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대학에서 가장 핫한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챗GPT’다. 수업에 들어오시는 교수님마다 챗GPT를 언급하시곤 한다. 대학생 광고 대회를 준비하면서도 장난삼아 개요를 부탁한 적이 있는데 높은 퀄리티의 개요를 만들어 주어 놀란 기억이 있다. 정말 AI 시대가 도래했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또 한 번은 챗GPT 창에 '요즘 부쩍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위로해 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있다. 그러자 '당신이 외롭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안 좋다’며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당신 곁에는 당신을 사랑하고 신경 쓰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마라. 가끔 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연결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도움이 필요할 땐 손도 건네 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인가. 정서 영역까지 극복한 AI에게 앞으로 인간은 많은 부분 의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챗GPT는 그야말로 생성형 AI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이 열풍에 힘입어 신기술 사업을 추진하려는 기업의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생성형 AI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의 검색형 AI 서비스는 검색에 따른 자료만 제공했다면, 생성형 AI 서비스는 분석 보고서를 제공한다. 즉, 우리의 수고를 요하는 상당 부분이 인공지능으로 대체 가능한 것이다. 이제 인간은 생산자보다는 소비자로서 경제에 가담하게 될 것이다. 이것 또한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지만, 더 많은 자유와 평등이 도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그러나 동시에 AI의 부작용과 사전 규제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우려가 된다.
우리는 기술의 발전에 관해 배울 때 항상 기술의 폐해와 그에 따른 대비책까지 배운다. 모든 일의 양면을 살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유독 과학 기술의 혁명을 다룰 때 그 이면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산업·정보혁명에 부작용도 많았기에 이러한 지점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에 사로잡혀 발전까지 가로막아선 안 된다. 새롭고 낯선 것들에 반사적으로 부정 반응을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우리는 산업혁명의 발전 과정에서 점점 기술의 효용에 익숙해지고 긍정 효과를 보았다. 챗GPT도 마찬가지다. 저작권 침해, 정보 해킹 등 우려되는 윤리적 문제들이 존재하지만 이것 때문에 규제하기보다는 그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이론경제학자인 슘페터는 시장경제의 역동성을 가져오는 요인으로 '혁신’을 강조한다. 시장경제에 활기를 불러올 기술 혁신은 이미 이루어졌다. 이제는 제도의 혁신이 필요한 때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제도의 발전에는 항상 간극이 존재한다. 국내 OTT 발전 속도가 바로 그 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던 <오징어게임>의 지적 재산권은 현재 다름 아닌 넷플릭스에 있다. 한국이 제작한 작품임에도 이를 투자하고 방영한 넷플릭스가 수익의 상당 부분과 지적 재산권까지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콘텐츠의 높은 수준과는 상반된 OTT 시장의 현실이 기술과 제도 발전의 간극을 잘 보여준다. 당시 국내 정책의 상당 부분은 OTT에 규제를 가하는 방향이었다. 국내 정책의 방향성이 OTT, 더 나아가 한국 콘텐츠의 발전을 막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 지금은 발전시켜야 할 때다. 새로운 것에 대한 저항으로 규제를 가할 때가 아니다. 기술에 대한 국가 경쟁력을 키운 이후에 이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즉, 기술의 사용 목적과 영향에 관해 규제를 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앞선 규제는 성장만 저해시킬 뿐이다. 기술의 방향성에 관해 고민하기 이전에 먼저 기술을 발전시키고, 이를 위해 규제 혁신을 이뤄야 한다. 속도감 있는 실행과 적용의 유연성은 대한민국을 강국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챗GPT가 자유 너머로 더 큰 항해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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