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가 나빠지면서 사기, 탈세와 같은 경제 범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일부 지식인들은
아무 죄책감 없이 다른 이의 돈을 갈취하거나 민주 시민으로서 납세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범죄자들을 보며 ‘이기심을
정당화하고 부추기기까지 하는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라고 묘사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자본주의가 정말로
이기심을 정당화하고 부추기는가?
이러한 오해는 자본주의를 언급할 때마다 나오는, 애덤 스미스의 문장에서 비롯된 것 같다. ‘우리가 매일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 자신의 이기심 때문이다’ 이 문장 자체만
놓고 보면 이기심은 좋은 것이니 마음껏 추구하라고 권장하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빵집 주인이 왜 하필 그냥 빵이 아니라 맛있는 빵을 굽는가이다. 그건 바로 빵을 사는 소비자도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한 번 상상해보라. 하루 종일 힘들여 번 돈으로
빵을 사 먹었는데 딱딱하고 맛이 없다면? 그날로 그 가게는 ‘내가
배고플 때 찾아가야 하는 곳’ 명단에서 사라진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해서 잘 잊는 사실 중 하나는 우리가
가치 없는 대상에 돈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진리에 따라 나의 돈을 갖고 싶은 누군가의 이기심과
돈을 함부로 쓰고 싶지 않은 나의 이기심이 만나 놀라운 일을 하나 해내는데, 바로 나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로 하여금 내가 무엇을 가지고 싶은지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기심과 이기심이 만났는데
이타심이 되었다. 와우, 기적의 수학 공식. 시장이란 결국 본질적으로 남에게 유용하고 가치 있는 무언가를 생산하라고 부추기는 장소인 셈이다.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이유는 단순히 인간이 탐욕적이라서가 아니라 개개인이 이기심과 이타심을
잘 배합하여 최대의 효율을 내도록 장려했기 때문이다. 인간이 남을 한낱 도구로 여기게 만드는 이기심은
시장을 거치며 이타심으로 피어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재화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사람은 자기가 제일 잘하는 일을 찾는다. 아무리 돈이 되는 분야라도
우위에서 밀리면 큰 의미가 없기에 항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탐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숨어있던 재능과 꿈을 찾게 된다. 물론 그 분야에 종사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을 제외하고도 한
트럭이라 경쟁은 치열하다 못해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고통을 이겨내고도 도달하고 싶은
목표야말로 다른 이들과 구별되는 ‘나’를 만드는 요소 아니던가? 이처럼 갑작스럽게 주어진 삶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인간이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하도록 애쓰게 만드는
존재는 국가도 종교도 아닌 자유로운 시장이다.
맞다. 나는
돈이 많지 않다. 아니, 돈이 없어서 괴로웠던 기억이 훨씬
많다. 게다가 돈을 많이 벌 기술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자본주의를
옹호할 특별한 이유는 없는 셈이다. 그래도 난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을 택할 것이다. 인간이 폭발적 힘을 발휘하는 이기심을 타인에게 활용하도록 하는 지혜로운 제도 속에서 사는 일과 노동의 종류와
양을 선택할 권한이 있는 삶을 산다는 건 과거의 왕도 함부로 누리지 못하는 특권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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