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쓴 동심?…대통령에 도덕 운운 어느 중2 학생의 글

자유경제원 / 2016-10-14 / 조회: 8,912       미디어펜
‘대통령님 제발 도덕적이십쇼’란 편지를 쓴 중2 학생에게


“당신은 도덕성이 부족한 대통령입니다.” 어느 좌익 원로의 일갈일까? 아니다. 지난 3일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중학교 2학년 학생의 편지이다. 읍소 형식을 빌려 써 내린 이 글은 총 8가지 주제에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도덕적 흠결’을 지적하고 있다. 


8가지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세월호의 7시간 동안 무엇을 하셨습니까 2. 메르스 사태 때는 무엇을 하셨습니까 3. 도대체 왜 위안부 협상을 타결하셨습니까 4 국정 교과서는 왜 하려 하십니까 5. 자국민의 기업을 망치면서까지 개성공단을 폐쇄해야 했습니까 6. 사드배치 7. 동남권 신공항 8. 백남기 노인을 죽이셨습니다.


13살 학생이 써 내린 것은 놀랍게도 반미·종북·좌익 진영이 지난 3년간 일관되게 집중해온 이슈다. 


교육계가 뒤틀린 탓이다. 선생님 말을 경청하고 추천도서 열심히 읽는 아이가 되레 사회주의와 종북주의로 오염된 세계관을 갖고 자랄 가능성이 크다. 중·고등학교 교실을 이념전쟁의 장으로 선택한 386운동권이 수업, 권장도서, 수행평가 등을 통해 끊임없이 후학을 배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 "얘야, 더 이상 죽음을 계급화 하는 어른들에게 속아서는 안 된단다. 죽음은 인간에게 평등한 유일한 것이지. 백남기 씨와 단원고 학생들을 하늘에서도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사람들은 죽음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죽음의 경중을 나누는 나쁜 어른들이란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어떤 위대한(?) 부모를 갖고 있지 않고서야 13살 청소년이 실제로 이 편지를 쓴 것 같지는 않다. 대한민국 대다수의 10대들은 놀라울 정도로 정상과 비정상을 가려내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저 글이 정말로 중2의 글인지 증명할 방법도 없다. 단지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중2라고 주장하는 학생의 글이 올라왔고, 오마이뉴스에서 이를 카드뉴스로 제작해 배포했을 뿐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확실해 진다. “어부들을 참사 뒤에 해경을 방해했다고 책임을 돌리시지 않았습니까? 국정원이 관리하는 여객선을 오로지 유병언을 타깃으로 정하여 책임을 물으려 하지 않으셨습니까? 좌우를 떠나 제발 인간적 이십쇼. 도덕적 이십쇼.” 박 대통령을 그렇게나 미워하는 더불어민주당 조차 감히 동조하지 않았던 세월호 참사 관련 극렬 좌익의 주장이다. “저는 물론 사드를 반대합니다. 대통령님이 보수셔서 사드가 필요하다고 느끼실 수는 있습니다”라는 문장도 보자. 좌익들이 청소년 의식화 교육용으로 쓴 만화책(ex 『빨간약』, 2015)이나 권장도서들에 나오는 문장과 유사하다.


좌익은 본인들이 집회 현장에서나 앞장서서 외치는 소수의 목소리를 마치 국민 다수의 여론인양 선전하는 데에 탁월하다. 그럴 때 이런 어린 아이들을 애용한다. ‘이렇게 어린 아이들도 가치판단을 한다’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여론 왜곡을 시도하는 것이다. ‘국정원이 관리하는 여객선’과 ‘어부까지 죽인 정부’라는 극렬 좌익의 주장이 중2라는 명사와 만나 그럴듯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이들은 만 13세 소년의 입을 빌려 법의 영역을 가치의 영역으로 탈바꿈 시켰다. 이로써 ‘불법’이 ‘이념전쟁의 희생양’으로 면죄부를 받게 된다. 참 나쁜 어른들이다. 하기야 5살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에 “박근혜가 세월호를 침몰 시켰다”라고 쓴 전단지를 들려 가두시위를 시키는 집단이다. 뭔들 못 하려고.  


   
▲ 좌익은 집회 현장에서나 앞장서서 외치는 소수의 목소리를 마치 국민 다수의 여론인양 선전하는 데에 탁월하다. 그럴 때 이런 어린 아이들을 애용한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부정의가 정의의 이름으로 득세하는 세상에서

먼저 중2임을 가장했으니, 필자도 사촌동생 타이르듯이 몇 문장 적어본다. 


“얘야, 14년 전 우리 군인 아저씨들이 북한 정권의 무자비한 총질 앞에 죽어갈 때 어떤 대통령은 일본 천황과 월드컵 결승전을 관람하고, A급 전범(戰犯) 히로히토 천황 빈소 앞에 깊숙이 고개 숙였단다. 학생이 그렇게나 증오하는 광주 대통령 홀로 그 군인아저씨들의 빈소를 찾았었지. 학생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라’고 했지. 박 대통령은 역대 어느 정권도 하지 못했던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대한 사과를 일본 정부로부터 받아냈단다. 물론 아쉬운 점은 많지. 하지만 학생이 자라면서 외교의 작동 원리를 배우게 되면 ‘아, 우리 대통령을 믿고 기다려야 했구나. 이번 협상은 단지 시작이었구나’하고 이해하게 될 것이란다.  


그리고 얘야, ‘학살’ 이라는 말은 함부로 가져다 쓰는 말이 아니란다. 우리나라 역대 어느 대통령이 국민들을 학살했으며 ‘대한민국을 일본 정부에 팔아’ 먹었니? 적어도 산업화 시기, 우리 대통령들이 일본을 보는 시각은 극일(克日) 단 하나였단다. 바로 학생 같은 친구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 주기 위해, 어른들이 고민하고 고민해서 통합 교과서를 만들자고 나선 것이란다. 다음 달에 나오게 될 그 교과서에 학생이 말한 ‘창의와 다양성 그리고 자유’의 가치를 집어넣기 위해 그렇게 애쓴 것이란다.


얘야, 대한민국은 학생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대의민주주의’ 국가란다. 대의민주제에서 국가 존재의 제 1 이유는 국민 생명과 재산권의 보호란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맞선 미사일요격시스템(THAAD) 배치는 우리 군통수권자의 전략적 결정이기에 국민 모두에게 일일이 의견을 물을 수 없는 것이란다.


마지막으로 얘야, 더 이상 죽음을 계급화 하는 어른들에게 속아서는 안 된단다. 어떤 죽음은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죽음이고, 어떤 죽음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죽음일 수 없단다. 적어도 죽음은 인간에게 평등한 유일한 것이지. 백남기 씨와 단원고 학생들을 하늘에서도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사람들은 죽음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죽음의 경중을 나누는 나쁜 어른들이란다.” /여명 자유경제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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