로그램 개입과 이념 전쟁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사고입니다.


KBS PD협회는 "'뿌리깊은 미래'는 당시 해방공간의 정치적 역학관계나 국제관계, 북한의 상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민초들의 시각으로 구성돼 거시적 역사 평가 자체가 시도되지 않았는데도 '북한'이라는 이념 잣대를 들이대려 했다"면서 "이 이사장이 우매하고 부족한 제작진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여론을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다큐는 민초들의 고난한 삶을 위로하고 현재의 우리가 그 고생을 성공적으로 극복해 이 자리에까지 왔음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오히려 이번 발언으로 이인호 이사장이 전형적인 레드콤플렉스 색안경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재단하는 왜곡된 역사인식의 소유자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KBS PD협회는 "백보 양보해 시중에 그러한 여론이 있다는 사실만을 전달하려 했다면, 이인호 이사장은 이사회가 아니라 KBS시청자 위원회에 제보하는 선에서 그쳤어야 했다"며 이사회의 '역할'과 '기능'을 애써 축소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 'KBS공영노조' '자유경제원' 힘 보태


상기한 것처럼 KBS 내에서 총대를 매고 앞장서는 장수(將帥)는 여전히 이인호 이사장 한 명 뿐이다. 하지만 최근엔 동지가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KBS의 '왜곡 다큐'가 전파를 탄 이후 'KBS공영노조'와 '자유경제원'이 '뿌리깊은 미래'를 비판하는 성명을 잇따라 내고 이 이사장을 거들었다. 바른사회시민연대 등 보수단체연합에서도 "KBS가 역사를 부정적으로 그린 반미·反대한민국 편파 다큐프로그램을 제작·방송했다"는 규탄기자회견을 열며 여론 확산에 기여했다.

반대 여론을 두려워하지 않는 애국 인사들의 헌신으로 여론도 조금씩 바뀌는 모습이다. 관련 기사를 보고 'KBS 다큐'를 다시 살펴봤다는 한 방송계 인사는 "무심코 보면 별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해석에 따라 역사적 사실이 곡해될 소지가 다분한 다큐멘터리였다"며 "공영방송에서 좀 더 꼼꼼히 체크를 하고 제작을 해줬으면 한다"는 당부를 건넸다.

정치 성향을 중도라고 밝힌 한 인사는 "이사장의 해명을 듣고보니 일리가 있는 주장이었다"며 "이사회의 수장으로서 공익과 대치되거가 편향적인 방송에 대해서는 과감히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고 또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KBS 내부 구성원 분발이 중요한 시점"

공영방송 KBS의 정체성을 되찾고 이름 그대로 공익적인 방송이 되기 위해선 안팎에서 치열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제작진은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힘써야 하며 시청자들은 정도를 벗어난 방송이 전파를 타지 못하도록 애정어린 비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황우섭 KBS 공영노조 위원장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다큐 논란은 1차적으로 내부 '게이트 키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내부 목소리가 분명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 이를 애써 외면하려는 세력이 주류(主流)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이인호 이사장이 내부에서 상하좌우 협공을 당하는 형국이 지속된다면 KBS의 공공성 회복은 요원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누구의 말처럼 매커시즘은 정치권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KBS 내부에선 또 다른 매커시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제1노조에 가입하려는 후배를 억압하고, 산업화 시대를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구태(舊態)가 여전히 KBS 내에 횡행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누구보다도 내부 구성원들의 분발이 중요한 시점이다. 연로(年老)한 이인호 이사장 외에도 KBS 구성원 모두가 자체 생산하는 방송에 대해 관심을 갖고 책임을 지려는 '능동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하지 않을까?



 이인호 KBS이사장이 지난해 첫 이사회에서 개진한 모두발언 전문

안녕하십니까 KBS 가족여러분. 지난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된 후 오늘 이렇게 첫 이사회를 주재하게 되었습니다. 선출 된 후 처음으로 집행기관을 모시고 처음 주재하는 이사회입니다만은, 아쉽게도 네 분의 이사님들이 참석을 못하셨습니다. 제가 KBS의 이사장이 될 자격을 갖추었는가 올바른 가치관과 역사관을 가졌는가 하는데 대해 일부 언론의 문제제기가 있는 것을 인식하시고 의구심을 푸는 것이 KBS이사회가 보다 일치된 모습으로 나가게 되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제게 서면질의를 보내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정식 안건에 들어가기 전에 제가 거기에 대해서 몇 말씀 드리고 지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 이사님들이나 집행부의 시간을 뺏게 된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며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이사장 선임에 관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사장으로서 내정되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저는 매우 당황했습니다. 이사 선임과 이사장 호선은 방송통신위원회와 KBS 이사들의 권한인데 내정이라는 말은 그분들의 권한에 대한 침해였으며 그때 저는 갑작스럽게 KBS 이사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수락도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후보로 추천되었다고 보도하는 것이 올바른 보도자세 였다고 봅니다.

몇 분의 후보가 있었는지 저는 모르지만, 제 발탁이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무자격자 심기식의 낙하산 인사였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신문과 방송에 얼굴이 자주보이는 몇 안되는 여성 대학교수, 한국 최초의 여성 대사,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KBS이사로서 저는 불편할 정도로 언론의 조명을 받는 삶을 살아왔으며 제 가치관이나 역사관은 글이나 방송기록을 통해 널리 이미 밝혀져 있기 때문입니다.

큰 책임이 따르는 중책이라 후보를 사양할까 했던 제가 수락하기로 결정한 것은 제 이름이 나오자마자 비판의 독화살을 쏘기 시작한 일부 매체의 독자들 사이에서도 저를 크게 반기고 독려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민주국가이고 제 역사관이나 가치관은 그동안 제가 걸어온 길, 특히 그 사회참여나 방송에 출연한 내용, 기고한 글들을 통해 모두 상세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에 새삼 얘기를 해야 할 필요도 사실 없습니다.

김영삼 김대중 두 대통령으로부터 특명전권대사로 발령받아 모두 8개국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사로 활동했고 능력과 업적을 인정받아서 문화외교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전략기구인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으로 발탁되어 연임까지 하며 4년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친지가 불과 11년 전입니다. 

그런데 KBS가 대한민국 국민의 방송으로 제 구실을 다하도록 독려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KBS이사장의 자리에는 제가 사상적으로 역사관으로 보아 부적합하다는 말을 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KBS가 어느 나라의 방송이라고 생각하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역사에 관한 제 인식이나 정서가 국민과 같지 않아서 부적격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고 민주화투쟁이 지식인들의 핵심과제로 등장했던 70년대 80년대에 대학을 다니며 심하게 편향될 수밖에 없었던 그 당시의 운동권 교육을 받았던 일부 정치인들이나 국사학교수, 교사들 그리고 그 영향을 받은 일부 언론인들의 역사인식이 제 인식과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차이가 발생한데 대한 역사학자 또 교수로서의 제 책임과 잘못은 386세대를 중심으로 후속세대의 역사학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정서가 역사지식의 부족으로 반체제 쪽으로 편향되어 가는 것을 막지 못하고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데 있지 그들과 다른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논 란이 되고 있는 현대사의 전 기간을 직접 경험하며 살았고 그 역사가 이루어지는데 일정정도 기여를 했고 또 역사학도로 12년이나 훈련을 받고 전 생애를 역사교육에 바치다시피 한 사람이 저만큼 역사를 공부할 겨를이 없었던 사람들의 견해와 다르다고 또 그 수가 상당수 된다고 해서 제가 그쪽으로 영합한다면 그것은 심각한 책임방기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역사적 진실이라는 것은 인기투표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훈련받은 눈으로 열심히 연구를 했을 때 제대로 된 역사적 진실이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 면에서는 제가 역사 선생으로써 소임을 잘못했다고 봅니다. 

제가 독재를 미화하고 일제 식민지 지배체제를 옹호한다는 비판은 터무니 없습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국가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좌편항적 역사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비판의 대상에 올랐을 때 저는 사상과 학문의 자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던 사람이고 그때 바로 그런 논리를 내세워서 색깔론 공세를 멈추라고 하던 바로 그 사람들이 지금 제 역사관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격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비통한 현실입니다.

제가 이승만 대통령을 최근에도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가 비록 부정 부패와 부정선거에 대한 국민적 항거에 의해 불미스럽게 대통령직에 물러났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시대를 앞지르는 진보적 민주주의 사상을 가진 독립 운동가였고 우리 민족의 남반쪽만이라도 스탈린의 전체주의적 독재 아래 놓였던 세계 공산권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아내어 진정한 자주독립을 성취하고 대한민국이 자유와 독립을 토대로 복지국가로 발전하는 길을, 헌법적 토대를 만들었다는 인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정 부패에 항거하여 자기의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을 결코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칭찬하며 병원으로 부상자를 위문갔던 지도자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정치제도적으로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독재자였지만, 그 독재를 통해 경제 발전을 촉진시킴으로서 민생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민주주의가 꽃 필수 있는 사회경제적 토대를 마련한 인물입니다. 따라서 박정희 대통령의 유산은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다 섞여 있지만 그분 또한 군인이 집권하는 것은 비극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던 분이였습니다.

이상은 제가 일제식민지 지배 체제를 미화하고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관을 가졌다는 거짓 주장을 불식시키기 위한 반론일 뿐,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KBS 이사장으로서이지 역사 선생으로서가 아닙니다. 

지금의 제 임무는 KBS가 명실상부하게 국민의 방송으로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공공성과 성실성이 높고 어떤 정치적 성향에도 편향되지 않는 그런 모범적인 방송이 되고 또 그 방송을 창출해 내는 우리 KBS 가족들이 일하는 환경이 정말 창의성이 나오게끔 좋게 되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부터 제 자격시비에 관한 것은 좀 그만두고 우리 본연의 임무에 충실 할 수 있는 그러한 이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몇 분 이사님들께서 공개 질의를 하신 것 가운데 제 임무와 관련해서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하신 게 있습니다. 방송은 독립성 공공성을 보장해야 되기 때문에 이사들은 프로그램에 대해서 논평도 비평도 해서는 안된다하는 그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사회는 KBS가 공공성 공정성이 높은 방송이 되는 데에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되고 우리들 자신이 스스로를 반성하는 일은 언제고 멈추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편성과 보도는 다른 경영과 마찬가지로 사장에게 위임된 권한이고 이사회가 거기에 직접 관여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KBS 구성원 모두가 KBS가 생산하는 방송 모두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늘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며 잘잘못에 대해서 이사들이 최종적으로 책임을 져야 된다고 저는 압니다. 

또 보도의 공정성, 또 편성의 독립성이라는 것은 어떤 한두 사람이 독주 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모든 프로그램은 담당 부서에서 기탄없는 활발한 토론을 통해서 결정되고 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최선의 역량이 투입되도록 개방적이어야 할 것이고 그러고 나서 책임 피디 그리고 회사 내적인 검증 검색 라인을 통해서 올라갔을 때 밖에 나가서 손색이 없고 정말 훌륭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일을 잘못하면 바로 그것이 정치적인 개입을 불러 오게 되는 것이며 또 우리 스스로가 방송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엄청난 영향력을 정치적 힘으로 쓰고 싶은 유혹을 견뎌내는 것도 저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오늘 제가 처음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고 제가 가끔가다 방송에 출연도 하고 신문에 기고도 하고 지식인으로 사는 사람으로서 항상 주장했던 바이고, 지금 제가 이 나이에 그러한 소신을 버릴 리가 없음을 여러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제가 너무 길게 말씀을 드렸는데 서면상의 공개질의서 내용이 KBS인터넷 사이트등에 올라가 있으니까 그중에서 제 임무 수행과 관계되는 부분만을 오늘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우리 KBS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사회 업무수행에 관해서 의문이 있거나 하면 달갑게 그것을 받아 숙고를 하고 또 다른 이사님들하고 같이 의논을 해서 잘못된 것은 고치고 하는 식으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또 제가 이사님들께 한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의 제도가 이사 몇 사람은 여권에서 추천하고 또 몇 사람은 야권에서 추천하게 되어 있지만 굉장히 중요한 단서 조항이 그 사람들이 어느 누구도 특정 정당하고 관계가 있는 사람이어서는 안된다는 굉장히 중요한 단서 조항이 붙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는 것입니다. 바로 방송이 어떤 정파적 투쟁의 희생물이 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취지였는데 지금 불행히도 우리 KBS 이사회 자체가 어느 면에서는 그런 여야 정치 논리에 함몰되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것에서 우리가 탈피하지 않으면 방송의 중립성 독립성 얘기하는 것이 사실 무의미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래서 이사님들께서는 누구의 추천을 받았던 간에 우리 KBS를 위해서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각자의 양심과 양식에 비추어서 항상 좋은 의견을 제시하여 주시고 또 KBS 구성원 모두가 바로 그러한 정신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총체적인 역량이 가장 좋은 방향으로 결집 돼서 방송이 정치에 끌려 다니지 않고 오히려 정치가 상생과 화해의 정치, 생산적인 정치가 되도록 이끌어가는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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