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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참사, 부동산을 투기로만 본 정책 탓

최승노 / 2022-09-13 / 조회: 1,143       자유일보

반지하 주거에서 살던 시민들이 집중 호우로 인한 침수로 사망했다. 참상 앞에서 정책 당국은 반성이 없다. 반지하 주거를 해소하지 못한 것은 명백히 정부의 정책 실패다. 무엇이 잘못이었고 어떤 정책을 실천하지 못해서인지 분명히 해야 앞으로 이런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영화 '기생충'에서 반지하는 저질의 주거공간으로 주목을 끌었다. 어떻게 저런 공간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의문을 가질 만큼 외국인들에게는 의아한 일이었다. 그 의문이 현실로 드러났고 결과는 비참했다.


과거에도 반지하 주거의 사고는 여러 차례 발생했다. 2001년, 2010년 물난리가 났을 때도 반지하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졌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인들에게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고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역할에 대한 절박감이 없었다. 문제 해결을 외면했고, 부동산을 그저 투기문제로 치부하면서 정치적 논쟁거리로 활용했다. 


반지하 집은 사람 살기에 부적합하다. 반지하를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주택 부족 때문이었다. 그 당시 경제 사정상 차선의 대책이었고 편법일 뿐이었다. 주택 공급을 늘려 이를 해소하고 정상화하는 노력에 정책당국은 게을렀고, 지금도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주택 공급 정책이 정상적이었다면, 자연히 반지하 주거는 크게 줄었을 것이다. 하지만 2020년 기준으로 32만 7천 가구가 여전히 반지하를 포함한 지하에 거주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태이기는 하지만, 감소하는 속도가 더디고 우리 경제 수준을 고려하면 여전히 많은 숫자임에 분명하다.


반지하 주거를 없애면 갈 곳이 없지 않느냐는 말은 무책임하다. 언제까지 우리 시민들을 반지하에서 살게 할 것인가. 주택부족 문제를 수십 년째 해소하지 못한 것은 단순히 무능의 문제가 아니다. 그럴 의지가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동안 정권마다 수없이 주거복지를 외치고 부동산 투기대책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민생을 외면한 정치적 수사(rhetoric)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빈곤계층이 거주해온 반주거를 없애려면 공공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은 중심적 대안이 아니다. 주택이 새로워지고 풍부해지면, 사람들이 굳이 반지하 집에 살 이유가 없다. 공급이 부족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는 것이다. 공공임대주택만 지으면 해결된다는 주장은 정치적 선동에 불과하다. 세금을 통해 전시성 사업성과를 낼 수는 있지만 현실 개선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공급 주도의 해법이 가장 바람직하다. 새 집을 한 채 지으면 사람들은 연쇄적으로 이동을 한다. 조금씩 나은 집으로 옮겨간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반지하 주거를 줄일 수 있다. 모든 이들의 주거를 개선하면서 효과적으로 반지하 주거를 신속하게 해소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저지대 침수는 어느 사회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저지대 토지를 공원, 주차장 등으로 활용한다. 만약 주택용지가 부족하다면, 인프라 투자를 늘려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 주거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부동산 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시점이다.


이제 공급을 게을리 하고 수요 억제에 매달려온 부동산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우리 시민들이 안전한 양질의 주거공간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부동산 정책 방향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다. 국민이 편안하게 살아갈 삶의 공간이 공급될 수 있도록 부동산 관련 제도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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