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산업 혁명을 생각한다

Wendy McElroy / 2018-08-22 / 조회: 13,820

 

cfe_해외칼럼_18-151.pdf

 

 

*본 내용은 아래 기사 및 칼럼 내용을 요약 번역한 내용임*
Wendy McElroy, "Redeeming the Industrial Revolution"
, August 10, 2018

 

 

혹자는 자유시장경제가 취약 계층에 해를 입힌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유시장경제가 여성과 아동의 노동을 잔혹하게 착취한다는 것이다. 역사학자들은 이러한 가정에 근거해 산업혁명을 강력하게 비판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한낱 미신에 불과하다. 정확히 그 반대로, 산업 혁명은 취약 계층을 노예 상태로부터 해방시킨 '서구 역사의 가장 위대한 한 페이지’다.


18세기부터 19세기까지 세계는 기술, 산업, 교통, 무역의 발전과 값싼 면직물 등에 힘입어 혁명적인 삶의 진보를 경험했다. 두 세기만에 세계 인구 1인당 소득은 10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인구는 6배가 늘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Robert Lucas가 얘기했듯, “역사상 최초로 기층 민중의 생활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됐다. 그전까지는 이와 조금이라도 비슷한 경제 현상이 관찰된 바 없다.” 부와 지식의 급격한 축적은 사회 공학이나 중앙 계획 따위의 것들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적으로 창의성과 사익(私益)이 마음껏 발휘되도록 한 결과다.


분명 그 당시 학대는 발생했다. 그중 일부는 혁명기의 이윤과 동력을 착취하고 했던 정부 차원의 시도였다. 나머지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는 비인간성과 부도덕한 사람들에 의해 발생했다. 그러므로 학대를 근거로 산업혁명에 대해 비판할 순 없다. '인간 본성’에 대한 비판이 훨씬 알맞을 것이다.


아동 노동에 관해 잘못 전달되고 있는 사실들


'아동’과 '산업혁명’이 같은 문장에 언급되면, 필시 끔찍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밧줄 하나에 의지해 석탄 채굴에 내몰린 다섯 살 배기, 위험한 방직기 앞에서 일하는 뼈대만 남은 아이, 암죽 한 숟갈이라도 구하려 나무바가지를 내미는 소년! 이런 이미지들은 자유 시장과 산업 혁명을 비판하는 데에 활용된다. 잔혹성을 타파하기 위해 아동노동법을 제정했던 인본주의 정치인을 찬양하는 데에도 애용된다. 이런 분석은 교양 있는 시민이라면 아동 착취에 대해 당연히 느낄 수밖에 없는 공포감에 근거하지만, 명백히 틀린 것이다.


크게는 중요한 구분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19세기 초 영국에는 두 종류의 아동 노동이 있었다. '자유 아동’과 정부의 후견 하에 있는 교구(敎區) 소속의 '빈민 아동.’ 시장자유주의 경제학자 Lawrence Reed의 에세이 <아동 노동과 영국의 산업 혁명>을 보자. “자유 아동들은 부모 또는 보호자와 함께 살며 이들이 동의할만한 임금을 받고 주간에 작업을 했다. 부모들은 가혹하거나 위험한 작업 환경에 자녀들을 보내지 않았다. 공장 소유주들은 강제로 자유 아동들에게 일을 시킬 수 없었다.”


반면 빈민 아동들은 정부 관리들의 직접적인 통제 하에 있었다. 1832년 왕립 구빈법 위원회는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던 제조업자들의 간원을 받아들여, '빈민 구제를 위한 법들의 적용 사례’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다. 이 때 조사는 빈민들을 '정부 보조에 기대어 사는 게으른 빈민’과 '열심히 일하며 자립하는 빈민’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눈다. 조사 결과 1834년에 구빈법이 제정된다. 이 때 Benjamin Disraeli는 “가난은 범죄”라는 희대의 명언을 남긴다.


구빈법은 각종 '보조금과 현물 보조’를 '구빈원에서 지불하는 임금’으로 대체하는데, 구빈원에서 빈민 아동들은 사실상의 '감금 상태’에 놓였다. 구빈원의 작업 환경은 사람들이 지원을 꺼리도록 의도적으로 나쁘게 설계됐다. 영국의 거의 모든 교구에는 버려진 빈민 아동들이 가득했다. 이들은 교구로부터 사실상 공장에 팔렸고, 아동 노동의 극심한 공포를 경험했다. (역자 주 : 구빈원의 작업 환경을 나쁘게 설계해서 교구에 버려진 아동들이 민간 사업자의 공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한 것이다. 교구는 대신 민간 사업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았다.)


여섯 살 정도의 빈민 아동들은 기계 아래로 떨어진 면화 줍는 일을 많이 했다. 기계가 돌아가고 있었기에 작업은 매우 위험했고 처참한 부상은 다반사였다. 정부는 교구의 빈민 아동들을 움직이는 기계 아래로 보내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다. 교구에 소속된 빈민 아동들 대다수에겐 굶주리거나 범죄의 길로 빠지지 않는 한 다른 대안이 없었다. (역자 주 : 민간 사업자는 구빈법을 통해 값싼 아동 노동을 손쉽게 얻어 지대(rent)를 누린 것이다.)


여성 인권에 관해 사람들을 오도하는 관념


틀림없이 여성들은 산업 혁명의 경제적 수혜자였다. 산업혁명 이전에 그들의 경제적 지위가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가진 게 없었기에 경제적 진보로 얻는 것이 남성보다 많았다. 여성들이 공장 노동과 가사 노동을 위해 농촌을 떠나오면서, 전례 없는 수의 여성들이 도시로 밀려들었다. 현대인들은 작업 환경과 생활수준이 너무 끔찍해서 당시 여성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매춘에 몸을 맡겨야 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당시 여성들은 도시로 이주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는 점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여정에 나서지 않았거나, 도시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농촌으로 돌아왔을 것이다. 공장 노동이 18~19세기의 여성들을 고통에 빠뜨렸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 보여준 선호를 무시하는 것이다. 여성들은 공장 노동이 삶의 진보라고 믿었고, 그것을 선택했다.


젠더 페미니스트 역사의 상당 부분은 실제 여성들이 내린 선택에 대한 무시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성들의 선택을 둘러쌌던 현실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러한 재해석을 바탕으로 '선택’이 자유가 아니라 사실상 강요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Friedrich Engels의 저서 <가족, 사유재산, 그리고 국가의 기원>은 젠더 페미니즘 관점에서 산업혁명기를 분석하는 핵심이다. Engels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 핵가족화에서 비롯됐으며, 가족 그 자체가 여성들을 노예화 했다는 개념을 비판한다. 대신 그는 시장경제를 강력하게 비판하는데, 요지는 시장경제가 여성들이 가족 제도 하에서 누리던 특권을 파괴했다는 것이다.


즉 산업혁명기 이전에 여성들은 충분한 권력을 갖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Engels는 산업화가 가정과 생산 노동을 유리시킴으로써 핵가족화, 나아가 불평등을 초래했다고 본다. 결국 여성 노동은 중요성을 갖게 됐지만, 남성 노동을 자본가들의 기계를 움직이는 데에 소모하도록 돕는 보조적 측면에서 이루어진 것일 뿐이다. 짐작건대 산업혁명이 여성에게 가져다준 놀라운 삶의 진보를 그는 너무 큰 대가를 치러 얻어낸 것으로 보는 듯하다.


Engels의 분석은 페미니스트들에게 큰 문제를 안겨준다. 그는 생물학적 성별로서의 남성이 여성에게 권력을 휘두를만한 이해관계가 없다고 가정한다. 인간을 계급적 연대 즉, 인간이 생산 수단과 맺는 관계의 관점에서 분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들은 계급적 억압뿐만 아니라 성적 억압이라는 틀 아래서 사태를 분석하길 원한다. 여성이 왜 시장경제와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지 설명하기 위해, 페미니스트들은 한 발짝 더 나간 분석을 내놓는다. 남성 중심 문화가 자유시장경제를 매개로 여성을 억압한다는 '가부장적 자본주의’라는 개념을 만들어 낸 것이다.


시장 경제가 부여한 '기회’가 남성의 편견과 기득권 탓에 문화적으로 억압받던 여성들에게 '사회적 치유’가 됐다는 분석과 완전히 배치된다. 구체적으로 치유는 어떠한 방식을 거쳐 이뤄지는가. 고용주는 자신이 지출하는 단위 비용 당 최대의 이익을 얻고자 한다. 이는 노동자의 능력과 생산성을 제외한 인종, 종교, 성별 등 다른 요인을 무시하게 하는 강한 동기를 제공한다. 여성 숙련 노동자가 똑같은 숙련도를 갖는 남성 노동자보다 1달러 적은 돈을 받고 일하면, 필시 그녀는 일자리를 얻을 것이다. 그녀가 실업 상태에 있다면 차별적 시각을 갖지 않는 고용주가 고용할 것이고, 차별적 시각을 갖는 고용주는 비교 우위를 잃게 된다.


이러한 동학이 거시적으로 일어나면, 여성들은 점점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수 있고 1달러의 차별을 줄여나갈 수 있다. 물론 평준화 과정은 즉각적으로 또는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순수한 이윤 동기에 의해 고용주들은 인종과 성별을 무시하게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이익을 본다.


안타깝게도 자유시장경제와 여성 인권 사이의 긍정적인 작용은 이후 철저히 무시돼 왔다. 20세기 후반 들어, 주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인권 신장에 크게 기여해 온 자유시장경제의 엔진을 거꾸로 되돌려 놓는 데에 전력을 다했다. 그들은 평등이라는 미명하에 여성에 대한 각종 특혜를 입법화 했다. 자유 시장은 소수자 억압의 기제이자, 소수자 유대, 차별금지법, 쿼터제도, 기타 무수한 노동시장 규제를 필요로 하는 시스템으로 격하되었다.


번역: 박진우
출처: https://mises.org/library/redeeming-industrial-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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