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응기금 162조 도마…"104조 국채로 여유자금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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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9-10 , 뉴스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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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진소영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재정건전성과 국회의 예산통제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크게 늘어나는 시기에 추가 재원을 기금에 쌓기보다 국가채무부터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2027년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3조1000억원에 그치는 상황에서도 국가채무가 106조원 늘고 미래대응기금에 104조4000억원의 여유자금이 적립되는 구조가 집중적으로 도마에 올랐다.
10일 국회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과 자유기업원이 공동 주최한 '미래대응기금 긴급진단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 의원과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을 비롯해 임이자·송언석·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와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 황상현 상명대 교수, 장혜성 고려대 박사 등도 미래대응기금의 재정적 영향을 짚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의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2.8% 증가했다. 국세수입은 584조4000억원으로 49.8% 증가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3조1000억원으로 줄지만 국가채무는 1413조8000억원에서 1519조8000억원으로 106조원 늘어나는 구조다.
논란의 중심에는 미래대응기금이 있다. 정부는 반도체 경기 호황 등에 따른 세수 증가분을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에 투자하고 향후 경기와 세입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기금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김우철 교수는 이날 '2027년 예산안 검토: 미래대응기금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발표에서 기금 설계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미래대응기금에는 2027년 162조3000억원이 들어오고 이 가운데 104조4000억원이 여유자금으로 남는다. 구체적으로 비통화금융기관 예치 95조9000억원, 공공자금관리기금 예탁 1조원, 지방계정 예치 5조원, 교육·인재계정 예치 2조5000억원이다.
같은 해 국가채무 증가액 106조원은 관리재정수지 적자 3조1000억원과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적립 104조4000억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 교수는 이를 근거로 여유자금이 사실상 국채 발행을 통해 조성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국가재정에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기금을 쌓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박수영 의원도 "106조원의 빚을 내면서 104조원 규모의 기금 여유자금을 마련하는 구조"라며 "여기에 따른 이자 부담만 연간 3조~4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토론회 자료에서는 기금의 목표수익률과 조달금리가 비슷한 수준이라면 기대 순수익이 제한적인 반면 국채 이자 부담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는 여유자금이 금융자산으로 보유되는 만큼 순채무는 변하지 않고 국채를 급격하게 줄이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기금의 성과관리 체계도 문제로 지적됐다.
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미래대응기금의 세부사업은 총 140개지만 기획예산처 성과계획서상 성과관리 대상 사업은 한 건도 없다. 45조4000억원에 달하는 사업지출에 대해 기금 자체의 성과지표가 설정되지 않았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국회의 재정통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장혜성 고려대 박사는 기금운용계획상 주요 항목의 지출액을 일정 범위 안에서 정부가 국회 사전 승인 없이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미래대응기금에 주요 항목 지출금액의 30%까지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세입 부족을 보전하기 위해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돈을 보내는 경우에는 이 30% 한도에서도 제외된다.
이에 사업지출 45조4000억원을 기준으로 약 13조6000억원까지 국회 제출 없이 사업 간 변경이 가능하며 세입 부족 보전을 위한 전출에는 별도 규모 한도가 없다는 지적이다.
장 박사는 "대규모 재원의 배분이 정권 운영 방향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고 의회의 재정통제 기능도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방재정 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황상현 상명대 교수는 기존에 지방으로 자동 교부되던 재원의 일부를 중앙정부 기금으로 돌린 뒤 공모사업 등을 통해 다시 배분하는 방식이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의 분석에서도 현행 교부세·교육교부금 산식을 그대로 적용했을 경우와 비교해 지방·교육재원 65조원이 줄고 이 가운데 25조4000억원이 기금계정으로 돌아와 순감 규모가 39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다만 2027년 교부세와 교부금의 절대액 자체는 전년보다 각각 11.2%, 10.1% 증가한다.
김 교수는 기금을 당장 대규모로 적립하기보다 지출 증가율을 낮춰 재정수지를 먼저 개선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놨다.
정부 전망을 그대로 두고 2027년 총지출 증가율을 12.8%에서 7.8%로 낮출 경우 총지출은 784조7000억원이 되고 관리재정수지는 33조1000억원 흑자로 돌아선다는 계산이다.
2028년에도 지출 증가율을 5%대로 관리하면 약 20조원의 흑자를 기록해 2년간 약 53조원의 국가채무를 갚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후 추가세수가 실제로 확인되면 그때 흑자를 재원으로 기금을 적립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송헌재 교수도 "미래세대를 위한 재원이라면 기금의 세원과 사용 목적, 적립·인출 원칙이 보다 명확해야 한다"며 향후 세입이 줄어들 경우 부채와 이자 부담이 미래세대로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김 교수는 미래대응기금 수입이 2027년 162조3000억원을 정점으로 이후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했다. 호황기에 높아진 세수가 추세치에 반영되면 추가세수 규모가 줄고 경기 하강기에는 오히려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언석 의원은 기금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국회 차원의 감시 장치 마련을 주문했다. 그는 "기획재정 관련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여야가 참여해 기금 운용을 들여다보는 방안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반도체 호황기에 확보한 세수를 미래 투자와 경기 대응에 활용한다는 취지는 전문가들도 필요성을 인정했다. 김 교수 역시 잠재성장률 대응과 세수 변동성에 대비할 장치 자체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적자 재정에서 국채를 발행해 대규모 여유자금을 먼저 조성하는 것이 적절한지, 기금 지출에 국회와 성과관리의 통제장치를 어떻게 둘 것인지가 향후 예산심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