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읽었던 삼국지에서 제갈량은 적벽에서 동남풍으로 군사적 작전에서 대단한 성과를 만들어 내었다. 재작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더불어 COVID-19로 석유화학 산업의 생산 투자 위축, 세계 경제 회복으로 증가한 수요, OPEC+의 생산량 감축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정유회사가 막대한 이익을 올렸다. 정유회사 입장에서는 동남풍이 불어와 경제적 성과를 얻은 상황이다. 국내 정유사(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작년 이러한 초과 이익에 대해 국회에서 뜻밖에 얻게 된 이익에 대하여 부과되는 세금인 횡재세에 대한 입법 논의가 이루어졌다. 정유회사의 막대한 이익에 대하여 추가적인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취지이다. 높아진 에너지 비용으로 소비재 가격의 상승으로 물가의 가파른 상승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부 업종은 세계 정세와 시장의 변화로 비정상적인 이익을 얻었고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기업들은 자신들의 고통으로부터 높은 이익을 얻은 악당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 때문에 소수의 입법부 구성원은 기업의 초과 이익에 횡재세를 부과하여 부족한 세수 확보와 소득 재분배를 하여 서민들의 고통을 분담하자 주장한다.
우리보다 경제적 선진국인 유럽연합과 영국에서 비슷한 법이 도입되었고 미국연방의회에서도 논의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추가적인 세법이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가? 단기적으로는 초과 이익을 얻은 기업에 세금을 적용해 세수 확보에 도움이 되어 보이나 결과적으로 경제성장에는 부정적이고 세수의 확대에도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횡재세 도입은 기업이 미래에 국가가 부과하게 될 세금의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여 사업에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새로운 투자에 대한 결정을 위축시킨다. 위축된 투자 동기는 기업이 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저해하여 기업의 창의성과 혁신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또한 횡재세로 인해 발생하게 될 추가적인 세금으로 이익이 감소하여 사업에 수익성이 인위적으로 낮춰지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원의 가격을 왜곡하여 자원의 가치가 순리적이지 못하게 되어 시장 전체에 자원 배분에 비효율을 초래한다. 이처럼 횡재법의 악영향은 자유시장에서 경제성장에 이롭지 못할 것이다.
단순히 세율을 높여 세금을 많이 걷는 것이 세수를 늘리는 것이라는 일차원적인 생각은 현대에 와서 수많은 경제학자가 적절하지 않은 이론임을 설명해 왔다. 반대로 세율을 낮추어 기업의 투자를 촉진해 경제 성장을 통한 세수 확보가 더욱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주장이 강해졌고 실제로 미국에서 감세를 한 케네디 정부에선 세수가 증가함을 보였다. 국내의 법인세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세금은 우리 경제성장을 방해하고 세수 감소라는 역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제갈량이 동남풍만으로 승리한 것은 아니다. 그들의 군마와 군함을 꾸준히 정비하고 체계적인 작전을 계획을 세우고 동남풍을 기다린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꾸준히 투자를 통해 그들의 생산성을 높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시장 변화에 의한 호재를 맞이할 수 있던 것이다. 황금빛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제갈량도 군대를 보살피지 않을 것이고 기업도 마찬가지로 경쟁력 확보에 소홀해질 것이다. 따라서 초과 이익을 얻은 기업에 강제적인 세금을 부과하는 것보다 발생한 이익을 사회공헌이나 새로운 투자로 유도하는 것이 국내 경제성장과 세수 확대를 동시에 이끌어 낼 적절한 방법이 될 것이다.
대중들의 초과 이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통한 좌파 포풀리즘적 과세법인 횡재세는 반 자유시장주의적인 성격으로 단기적 재원 확보와 소득 재분배의 목적을 달성할 수는 있지만, 투자 불확실성, 시장의 왜곡, 비효율성, 기술 혁신 억제 등의 부정적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횡재세의 도입을 무조건 긍정적 정책으로 간주하는 것은 시장경제에 부적절하며 대중들과 정부 구성원 모두가 단순한 이익 추구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에 미칠 영향을 심층적으로 고려하여 심사숙고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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