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원 “등록금 18년 동결… 대학 경쟁력 ‘고사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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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3-04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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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존 15배 급증, 재정 자율성 실종
연구·실습비 15년째 정체… 교육 질 저하 우려
“규제 풀고 자율화로 대학 질적 경쟁 유도해야”
신학기를 맞이한 대학가가 활기를 띠고 있지만, 그 내면은 18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학이 고유의 교육 경쟁력을 확보하기보다 정부 재정 지원에만 매달리는 '천수답 경영’ 구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자유기업원(원장 최승노)은 최근 발간한 CFE Report 「등록금 규제 완화 필요성과 정책대안」을 통해, 만성적인 등록금 규제가 대학의 재정 자율성을 파괴하고 고등교육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2007년 647만 원에서 2024년 710만 원 수준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 18년간의 가파른 물가 상승률과 인건비 인상, 교육 인프라 고도화 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등록금 수입은 사실상 '마이너스’나 다름없는 상태라는 지적이다.
주목할 점은 대학 재원 구조의 변화다. 사립 4년제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2007년 73.8%에서 2024년 57.1%로 하락한 반면, 정부지원 의존율은 같은 기간 1.5%에서 23.1%로 15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대학 경영의 주도권이 학생(수요자)에서 점차 정부(공급자)로 넘어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대학의 운영 목적마저 왜곡시키고 있다. 대학들이 학생들을 위한 장기적인 교육 비전을 세우기보다, 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평가용 단기 실적’에만 매달리게 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 압박은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사립대의 연구비와 실험실습비는 2011년 이후 정체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이며, 당장 눈에 띄지 않는 연구 장비 현대화나 시설 보수, 학생 지원 인력 확충 등 기초 체력을 기르는 영역부터 지출이 삭감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또한 국가장학금 확대로 학생 개인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은 줄었을지 모르나, 이것이 대학의 교육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등록금은 묶였지만 캠퍼스 내 체감 복지는 오히려 후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고광용 자유기업원 정책실장은 “등록금 규제 완화는 단순히 비용을 올리자는 것이 아니라, 대학이 스스로의 책임하에 교육의 질로 경쟁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가격 통제 중심의 낡은 정책 패러다임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호준 연구원 역시 “학령인구 감소라는 절벽 앞에서 대학의 생존은 자율성 확보에 달려 있다”며 “등록금 문제를 정치적 논리가 아닌 고등교육의 구조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