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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비용 크다고 현실과 타협하면 ‘야합’

최승노 / 2022-04-25 / 조회: 619       자유일보

갈등으로 인한 비용도 문제이지만, 사회통합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일이라서 지향해야 할 정치적 목표이다. 우리사회에서는 오히려 정치가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정치는 본질적으로 사회통합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정치인들은 자유와 풍요로움을 지향하고 실현해 냄으로 해서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다.


새 시대를 열고 번영을 누렸던 역사에는 사회를 통합으로 이끄는 가치와 원칙을 관철한 리더가 있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인 링컨은 노예해방이라는 통합의 가치를 내세웠다. 인간의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80여만 명의 사상자가 날 정도로 남북전쟁은 치열한 갈등이었다. 그런 냉혹한 희생 위에서 미국은 통합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인류의 삶은 그런 통합 과정을 거치며 성숙함을 누렸다.


역사에서 통합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통일이라는 미명 하에 중앙집권화된 방식으로 국민을 울타리에 가둔 시기도 있었고, 전체주의처럼 사람의 의식을 지배하며 다름과 다양성을 외면한 시기도 있었다. 정치가 그런 함정에 따지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의 원칙을 외면할 때 일어난다. 자유의 원칙은 개인의 자유, 재산권 보호, 개방성과 자유무역, 법으로 제한된 정부, 관용 등이다. 이런 사회적 가치에서 벗어난 정치는 사람들을 감옥같은 울타리에 가두는 잘못된 통합을 강제하기도 한다. 그런 것은 진정한 사회통합이라고 할 수 없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충실한 방식으로 개인의 자발성에 의해 상호협력하여 이룬 것이 진정한 사회통합이라 할 수 있다.


정치는 자유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사람들을 설득하고 법과 제도화하는 것이어야 장기적으로 갈등의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다. 갈등이라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사회 통합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워낙 까다로운 일이라서 정치인들은 탁월함을 요구받는 것이다.


현실에서 정치인들이 그런 갈등을 외면할 때 위기는 증폭되고 갈등 비용이 늘어난다. 어떤 경우에는 갈등 비용이 크다며 현실과 타협하여 현상 유지를 지향하기도 한다. 이때 야합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는 정치인이 자신의 소임을 다하지 않았기에 받게 되는 비판이다. 갈등을 회피한다고 해서 그 숨겨진 비용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인 해법을 찾는 것이 바로 정치가 감당해야 하는 분분이다. 정치인은 올바른 해법 찾기를 미래의 비전으로 삼아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민주사회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갈등을 줄이는 해법은 점차 고도화되고 성숙된다. 선거제도와 대의제가 발달한 것은 통합으로 가는 방식의 예이기도 하다. 다수결 방식으로 정치인을 선출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다수결 방식의 정치가 오히려 갈등을 심화시키는 법과 제도를 만들기도 한다. 이익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집단을 이루고 특권을 요구한다. 정치인들은 그런 집단의 요구에 타협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기도 한다. 이런 정치적 타락현상은 민주국가로 성장한 선진국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민주국가라고 해서 민주정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에 자유의 가치를 담아내는 것이 정치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이다. 민주방식을 통해 이를 이루어내야 하며, 그렇게 만들어진 법과 제도가 타락하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 올바른 정치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유의 원칙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높아야 한다. 성숙한 사회일수록 관용과 존중, 배려와 소통이 작동하고, 그런 전통이 사회질서로 자리 잡았을 때 자유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


사회 갈등은 늘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다. 더구나 포퓰리즘에 빠진 정치인들이 선택은 자신이 하고 다른 사람에게 그 책임을 돌려도 좋다며 법과 제도를 타락시키다보면 사회 갈등이 계속 커질 것이다. 자유의 원칙에 충실한 정치가 중심을 잡아야 정치타락을 막을 수 있다. 개인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개인이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사회는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 밝고 건강한 사회가 바로 올바른 사회통합의 모습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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