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건축 부담금)를 시행한 지 20년 가까이 됐다. 이 제도를 도입할 때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고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재건축 부담금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도입된 제도였다. 그러나 재건축 부담금을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는 68에서 105로 폭등했다. 심지어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오히려 부동산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가격 안정에 반(反)하는 제도로 전락했었다.
지금도 재건축 부담금은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현 정부는 종합적인 측면에서 이 문제를 검토해 대대적인 규제 혁신을 예고했지만 얼마나 조정될 지는 미지수다. 현재 가장 주목하는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로, 재건축 부담금은 직간접적으로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윳돈과 대출을 끌어 모아 집을 매입한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재건축 대상이 되면 재건축에 따른 여러 비용과 더불어 재건축 부담금 때문에 대출을 더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심지어 대출을 더 이상 받기 어려우면 어쩔 수 없이 집을 처분해야 하는데 이는 강제로 집에 대한 소유권을 박탈당하는 것이다.
둘째로, 지연된 재건축 시기는 주거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80년대에 지어진 대규모 계획도시들의 재건축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재개발은 한 번 시기를 놓치면 노후화된 주택들이 한꺼번에 생길 수 있다. 그렇기에 재건축을 적합한 시기에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재건축을 늦추는 제도는 결국 국민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게 된다.
마지막으로, 재건축규제는 부동산안정에 치명적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OECD 중 1위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최상위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처럼 특정지역 인구밀도가 높은 국가는 효율적 주택공급을 위해 좀 더 완화된 재건축을 허용해야 하는데, 재건축 부담금의 증가는 재건축을 더디게 만든다. 이는 수요는 높게 유지되는데 주택공급은 한정시켜 가격만 높일 뿐이다.
이런 사항들을 고려했을 때 재건축 부담금은 대폭 낮춰야 한다. 사실 재건축 부담금을 도입한 이유는 재건축으로 인한 이익을 ‘비정상적’이라고 낙인찍는 것에서 시작한다. 부동산으로 자산을 증식시키려는 사람들에 대한 냉랭한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실거주자를 비롯해 이에 해당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재건축 부담금은 이미 많은 부작용들을 초래했고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더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할 것이다. 재건축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관을 지우고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건축 부담금을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배승주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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