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미국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었던 것이 바로 남녀 국가대표팀 간의 동일 임금
이슈였다. 전 세계가 축구에 열광하는 것과는 달리 미국 남성 국가대표팀은 축구에 한해서는 변방이었다. 물론 아시아권 국가보다는 잘했지만, 올림픽 등 스포츠 분야에서 메달
순위 1,2위를 확정적으로 차지하는 미국답지 않은 실력이다.
반면 미국 여성
축구 국가대표팀은 남성팀과는 달리 세계 최강의 실력을 보유했으며, 여성 월드컵 최다 우승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여성팀은 자국 남성팀의 임금은 물론이고 남성 월드컵의 상금도 동일한 수준을 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미국축구연맹과의 소송을 벌였으며 법원이 여성팀의 손을 들어주었다. 축구연맹은 사회적 정의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들은 이것이 시장
논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임을 간과한다. 근본적인 이유가 부당한 차별이 아닌, 시장의 원리에 따른 것임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다. 임금 차이가
존재하는 첫 번째 이유는 임금 지급 구조의 차이에 있다. 여성 국가대표 선수들은 남성 선수들과는 다르게
기본급에 성과급을 추가하는 구조이다. 기본급은 경기에 출전하던, 벤치에
앉아있던, 아니면 태업을 하고 집에 가던 보장되는 것이다.
남성 선수는 기본급이
존재하지 않으며, 경기에 출전하여 성과를 낸 것을 바탕으로 임금이 주어진다. 즉 남성 선수들의 임금은 수요 공급의 법칙에 따라 자신의 재능과 실력을 수요로 하는 구단과 팬들에게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받는 임금이다. 반면 여성팀은 기본급이라는 불로 소득을 받으면서 이를 당연시하고, 성과급의 차등을 문제 삼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창출하는 가치의 차이이다. 시장은 정직하다. 남성 월드컵이 창출하는 수익은 약 60억불에 달한다. 한화로 약 7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창출한 것이다. 반면 여성 월드컵은 131만불을
창출하였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은
돈을 찍어내는 공장이 아니다. 중계권료, 광고 비용, 입장료 등의 모든 수익은 재미있고 수준 높은 경기를 수요로 하는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세계 최강의
여성팀인 미국 여성대표팀은 미국의 U-15 유소년 남학생 팀에게 참패한 바 있다. 물론 이 한 경기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두 분야를 모두 보는
시청자들은 여성 축구는 남성 축구의 수준에 비할 바가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성 월드컵은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다. 존재조차 몰랐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다. 여성 축구도 가능성이 무한한 시장이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남성 축구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남미 남성 선수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으면 그만큼 안타까운 사연이 없다. 브라질은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축구부터 시킨다는
속담이 있다. 그것은 축구가 국가적 문화이기도 하지만,브라질
빈곤층에게는 한 줄기의 희망과도 같다. 그들은 어려운 형편에도 맨발로 공을 차며 실력을 키우고자 노력하고, 부와 명예를 쟁취함과 동시에 최고를 향해 정진하고자 한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장의 성격으로 인해 그러한 선수들이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역차별적인 동일 임금을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마주한다면 얼마나 큰 박탈감이 올지 상상도 할 수 없다.
항상 그랬듯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위의 사건들에 대해 어떠한 말도 꺼내지 못했다. 여성 선수들은 침묵하는 남성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더라도 반응하지 못했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시장경제를
비판하는 여성 팀의 행위는 공정한 사회를 위한 정의로운 투쟁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 후보부터
전미의 셀럽들까지 이러한 정의의 행렬에 동참하였다.
현재 벌어지는 시장경제의
악마화는 부조리한 체제를 뒤집는다는 숭고한 의지가 아닌, 자신이 누리지 못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확증
편향으로 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봐야 한다. 공정한 분배는 당연히 중요하다. 절차적 정의에 따른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장 자체의 불신을 초래하고 결국 붕괴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례에서 ‘공평’은 또 다른 목적이 있어 보인다.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이 시장 원리에 따라 창출한 가치를 모두에게 할당되는 것이 과연 ‘공평’하다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시장경제가 일구어낸 인류의 위대한 문화를 지켜야만 한다. 지나친 결과의 평등, 하향 평준화가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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