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할 자유`가 표상하는 `합리성`

정회훈 / 2023-11-29 / 조회: 256

시장경제의 본질은 '선택할 자유에 있다. 이는 기업에 자유롭게 경쟁할 권리를 부여할 수도,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根幹이다. 그래서 선택의 결과에 따라, 각자의 의도에 따라서 그 결과를 온전히 누리고 책임지는 것이 시장경제의 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때로, '자유롭다라는 상태의 방임에 대해서 편향 어린 시각이나 우려들은 그 자유가 만들어 내는 '질서가 실존하냐는 부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스미스식의 '보이지 않는 손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항시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하지 못하는 순간들이다.


우스갯소리로 우리 한민족을 '배달의 민족이라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실제로 우리나라만큼 배달 시장이 거대하게 형성된 나라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 시장 거래액은 26 339억 원으로, 2조 원 남짓이던 2017년에 비해서 13배의 급속 성장을 보였다.


흔히 배달앱 시장은 3자의 절대 독점 구도라고 표현된다. 공공 배달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도전이 있었지만, 대세의 견고함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렇게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에 도전할 존재는 절대 등장할 수 없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였다.


하지만 이 같은 편견을 깨고, 혜성처럼 또 하나의 배달앱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 이름이 바로 '땡겨요. 신한은행이 배달앱 시장에 호기로운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땡겨요는 기존의 지형에 대해서 '독자적 플랫폼 중심의 약탈적 사업구조임을 지적하면서 소비자와 사업주, 라이더의 관점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배달앱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기존 배달앱이 10~15%의 높은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과 달리, 2%만을 책정했고 대금 정산 방식을 당일에도 수수료 없이 가능케 하는 등 점주 친화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동시에 라이더들을 위한 우대 금융 상품을 제공하고, 대안 신용평가를 도입해 전용 대출과 비정기적인 소득에 대해서도 메리트를 제공했다.


이 같은 사용자 지향 정책을 다수 내세운 땡겨요는 출시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미 점유율 4위를, 지난 9월에 가입자 260만을 달성하며 당당하게 시장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가파른 성장세는 잠시뿐이었다. 가입자 수와 점유율의 고공행진 뒤에는 빠른 침체가 뒤따랐다. 업주들은매출 상승을 위한 수단(배민 깃발) 등 수단의 부재메뉴 사진 업로드 등 기본적인 앱의 기능 부재앱 자체의 홍보 부족신한은행 연계 대출 등 상품의 인지도 부족 등을 땡겨요 앱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소비자들은 점차 신한은행이 추구하는 은행과의 연계성, 마이데이터 수집 등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꼈고 수수료 절감과 광고비 문제 해결 등 점주와 라이더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매우 덜해졌음에도 불구하고, 타 배달앱보다 소비자가 얻는 편익이 적은 모순이 발생했다.


결국 땡겨요는 최초의 목적인 배달앱 시장 신규 진입, 신한은행의 소비자 데이터 취득에는 성공했지만, 이용자 수가 지난 9월에 기존 고점 대비 1/3까지 떨어졌고 신규 유입이 줄어드는 등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동안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는 오히려 이용자가 늘어났다.


결국 기존의 배달 3사가 다시 시장의 선택을 받게 된 이유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지적하는 바는 생각보다 더 간명하다. 배달 3사는 소비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파이를 분명히 알았기 때문이고, 이것을 소비자들은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생(相生)은 서로 상자와 날 생자를 써서, 서로 함께 살아보자는 것이지 누군가의 편의만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 큰 뜻을 품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했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이 상생이 향하는 이익이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깨달은 것이다.


땡겨요의 등장은 시장경제가 표상하는 '자유, 구조에 모순이 있다면, 그것을 비집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자유다. 그러나 동시에 시장이 선택한 것이 메이저 3사인 이유 역시 소비자들의 '자유이자 시장의 합리성이 아닐까. 시장경제만이 '진리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나아갈 수도, 또는 되돌아올 수도 있는 시장경제의 묘미란 이런 점에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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