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E Home

"친환경 예산이 오염 더 키워"… 국회 `반환경 보조금` 토론회서 `한 목...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11-05 , 그린포스트

친환경과 탄소중립이란 명분을 내걸고 매년 수조 원의 국고가 투입되는 정부 보조금이 오히려 자원 남획과 환경 오염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명분만을 추종한 정책들이 실제 현장에선 탄소 배출과 가격 신호 왜곡, 재정 낭비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김기현 국회의원실, 한국환경정책협의회, 강원환경비전포럼 공동 주최로 '반환경보조금 발굴 제안 및 개혁 과제 세미나'가 열렸다. 이 행사에선 정부의 친환경 재정 지출의 실질적인 성과를 검증하고 잘못 설계된 보조금 제도를 전면 개혁해야 한다는 촉구가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지난 7월 발표된 '제1회 반환경보조금 발굴 공모전' 수상작들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입법 및 정책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광용 자문위원 "5대 반환경보조금 우선 개혁 ··· 가격신호·환경성과 복원해야"


고광용 한국환경정책협의회 정책자문위원(자유기업원 정책실장)은 "정부 지원이 환경 외부비용을 확대하거나 환경 개선을 지연시켜 사회적 순편익과 재정 효율성을 동시에 훼손하는 제도를 '반환경보조금'으로 정의해야 한다"며 "정책의 이름이 아닌 '행동 유인, 실제 환경효과, 비용 귀속'을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은 공모전에 접수된 21개 수상작을 재정 수단별(직접보조, 가격지원/REC, 조세지출, 구매지원, 구매융자, 암묵적 지원)로 분류하고, 환경 순효과·과학적 검증가능성·가격경쟁 왜곡·재정 효과성·비용 내재화·개혁 실현성 등 6대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 최우선 개혁이 필요한 '5대 반환경보조금'을 선정해 발표했다. 5대 개혁 대상으로 △농·임·어업용 면세유 △목질계 바이오매스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정서) △농자재 멀칭필름 보조 △전기차 구매보조금 △수산 어구·사료 지원 등을 선정했다.


바이오매스 REC의 역설 ··· 베트남 목재 수입에 7000억원 유출


이날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대운 우수상 수상자(데이웨이 대표)는 공모전 수상작인 '기존 목질계 바이오매스 발전설비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정서(REC) 경과지원 및 혼소설비의 전소전환 특례'를 주제로 정부 정책의 맹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 수상자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목질계 바이오매스 사용량은 740만 톤으로 2012년 대비 무려 50배 폭증했다. 이 중 원목으로 만든 목재펠릿 사용량 340만 톤 가운데 98%가 베트남, 러시아 등에서 수입됐다. 이에 따른 연간 해외 원료 수입액만 약 7000억원에 달한다. 바이오매스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에 들어가는 정산비용 역시 연간 9000억원 규모로 늘었다.


정부는 수입 의존과 탄소 배출 논란을 인식하고 신규 바이오매스 설비에 대한 REC 지원을 원칙적으로 축소·중단했으나, 기존 설비에는 경과규정을 두어 장기간 REC 가중치 혜택을 계속 부여하고 있다. 특히 석탄과 목재를 함께 태우던 혼소설비가 바이오매스 전소설비로 전환할 경우 운전연차를 10년 차감해 주는 특례를 적용, 발전소의 실질적 수명과 상관없이 보조금 지급 기간을 10년 연장시켜 주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김 수상자는 "현행 제도는 기존 사업자의 미회수 투자비를 보전하는 정액 지원이 아니라, 목재를 더 많이 태울수록 더 많은 REC 수입을 챙기는 '종량제 구조'"라며 "이로 인해 파티클보드나 MDF 등 자원순환 체계에서 재활용되어야 할 폐목재까지 발전용으로 사용돼, 재활용 시장이 파괴되고 저효율 노후 설비가 퇴출되지 않고 연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도 개선안으로 △발전량 연동 REC를 정액·체감형 한시 전환보상으로 개편 △전소전환 10년 차감 특례 즉각 폐지 △재활용 가능 목재의 REC 대상 제외 △발전소별 전 과정 온실가스(LCA) 평가 의무화 △절감된 RPS 예산의 태양광·풍력·자원순환 재투자를 제시했다.


학계·시민사회 "국회 특위 신설해 예산 삭감해야" vs 정부 "단계적 정비"


이어진 지정 토론에서는 학계, 언론, 정부 관계자 간의 치열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최지용 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관행적인 예산 편성과 조세 감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목질계 바이오매스 REC 경과지원과 전소전환 10년 차감 특례는 전형적인 기술잠금형 보조금인 만큼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교수는 개혁의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에 한시적인 '반환경 보조금 개혁 특별소위원회'를 설치하고, 제도 개선에 소극적인 부처에는 예산 심사 과정에서 강력한 삭감 페널티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만식 강원대 환경과학전공 겸임교수는 국내 산림의 고령화 문제를 짚으며 대안을 제시했다. 전 교수는 "국내 수목 중 20년 이하 수목은 1% 미만에 불과하고 평균 수령이 40년에 달해 탄소 흡수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며 "수입 목재펠릿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고령목을 벌채해 목재 제품과 바이오매스로 활용하고 그 자리에 나무를 다시 심는 순환형 산림 경영 체계를 구축하면 탄소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신경훈 그린포스트코리아 편집인은 해양 분야 보조금의 허점을 꼬집었다. 신 편집인은 "현재 보급되는 생분해 어구는 섭씨 5~15도 수준의 차가운 해저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유실 시 해양 생태계를 위협한다"며 "실효성이 적은 생분해 어구 보조금을 중단하고, 어민들이 유실 어구를 직접 수거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를 운영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염 원인 규명을 위해 과거 추진되다 중단된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사업'을 즉시 부활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상헌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은 정부 측 입장을 밝히며 "화석연료 보조금을 포함한 상당수 지원제도는 물가 안정, 취약계층 보호, 국민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정책적 파급력과 대체 수단의 상용화 여부를 면밀히 고려하되, 한시적 일몰 예정 사업이나 대안이 충분한 과제부터 단계적으로 폐지 및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이 찾은 반환경 보조금 ··· '녹색재정' 전환 계기 삼아야"


행사를 주최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국민의 소중한 혈세가 투입되는 보조금의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바로잡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이번 세미나는 정치와 행정이 자칫 놓치기 쉬운 잘못된 지원제도를 국민이 직접 발굴하고 대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공동 주최자인 김범철 강원환경비전포럼 대표(한국환경정책협의회 공동대표) 역시 "UN과 OECD 등 국제기구는 비료, 농약, 플라스틱, 연료 등 오염물 소비를 부추기는 보조금을 반환경보조금으로 지정해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며 "기업 활동이 ESG 평가를 받는 것처럼 정부의 재정 운용 역시 환경 영향을 엄격히 평가하는 '녹색재정(Green Budgeting)'으로 신속히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