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공유 킥보드를 이용했던 건, 도심을 이동해야 했던 어느 여름날이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가기엔 짧고 걸어가기엔 먼 애매한 거리였는데, 마침 주변에 놓여 있던 공유 킥보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간편한 앱 결제 후 잠금 해제를 누르는 순간, 도심에서 이동하는 방식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필요할 때마다 탈 수 있고, 도착하면 그 자리에 두고 갈 수 있다는 점이 참 편리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시장경제의 원리들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우선, 회사 밀집 지역에서는 킥보드가 눈에 띄게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출퇴근길에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다 보니, 해당 지역에 공급이 집중되어 있었던 것이죠. 이후 다른 장소에서도 점차 더 많은 킥보드를 볼 수 있었는데, 이는 사람들이 짧은 거리 이동 수단으로 킥보드를 점점 더 찾으면서 그 수요에 따라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자원이 더 많이 배치되는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사용 시간과 이동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는 점이었어요. 한 번은 꽤 긴 거리를 이동할 때 킥보드를 사용했다가 예상보다 요금이 많이 나와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동일한 거리를 갈 때 요금을 미리 비교해 보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킥보드를 선택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가격이 곧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가격 신호가 시장경제에서 왜 중요한지 체감하게 되었죠. 다양한 업체들이 가격을 다르게 설정하면서 저에게는 다양한 선택지가 생겼고, 자연스레 합리적 선택을 하도록 유도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유 킥보드 서비스가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어요. 처음엔 단순히 앱으로 잠금 해제하고 타는 기능만 있었는데, 점차 업체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어떤 업체는 배터리 잔량을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하고, 또 어떤 업체는 결제 방식을 간편하게 만들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려고 했죠. 이런 경쟁 덕분에 이용자 입장에서는 더 나은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었고, 제가 시장경제가 경쟁을 통해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원리를 직접 경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시간대와 장소에 따라 킥보드 수가 다르게 배치되는 모습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퇴근 시간대에는 회사 근처에 여러 대의 킥보드가 배치되어 있었지만, 늦은 저녁이 되면 수가 확 줄어드는 걸 볼 수 있었어요. 이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와 장소에 자원이 효율적으로 집중되고, 사용이 적은 시간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해 낭비를 줄이는 방식이었습니다. 수요에 따라 자원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과정이 자연스레 이루어지면서 자원이 최적화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공유 킥보드를 경험하면서 시장경제의 원리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자원이 집중되고, 가격 신호를 통해 저마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며, 경쟁을 통해 서비스가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공유 킥보드는 도시 생활 속에서 자원 배분과 가격 신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시장경제가 자원 효율성을 어떻게 추구하는지를 일상적으로 경험하게 해준 흥미로운 사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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