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대한 각국의 정책이 서서히 완화됨에 따라 해외를 향한 발걸음이 많아지고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고자 하는 나라를 정하고 그 나라로 향하는 항공권을 예약하는 일일 것이다. 나는 최근에 7월에 갈 미국 여행을 계획하고, 가능한 가장 저렴한 항공권을 알아보던 중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왜 항공권 가격은 같은 티켓이라도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것일까?”
항공권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예약하고자, 처음 항공권 예약 사이트가 제시한 최저가 상품보다 더 낮은 가격을 찾아보기를 반복한 경험을 했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의문을 가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사이트를 더 잦은 빈도로 찾아볼수록 가격은 계속해서 오른다. 항공권 예약 지체와 가격 상승에 관한 의문점을 해결해 줄 답은 '알고리즘'에 있었다.
우선, 항공사가 항공권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항공사는 매년 또는 매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좌석을 재분배한다. 하나는 비행기 좌석을 모두 채우는 것, 다른 하나는 그 좌석을 최대의 이익을 내며 채우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요나 타 항공사와의 경쟁 등의 여러 이유에 따라 항공권 가격을 수시로 변경하는 ‘이율 관리’기법으로 가격을 조정하며, 각 비행편마다 다양한 티켓 가격대를 할당한다. 항공사들도 일 년 중 어떤 기간에 어떤 좌석이 판매가 잘 되는지, 어떤 기간에 좌석 판매가 힘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가격대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전형적인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성수기에는 할인율이 거의 없고, 비수기에는 할인을 많이 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또한 항공권 가격은 항공사가 예약을 받는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 일부 항공사는 좌석 예약을 받을 때 일정 수의 좌석을 미리 예약할 수 있는 할인가를 제공한다. 할인가는 제한된 좌석에만 적용되며, 이 좌석들은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율 관리에 최적화된 개수로 할당되기 때문에 예약 시간이 지날수록 이 할인가가 더 이상 적용되지 않거나 다른 가격으로 변화된다. 따라서 예약이 지체됨에 따라 항공사가 적용할 수 있는 할인가가 줄어들어서 가격이 더 올라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알고리즘은 항공권 가격을 변동시키는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항공사는 특정 항공편에 대한 최적의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복잡한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좌석의 수요, 그 항공편이 운행되는 연중 시기, 심지어는 기상 조건과 같은 사소한 요소까지 분석한다. 이때 알고리즘은 특정 항공편이 과하게 많은 수요가 있거나 과소 예약될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예약 추세 및 취소율과 같은 과거 데이터를 고려한다. 여러 항공사나 여행사들의 알고리즘은 고객들의 검색이나 예약 패턴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가격을 조정한다. 항공권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대개 그렇듯, 인터넷에서 항공권 검색을 시작하면서 가장 저렴한 가격이 나오면, 그 가격에 예약하지 않고 더 나은 가격을 찾으려고 계속 서칭한다. 알고리즘은 이 검색 기록들을 새로운 수요로 인식하고 가격을 더 높게 조정한다. 이러한 알고리즘에 의한 가격 조정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항공사나 여행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고리즘은 항공사나 여행사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운영을 최적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개발되고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알고리즘은 우리가 상상도 못 할 많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정 항공권에 대한 수요를 분석하고 항공권 가격을 조절한다. 따라서 모순되게도 최저가를 찾기 위한 노력이 더 많은 검색 기록을 남기고, 알고리즘이 이전 가격과 예측된 수요를 바탕으로 가격을 높여서 수요를 조절하려고 하게 되면서 가격이 더 올라가는 것이다. 이렇듯 항공권의 가격 변동은 단지 항공사나 여행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항공권 예약 시 수요와 공급의 변화를 파악하여 가격을 조절하는 알고리즘의 작용과 항공사의 예약 방식 등의 여러 요인이 합쳐져서 지체될수록 가격이 더 올라간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시장경제의 원리와 마찬가지로 항공권도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지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 과정에서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부분까지 고려하는 알고리즘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더 나은 가격을 찾으려는 소비자들은 이러한 알고리즘에 의한 가격 변동을 예측하고, 가격이 최저치에 도달했다는 생각이 들면 적정선에서 서칭을 멈추고, 예약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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