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법률안 제안취지
본 법률안은 총36조와 부칙으로 구성되었으며, 6.25전쟁 전후(1948.8.15-1953.7.27) 국군, 경찰, 공무원, 국제연합군 등에 의해 작전수행 중 불법적으로 희생당한 민간인 희생사건의 진상규명을 통해 이들 사건의 희생자, 피해자 및 유족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피해구제를 통해 향후 인권신장 및 국민화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함을 밝히고 있다.
Ⅱ. 법률안의 문제점 및 파급효과
1. 형평성과 국민화합 저해
본 법률안은 제1조(목적)에서 6.25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사건의 진상규명을 통해 이들 사건의 희생자, 피해자 및 유족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피해구제조치를 시행하여 인권신장 및 국민화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렇다면 6.25전쟁 전후 북한군이나 좌익분자들에 의해 자유민주체제를 지지한다거나 또는 북한군이나 좌익분자에게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고하게 집단 또는 개별적으로 희생당한 수많은 민간인에 대한 진상규명이나 피해구제조치 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는 법 형평성에 상당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며,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결코 국민화합에 이바지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분열만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제접근의 우선순위를 감안할 때도 후자와 관련되는 사항을 먼저 입법하여 구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2. 국가공권력의 신뢰저해, 무력화 촉진
본 법률안은 제2조에서 1948년 8월 1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국군, 경찰, 공무원, 국제연합군 등에 의해 작전수행 중 불법적으로 민간인이 희생당한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는 건국초기의 정치, 경제, 사회적 혼란상, 전쟁상황이라는 특수상황을 고려치 않고, 국가가 안정된 현재의 관점에서 국토방위와 자유민주체제 수호를 위해 작전 중 부득이 하게 벌어진 일부 상황을 확대시켜 국민들에게 국군, 경찰, 공무원, 국제연합군 들을 ‘범죄자’로 매도하여 궁극적으로 국가안보의 근간인 공권력에 대한 신뢰저해와 무력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책의 우선순위를 감안할 때, 이런 일보다는 북한군에 의해 자행된 무고한 양민의 대량집단학살이나 민간인 희생문제의 진상규명과 피해구제를 먼저 행해야 할 것이다.
3. 국제적 갈등조장 및 국익손상
본 법률안은 한국전쟁 중 국제연합(UN) 결의에 의해 파병된 국제연합군까지 조사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노근리사건과 같이 명백히 드러난 사안 이외에 불명확한 사안을 가지고 이에 접근할 때, 또한 고의적인 학살도 아니고 전쟁이라는 혼란상황에서 작전 중 일어난 희생사건을 가지고 문제삼을 때, 대한민국과 국제연합(UN) 및 참전국들과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
특히 북한군의 불법침략으로부터 한국을 돕기 위해 국제연합군의 이름으로 참전한 각국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는 일은 배은망덕한 일이며, 향후 대한민국이 침략당하는 사태가 재발되었을 때 누가 우리를 도우려고 참전하겠는가? 국익의 관점에서 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4. 막대한 국가예산 낭비
본 법률안의 발의문에서 당 사업을 수행하는데 소요되는 총예산으로 812억 2천만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현재 한국의 국민경제와 국가예산(118조)에 비추어볼때,
①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어 타 분야(국민복지예산 등)와의 형평성에 적합지 않으며 ② 이러한 국민분열적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기 보다는 정책우선순위상 그런 규모이면 확정된 미군철수에 대비한 자주국방력 확보에 투입하는 것이 국익에 더 도움이 되며(예산부족으로 국방예산 증액이 곤란한 상황) ③ 예산의 35%이상인 314억원이 위원회 설치, 운영비 및 160여명 직원의 인건비로 소요되는데, 현재 청년실업을 감안할 때 이 예산이면 한해 1,570명(연봉 2,000만원 기준)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으며 ④ 무엇보다도 사업성과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5. 기타 문제점
본 법률안은 이외에도 ① 조사대상 기간(1948.8-1953.7)과 조사범위의 광범위성으로 인한 사업성과 의문 ② 위원회 권한의 비대성 ③좌익분자 미화가능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Ⅲ. 결 론
앞서 지적했듯이 본 법률안은 법형평성과 국민화합, 국가공권력의 신뢰저해, 무력화, 국제적 갈등으로 인한 국익손상, 막대한 국가예산 낭비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바, 법제정을 냉철하게 재고할 것을 권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25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구제를 관철해야 한다면,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이 문제를 처리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먼저 공청회 등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절차를 거쳐 입법저항을 줄여야 한다.
둘째, 동 법률안과 함께 동 기간 중 북한군 및 좌익분자들에게 희생당한 민간인사건도 같이 다루어 법형평성과 국민화합에 이바지해야 한다.
셋째, 국민경제와 국가예산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새로운 위원회를 신설할 것이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 관련법을 개정하여 이 문제를 국가인권위에서 조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유동열 (단국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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