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을 보면 시장 경제의 원리와 관련된 다양한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집 주변의 어느 한 카페를 즐겨 가는 A씨가, 그 곳에서 자주 먹는 독특한 스타일의 크림 라떼를 본인의 SNS 계정에 공유를 한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후 금새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 그 카페가 유명해지면, 사람들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그 카페의 사장은 그 라떼와 관련한 상품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이다. 또한 그 라떼와 비슷한 스타일의 음료를 개발하는 주변 카페들도 많이 생겨날 것이다. 이와 같이 시장 경제에서는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하며, 이는 소비자의 선택권의 다양성을 증가시켜주고 상품의 질과 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
우리가 즐겨 듣는 음악에 관해서도 시장 경제의 원리를 찾아볼 수 있다. 어느 한 아티스트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라면, 그의 음악을 들으려는 대중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아까 카페의 경우와 같이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어느 한 상품이 인기를 끌면, 그 상품과 비슷한 상품을 제시하는 다른 경쟁 공급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음악 시장에서는 아티스트가 천성적으로 가지고 있는 음색이나, 심지어 외모도 그들의 음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규모에 영향을 준다. 그들만의 음악적 매력은 모방하기 쉽지 않은 종류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급격히 발전하는 요즘 시대에는, 여러 AI기술들이 음악 아티스트들만의 개성을 위협하고 있다.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서 'AI cover' 영상을 본 적이 있는가? 이는 어느 한 아티스트의 목소리의 특성을 적용하여, 실제로 노래를 부르지 않은 사람의 목소리로 그 사람이 노래를 부른 것처럼 원곡에 목소리를 입힌 것이다. 심지어 가수가 아닌 연예인의 목소리를 이용하여 마치 그 사람이 노래를 커버한 것처럼 만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한 목소리 뿐만 아니라 소리의 크기나 떨림 정도, 높낮이 등을 조절하여 아예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음악 아티스트들의 가창력, 타고난 음색 등이 그들만의 음악적 경쟁력이 되었지만, 발전하는 AI는 이런 음악적인 능력을 충분히 모방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점점 더 자연스러운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심지어 수요가 많은 여러 아티스트의 음색을 잘 합쳐서 인기가 많을 것 같은 목소리를 새롭게 만들어 낼 가능성도 있다. 앞서 얘기한 카페의 상황과 같이 공급자들 간의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생각해봐야할 본인들만의 새로운 경쟁력은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해 생각해보기 위해서는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그들이 즐겨 듣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왜 듣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k-pop 아이돌 같은 경우에, 그들의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 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돌의 음악 외적인 활동에도 관심을 가진다. 이렇게 음악 외적인 여러 활동으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확보하면 이는 그들의 음악 활동의 수요에도 영향을 준다. 음악이 좋아서 아티스트가 인기가 많아진건지, 음악 외적인 부분이 좋아서 아티스트가 인기가 많아진건지 그 시작점이 무엇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음악 외적인 활동에서 아티스트가 대중에게 보여주는 매력으로 인해 생겨난 인기는 분명히 음악 활동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아이돌이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예능 방송이나 유튜브 영상에 출연을 하면, 이를 검색하여 찾아보는 사람도 많고 우연히 그 아이돌을 처음 접하여 관심을 가지고 그의 음악을 듣는 사람도 생긴다.
AI가 음악 아티스트의 진정한 경쟁자가 되기 위해서는 AI가 단순히 음악적인 특성을 잘 모방하고 생성해내는 것을 넘어서, 이에 대한 대중들의 거부감이 사라져야 한다. 만약 AI가 만들어내는 음악에 (또는 AI가 일부 참여하는 음악에) 대해 대중의 거리낌이 전혀 없다면, 굉장히 다양한 경쟁 구조가 새롭게 생겨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얘기한 아이돌의 경우에서, 아티스트의 음악 활동의 수요에는 음악 외적으로 아티스트가 얻은 인기도 영향을 주지만, 순수 음악력 또한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한 아이돌 그룹이 여러 예능에서 잘 활동하여 그들의 인기를 성공적으로 확보하였지만, 여러 공연에서 라이브 무대가 불안정하고 음원과 달리 실제 가창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기가 떨어진 사례가 있다. 이처럼 아티스트는 기본적으로 음악적인 능력 또한 잘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음악적인 가창력에 대해서 AI의 도움을 받는 방향을 택한다면, 그리고 그에 대해 대중들의 거리낌이 없어진다면, 오히려 이렇게 AI를 이용하여 새롭게 경쟁 위치를 잡는 등 다양한 경쟁 구도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가수도 아닌 연예인이 음악 외적인 활동에서는 본인의 능력으로 인기를 얻고,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여러 음악 상품을 대중에게 공급할 수도 있다.
정리하여 말하자면, 인공지능이 발달함에 따라 인공지능은 음악 아티스트의 새로운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 서로의 경쟁력은, 음악 아티스트의 경우 인공지능이 모방하기 힘든 그들만의 음악 외적인 매력이 될 수 있고, 인공지능의 경우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새로운 음색이나 견고한 성악적인 능력을 개발하는 것에 집중을 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이렇게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음악력이 대중들에게 점점 자주 노출되고 이에 따라 대중의 거부감이 줄어든다면, 아티스트가 (심지어는 음악가가 아닌 연예인도)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음악을 만들어내는 등,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간의 새로운 경쟁 관계도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새롭게 변화하는 국면에 대하여, 인공지능 기술의 음악 시장 진입을 규제할 것인지, 아니면 이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구조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것인지 등은 음악 시장에 종사하는 여러 사람들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또한 시장 경제에서는 소비자의 수요가 전체적인 공급 구조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므로, 대중들 또한 인공지능 음악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를 잘 정해야 한다. 인공지능 음악에 대한 대중들의 수요가 본인들이 좋아하는 음악 아티스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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