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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을 위한 달리기

김영운 / 2023-11-29 / 조회: 361

어렸을 적부터 나는 운동을 좋아했다.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린 뒤의 알 수 없는 고양감과 충만감. 늘 쉬지 않고 운동을 하는 이유였다. 최근에는 장거리 달리기에 재미를 붙였다. 달리기 역시 매력적인 운동이다. 열심히 달려 목표지에 도착한 뒤 바라보는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오래전 겨울방학 동아리에서 알게 된 인연 덕분이었다. 이 사람 역시 운동을 좋아한다기에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 후 며칠이 지나 그 사람을 따라 한강에 나가 러닝을 하게 되었는데, 나름 옛날부터 운동을 해왔기에 달리기에도 자신이 있었지만, 아무리 달려도 그 사람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어느새 눈이 내리는데 시린 날씨 속 나 혼자 어찌나 더웠던지, 마치 머리 바로 위에 해가 와있는 것만 같았다. 오기가 생겼다. 그 사람을 이겨보기 위해 바쁜 일정 속에서도 반드시 틈을 내어 하루에 30분이라도 달리려고 노력하였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며 몇 달이 지났다. 그 사이 동아리 부원들도 크게 늘어 다 같이 달리기를 한다. 나는 아직도 그 사람보다 빨리 달리지 못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면, 나는 몇 달 전의 나와 비교하면 대단히 빨라졌다. 실제로 기록이 그러했다. 기분이 묘했다. 처음 목표했던 사람을 뛰어넘는 것은 아직 이루지 못했지만, 스스로 경신된 기록을 보며 알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앞서가는 사람의 등을 보며 뛰었던 날들이 스스로의 성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제는 내 등을 보며 뛰는 다른 부원들도 많아졌다, 그들도 언젠가 처음과 달리 크게 올라간 본인들의 기록을 보면 놀라게 되리라.


혹자는 경쟁이란 남의 불행을 전제로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경쟁을 곧 이익을 위한 아귀다툼처럼 묘사하기도 하며 경쟁에서는 누구도 영원한 승자가 될 수 없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내가 겪은 경쟁은 이와 조금 다르다. 어떠한 부분에서는 누구도 경쟁에서 영원한 승자가 될 수 없는 것이 맞다. 현대 사회에서의 경쟁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존을 건 싸움에서 패배하게 되면 먹잇감이 되어 세상에서 사라지는 동물의 왕국과는 달리, 현대 사회에서의 경쟁은 패배하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한 번 승리를 만끽한 러너는 뒤따라오는 사람을 의식하며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뒤따라가는 러너 또한 앞서가는 사람을 잡기 위해 달리게 되고, 이는 곧 한 무리 전체가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달리게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무리의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언젠가는 선두의 러너가 결국 따라잡혀 뒤에 위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제든 다시 선두를 향한 레이스에 발을 들일 수 있다.  이 얼마나 자유롭고 아름다운 순환인가?


물론 그 레이스를 한 개인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경쟁이란 것이 끊임없이 성공과 실패가 교차하는 피곤한 달리기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위에서와 같이 집단의 관점에서 보자면 모두가 모여 달린 시간이 결국 전체의 성장을 이루고 그것은 곧 건강이나 활력, 체력의 증진 등 개인의 이익으로 돌아온다.


이렇듯 경쟁의 본질은 결국상생을 위한 행동인 것이다.


이러한 본질적인 사실을 망각하고 앞서가는 사람을 다치게 해서라도 내가 앞서려고 시도하는 순간, 무리의 다른 누군가도 나를 방해하려 하게 될 것이고, 이것은 결국 전체로 퍼져 상생을 위한 달리기 트랙이 아닌 오직 승리만을 목적으로 한 투기장으로 변질되게 될 것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도 경쟁을 오로지 이기는 게 목적이란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경쟁은 자연적이고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올바르지 않은 경쟁으로 치닫지 않도록 달리기 트랙에서의 규칙처럼 사회에서도 적절한 규칙과 도덕이 확립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느껴지는 요즘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모두는 스스로의 발전을 도모하여 주변 사람과 경쟁하는 것이 곧 참가자 모두의 인생이 풍성해지는 것임을 인식하고, 그와 동시에 근대 국가 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교양, 사회윤리, 인성 등 내면적, 도덕적인 사유에 또한 힘써야 한다. 경쟁을 제한시키는 학연과 같은 이익 집단과의 우호적 관계를 넘어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곧 국가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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