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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삼성전자 파업]긴급조정권 카드 나올까…법원 가처분이 변수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5-20 , businessplus.kr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이 결국 결렬되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을 막을 마지막 카드로 떠올랐다. 그러나 법원이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해 최악의 시나리오인 공장 셧다운 가능성이 차단된 데다, 노사 양측이 여전히 추가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실제 발동이 이뤄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1953년 도입 후 단 4차례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대국민담화를 통해 "마지막 기회인 사후 조정에서 노사가 반드시 성과를 내주시기를 온 국민과 함께 간절히 요청드린다"며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긴급조정권이란 노동자들이 단체행동권을 지나치게 행사한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가 이를 제한할 수 있는 권리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는 "노동부장관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거나 그 성질이 특별한 것으로서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에는 긴급조정의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긴급조정권 발동 결정은 노동부장관이 하며, 조정은 중앙노동위원회가 한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헌법상 보장된 파업권이 제한된다. 해당 사업체의 근로자들은 즉각 파업을 중단하고 산업현장에 즉시 복귀해야 하며, 30일간 파업을 할 수 없다. 이에 따르지 않으면 불법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1969년 8월 대한조선공사, 1993년 현대자동차, 2005년 8월 아시아나항공과 12월 대한항공 파업 때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바 있다.


◇법원 가처분 인용·협상 여지가 발동 명분 약화


다만 법원의 판결이 나옴에 따라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은 다소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선 지난 18일 법원이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대부분 인용하면서 안전보호시설과 보안작업은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는 점이다. 이로써 반도체 공장의 전면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사실상 차단됐다. 이는 곧 '국민경제를 해할 위험이 현존한다'는 발동 요건을 충족시키기 까다로워졌다.


또 노사 양측 모두 협상의 문을 닫지 않은 점도 이유 중 하나다. 노조는 사후조정 결렬 입장문에서 "파업 기간 중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사측 역시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자율 교섭 여지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강제 개입할 명분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경제6단체 "즉각 발동해야"


재계는 긴급조정권 즉각 발동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지난 18일 공동성명을 통해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즉각적인 긴급조정권 발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제6단체는 "파업 발생 이전부터 삼성전자에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파업이 발생한다면 즉각적으로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국민경제 및 산업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18일간 총파업이 진행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약 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점, 최대 100조원이라는 국가 경제적 손실을 고려할 때 요건이 충족된다는 평가가 재계 측 입장이다.


◇노동계·자유기업원 한 목소리로 "노동3권 침해"


반면 노동계 등은 좌우 진영을 막론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유기업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긴급조정권은 노동3권을 직접 제한하는 최후의 비상수단"이라며 "반도체 산업의 국가경제적 비중을 감안한 고려라 해도, 대기업 노사분쟁에 이를 손쉽게 꺼내 들수록 시장은 갈등은 정부가 해결한다는 학습을 반복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시장친화적 성향의 자유기업원조차 정부 개입에 반대 목소리를 낸 셈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긴급조정권 발동 논의는 매우 부적절하다"며 "긴급조정권은 노동기본권을 제한하는 최후의 비상수단으로 과거에도 극히 예외적으로만 행사되어 왔다"고 밝혔다. 한노총은 "단지 경제적 파급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적용하려는 시도는 사실상 대기업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선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긴급조정권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하는 예외적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최후 수단"이라며 "단지 산업 규모가 크고 국가경제에 중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