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티아 <법>-1차

자유주의 입문 독서토론모임 / 2020-11-09 / 조회: 7,979

2020년 11월 9일 (월) 1회


<법> 독서토론 1차 온라인 모임



정시에 모임을 시작하였다. 낯익은 분들이 절반, 새로운 분들이 절반이었다. 새로운 분들 덕분인지, 모임 출발에 산뜻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뵙는 분들도 계셔, 각자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였다. 전국 각지에서 오셨다. 온라인 모임이였기에 가능한 놀라운 일이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중국에서 오셔 귀화하신 분, 또 북한에서 오신분도 계셨다. 나이 또한 다양했다. 20대 초반의 청년부터 그러한 내 어머니와 비슷한 연배의 분도 참여를 했다.


무엇이 우리를 모이게 했을까? 간단한 자기소개였으나, 이를 통해 알게된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자유, “개인의 발견”


아직 그 진정한 의미를 말로 표현하기 어렵거나 서툴지는 몰라도, 온몸으로 그 소중함을 이미 알고 있는 분들이라 생각되었다. 그래서 그 소중함을 더 잘 표현하고 싶어서, 그리고 그 소중함을 내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잘 전하고 싶은 마음이 월요일 늦은 시간에도 우리를 한자리에 모이게 한 원동력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바스티아의 “법”은 아주 오래전 출판된 책이기 때문에 저작권이 없다. 그래서 다양한 버전의 책이 있다고 모리님이 설명해 주셨다. 우선 이번에 책을 사신 분들은 대부분 자유기업원에서 출판한 책을 가지고 계셨다. 이 책의 첫번째는 “영역판 서문 “이다. 그리고 모리님이 가지고 계신 책은 “옮긴이의 말”이 있었다.


해당 내용을 둘다 읽다보니 반가운 이름들이 들렸다.


“하이에크”, “미제스”, “라스바드”…


자유주의를 공부하며, 점점 더 친숙해 졌던 이들이 “바스티아”를 극찬하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200년 전 인물을 나는 이렇게 처음 만났다. 80년전 씌여진 “노예의 길”을 읽으며 하이에크를 마주할 수 있었고, 그가 칭송하는 “바스티아”를 소개받았다. 이 만남은 굉장히 특별한 즐거움으로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좀 더 일찍 만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우리는 왜 이러한 자유주의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접하지 못했을까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혹은 지금 이러한 자유주의 사상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는 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연실님께서 스위스 국민들은 기본소득 받는 것을 스스로 거부했는데 우리는 왜 이것을 받으려 하는지에 대한 걱정을 얘기했다. 우리나라 국민성 혹은 민족성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란 걱정으로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모리님, 유론님은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었다.


"국민성", "민족성" 집단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감정을 불러을으키는데 유용한 단어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남한/북한 그리고 그 북쪽의 일부 사람들은 같은 민족이다. 중국의 홍콩, 싱가포르의 다수를 차지하는 화교들 역시 같은 국민이다. 결론은 그들이 처한 상황과 여건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유론님의 민족을 얘기하는 것은 우생학적 사고방식이며,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러한 판단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은 애초 태어나면서부터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회주의자 일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우리를 부끄러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 사실 우리나라가 자유주의 체제하에서 급성장하는 모습은 수많은 공산주의 국가들이 그 체제를 포기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자유주의의 발현이 한 나라가 어떻게 변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세계 유례없는 좋은 예라는 모리님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교육에 대한 얘기를 좀 더 이어나갔다. 모리님이 참석했던 강연, 북콘서트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 북콘서트인데 아무도 책을 읽어오지 않더라. 그리고 아무도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지 않더라. 강연을 듣고 강연자의 생각이 마치 자신의 생각인양 돌아가는 모습이더라. 이런게 안타까웠다. 그래서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되셨다고 했다.


소모임이 많이 생기고, 각자 그 안에서 자신의 얘기를 해야, 다양한 의견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러한 의견들이 큰 물줄기 안에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러한 것이 지방자치와 연결되어야 한다. 기본소득에 대해서 스위스 국민들이 거부할 수 있었던건 그들의 국민성이 우수해서가 아니라, 작은 국가이고 그 국민소득이 내 주머니 혹은 내 이웃의 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바로 체감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우리나라 역시, 기본소득을 시행하되 각 지자체가 각자 그 재원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얘기가 된다면 아마 기본소득 지급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익명의 누군가로부터의 나의 이익은 별다른 죄책감 혹은 감정없이 쉽게 취할 지 모르나, 내 가까운 이들로 부터의 편취는 분명 거부감이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주의를 추구하는 자들은 아마도 익명속에서의 편취를 통해 대중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방법을 선택하도록 만들 것이라는 얘기도 나눌 수 있었다.


모리님을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독서모임도 아니었고, 그냥 유론님과 셋이 처음 온라인상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그때 모리님께서 지방자체에 대해 강조하시는 것을 처음 들었다. 그때만 해도 어떠한 맥락에서 그런 얘기를 하시는지 잘 모르기도 했고, 내가 지방자치에 대한 개념 자체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냥 특이한 얘기를 하시는 구나 정도로만 기억을 했었다.


그러나 이제 지방자치의 중요성 대한 모리님의 얘기들이 점점 더 이해가 간다. 국가라는 틀 없이는 (아직은) 자유를 지킬 방법이 없다 보이고, 동시에 국가의 권력을 제한하여 집단주의화 되는 것을 효율적을 막기 위해서는 “지방자치”가 중요하다고 점차 생각이 든다.


수연님은 북한에서 살았을 때는 오직 육체적으로 먹는 문제 해결에 고민이 많았는데, 한국에 오니 정신적으로 더욱 많은 것이 어렵다는 심경을 토로해 주셨다. 이에 대한 기가막히 모리님의 대답이 있었다.


“수연님, 그런 스스로 “왕”이 되어서 그래요. 자유민주주의 하에서는 각 개인이 자신의 삶에 대해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왕”이거든요”


이 얘기에 큰 웃음이 나왔다. 정말 맞는 말이다. 


"개인주의" 입장의 본질은 바로  개인을 자기 자신의 목적에 대한 최종적 재판관으로 인식하는 것, 즉 가능한 한 자신의 견해가 자신의 행동을 지배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노예의 길(자유기업원, 2019)


지금 읽는 중인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에 “개인주의”의 본질에 대한 내용이다. 이를 한 단어로 설명한 것이 바로  “왕”인 것이다. 사실 역사속의 “왕”이 겉으로는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다 여겨지며 좋아보여도, 사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왕들은 수많은 고민과 결정을 하며 살아갔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심지어 자신의 목숨이 걸린 수많은 결정을 하는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바로 이런 “왕”의 노릇을 전체적으로든 혹은 부분적이라고 개인 각자가 하는 것이 어쩌면 지금의 자유민주주의 체제 안에서의 삶이라 여겨진다.


“노예”로 사는 이들은 아직 “왕”으로 사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른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먹기 전엔 “매트릭스”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단,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 실체를 막연히 느낄 수 있다. “빨간약”을 먹은 이후에는(“왕”이 되는 선택을 하고), 다시 “매트릭스”로 돌아가는 않는다. 그리고 갈망하는 다른 이들도 “빨간약”을 먹을 수 있도록, 혹은  “왕”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물론 영화와 마찬가지로 다시 “노예”의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이들 또한 존재한다. 자기 자신의 “왕”이란 무게가 너 버거운 이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p19 깨어진 창까지 읽었다. 보호무역주의 자들의 논리를 쉽게 깨부술 수 있는 간단한 예를 깨어진 창 얘기로 설명을 한다. 1장의 제목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사회주의자들이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여 얘기를 한다면, 자유주의자들은 “보이지 않는 것”에도 관심을 둔다.


재밌는 것은 향후 사회주의자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차용해 가져다 쓴다. 자유주의자와 사회주의자들은 끊임없는 술래잡기 놀이를 한다는 모리님의 얘기가 재밌었다.


마무리를 하며,


모리 : 중국동포, 탈북민 등이 최근 10년사이 대한민국안에서 많이 어우러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어쩌면 같은 언어를 쓰고 문화를 가지고 있는, 그렇지만 아주 다른 환경에서 자란 이들이 한 곳에 어우러지며, 집단주의/국가주의화 되어가는 전세계의 현상에 대한 대안으로 나아가야 할 방법이 무엇인지 우리가 다른 나라에 앞서 찾게 될 수 있는 건 아닐까라 생각을 해본다.


유론 : 서로 말하려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단 생각으로 마무리를 해주셨다.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원하는 바, 생각하는 바를 좀 더 정교히 다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로의 피드백을 통해 좀 더 좋은 방안을 찾고 각 개인이 더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으로 생각되었다.


개인적으로 자유주의를 공부하며 재밌는 것은 정신이 개운해 진다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무엇의 판단의 근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조금씩 더 잘 정리되어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약 2천년 전 예수님,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 분명  “각 개인이 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이 있다. 이러한 진리에 다가가는 방법을 “자유주의”를 통해 배우는 것 아닐까란 거대한 상상을 해보며 후기를 마무리한다.




매주 월요일 저녁 온라인 독서모임 참여를 원하시는 분, 아래의 링크 오픈채팅방으로 초대합니다.

https://open.kakao.com/o/gX3OIqt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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