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 칼잡은 여권…“한방에 궤멸” 벌벌 떠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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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11-05 ,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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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국회는 호통과 비난으로 가득 찬 공간입니다. 그러나 의원들에게 권력을 맡긴 국민들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일은 대부분 그 호통과 비난의 뒤편에서 벌어집니다. 법안에 어떤 문구 하나가 포함되느냐, 빠지느냐에 따라 수많은 사람의 생계가 위협받기도 하고, 새로운 유망 산업이 생기기도 합니다. 900조원에 육박하는 예산안에서 수십억원이 어디서 늘어나고 줄어드느냐도 누군가에겐 생사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폴리코드: 정책 속 정치〉는 법안과 예산안의 조합·해체·확대·축소 과정을 추적합니다. 누가 왜 법과 예산에 어떻게 손대는가. 그 불편한 힘의 뒤얽힘을 편안한 언어로 풀어내 보려 합니다.
폴리 코드: 정책 속 정치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370
“단 한 건의 소송만으로도 존립이 위협받고, 기업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강종수 콜즈다이나믹스 대표)
“보완책 없는 집단소송법이 도입될 경우 작은 기업들에 상상 이상의 큰 충격이 될 것.”(이민형 벤처기업협회 정책총괄본부장)
지난 달 7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집단소송법 도입과 벤처·스타트업 생존 위기’ 토론회에서, 중소·벤처기업계는 더불어민주당이 논의 중인 집단소송제에 대한 절박한 반대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형태로 집단소송제가 일반화되면, 소수의 피해자만 모여도 기업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만약 이들이 승소하면 소송에 참가하지 않은 피해자들도 간단한 신고 절차를 거쳐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되는데, 배상액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며 기업이 괴멸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기업인들의 논리였다.
민주당에선 지난해 11월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 집단소송제 도입을 위한 제정 법안 8건이 쏟아져 나왔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는 박균택 의원이 낸 안에는 “법 제정 전의 사건까지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소급 조항까지 들어 있다. 법안마다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1명, 많게는 50명만 모이면 개인정보 유출 기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단 내용이 담겼다.
소비자들에겐 획기적 권익 신장의 기회일 수 있지만, 온라인 회원가입을 전제로 각종 서비스와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들에 재앙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피해자 전체에 대한 배상을 가능케 할 경우 배상금 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해 4월 2324만여명(계정은 2696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 사태에서 피해자 1인당 10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게 된다면, 배상금 최대 규모는 산술적으로 2조3240억원+α(지연 이자)에 이를 수 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이익(1조73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창업가 출신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스타트업∙벤처 기업 자산 평균 규모가 85억원인데 집단소송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9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집단소송법 세미나’에 참석한 이웅희 자유기업원 이사장(한양대 경영학부 교수)은 “대기업도 소송 리스크로 인해 데이터 활용과 연구개발을 중단하게 돼 국가 AI·데이터 산업 경쟁력이 회복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단소송제는 기업인의 창업의지마저 꺾는 퍼펙트 스톰일까. 개인정보 유출을 막고 소비자에게 건강한 시장질서를 돌려줄 묘약일까. 시민 사회를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제기됐던 집단소송제를 집권 여당이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된 정치적 동력은 어디에서 왔나. 여권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답으로, 쿠팡 사태보다도 반년 앞섰던 2025년 4월의 ‘SK텔레콤 사태’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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