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보훈과 안보는 동전의 양면”

자유기업원 / 2024-01-08 / 조회: 2,918       미래한국

미래한국포럼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초청 강연 


지난 8월 17일 미래한국포럼은 지난 6월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 이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초청해 보훈정책 전반에 걸친 박 장관의 정책과 비전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포럼은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남북협력자문위원장인 김범수 미래한국 회장의 사회로 편집고문인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 김종석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전 국회의원), 최승노 자유기업원장 등이 참석했다. 


강연에 나선 박민식 장관은 먼저 자신이 국가보훈처장이 되었을 때의 소감과 에피소드를 밝혔다. “제가 검사 출신이고 또 정치를 좀 했기 때문에(18·19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기왕이면 법무부 장관이나 또 국방부 장관이나 외교부 장관을 하지, 왜 급이 떨어지는 국가보훈처장을 맡으려 하느냐는 주변의 말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실 정말 하고 싶었습니다. 또 대통령께서도 그 사정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저의 선친은 제가 7세 때 월남 전쟁에서 전사하셨습니다. 저는 그런 보훈 자녀로 성장했습니다. 저에게 보훈처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가보훈처장이 됐을 때 명함에 ‘장관급’이라고 적어놨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사활적인 가치는 번영하기 위해 바이털(활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보훈은 그런 것입니다. 진정한 보훈의 가치는 기본에 충실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반드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통령께서 흔쾌히 허락하셨습니다. 덕분에 제가 장관이 되기는 했지만 말이죠. (웃음)” 


보훈의 가치는 기본과 미래


보훈의 가치를 기본과 미래에 둬야 한다는 박민식 장관은 보훈과 국가보안법 사이의 중요성을 역설해 주목을 받았다. “국가보훈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국가보안법의 과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왔고, 지금 어디에 서 있고, 또 우리가 어디를 지향하느냐를 정의하는 것이 국가보훈법이라 생각합니다. 국가보훈법은 추상적인 것이라 모양새가 안 나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이털한 것이죠. 그렇기에 그 방향이 중요한데 국가에서 제대로 정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보훈의 기준도 보다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의 이러한 주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율성, 홍범도에 대한 보훈 예우의 기준과 처리와도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장관은 국가의 보훈이 결국 국가의 안보와 국방과도 밀접한 관계임을 역설했다. “미국의 군사력이 세계 최강인 이유가 있습니다. 70년 전 6·25 때 전사한 전투기 조종사의 뼛조각을 찾기 위해 이역만리까지 찾아와 수십억 원을 썼습니다. 


탱크나 전투기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확실하게 받들어 모시는 것입니다. 그래야 전쟁이 났을 때 누구라도 총을 들고 뛰어나갈 것 아닙니까? 우리는 군인을 군바리, 경찰을 짭새라고 비하해왔습니다. 제복을 입은 사람들, 보훈 대상자들이 자부심을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이날 포럼에서는 5·18 유공자에 대한 투명한 공적조사와 보훈 기준에 대한 의견들이 많이 제시됐다. 이에 박민식 장관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제도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 “저는 기본적으로 5·18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큰 상징이라고 봅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법률가로서 그 5·18 법체계에 상당히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제가 연구를 해보니까 1990년대 후반 첫 번째로 한 조치가 5·18 피해 보상 및 명예 회복에 관한 법률을 통과였습니다. 쉽게 말해 5·18 희생자들에 대해서 한 번에 보상금을 준 거죠. 그 다음 단계로 보상금을 주고 난 이후로 몇 년 세월이 지나 이 사람들을 유공자로 다 인정을 해준 겁니다. 유공자법은 별도 법안입니다. 따라서 피해자라는 것과 그 피해자라는 사실이 자동적으로 유공자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임에도 이것이 강행된 것입니다. 지금 민주화 관련자법도 똑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애국을 문화로 승화시켜야


박 장관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애국심을 문화적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여러분 혹시 오늘 가시다가 유튜브에 1991년 미국의 슈퍼볼 결승전을 한번 꼭 보시기 바랍니다. 미국의 최고 대중 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슈퍼볼 결승전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미국 국가를 부릅니다. 애국가를 부르는 그 장면을 저는 한 100번 정도 본 것 같습니다. 너무 자연스럽고 관중들이 미식 축구를 보러 와서 즐기는 가운데 그 순간 애국심이 절로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태극기라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태극기 부대’를 떠올립니다. 이제는 그런 이미지를 바꿔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태극기를 비롯해 애국을 우리가 문화적으로 향유하고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애국이라고 하면 강의식으로만 이뤄지는 그런 관습에서 이제는 탈피해야 할 때인 것이죠.” 


박민식 장관의 강연 후 플로어 참석자들은 박민식 장관과 질문, 답변을 통해 토론을 이어갔다. 박 장관은 정리 답변을 통해 이날 포럼의 건의와 제안을 적극 검토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미래한국포럼은 미래한국 편집위원들과 외부 옵서버들로 이뤄져 있다. 포럼을 이끌고 있는 김범수 회장은 ‘지속적인 정책 토론을 통해 민의가 수렴되고 전달되는 민관 소통 채널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도한 미래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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