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뜻과 자유가 가져올 결과를 진지하게 고찰해보라

자유기업원 / 2022-07-31 / 조회: 6,514       HIM MAGAZINE


자유의 순간들_HIM MAGAZINE_JULY 2022.pdf


너무나 익숙한 단어 앞에서 갑자기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자유에 대한 진정한 뜻을 아는가.자유대한민국에서 자유롭게 살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억압당해 왔다. '자유'의 뜻을 제대로 알아야 '개인'의 의지를 온전히 펼칠 수 있다. 글| 이은미 소설가


20대 대통령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가 35번이나 언급됐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자유를 강조한 이유가 뭘까.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개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아주대학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고 한국재정학회 회장과 자유경제원 원장을 역임한 현진권 박사의 『자유경제 톡톡』과 40명의 필자들이 포착한 『자유의 순간들』을 통해 자유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자유경제 톡톡』은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던 개념들을 명확하게 해석해준다. 자유와 시장경제에 관한 입문서인 만큼 내용이 쉽고 재미있는 데다 분량이 150페이지 정도여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조금 까다로운 부분은 만화로 다시 설명해 주는 친절한 책이다. 『자유의 순간들』은 6페이지 분량에 한 편씩 담겨 있어 순식간에 다 읽어도 되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 읽으며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든 힘을 만나도 된다.


자유란 과연 무엇인가. 『자유경제 톡톡』의 저자는 모든 것은 사상에서 비롯되며, 사상이란 인간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살아갈지를 체계화한 것이라고 피력한다. 경제 체제도 사상에서 출발하는데 시장경제 체제를 낳은 사상의 바탕에 '개인'과 '자유'가 자리하고 있다. 헌법 제4조에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의 가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자유는 '가치'이고 민주주의는 '정치 체제'라는 걸 유념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사를 중시하기에 때로는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소수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 중에서 무엇을 우선해야 할까. 저자는 망설임 없이 자유를 꼽았다. 자유의 주체는 개인이며 개인이 없다면 자유는 존재할 수 없다. 그 개인들의 자유 실현 의지를 담은 것이 『자유의 순간들』이다.


가장 중요한 건 경제 자유


 『자유경제 톡톡』은 여러 자유 중에서 '경제 자유'를 가장 소중한 자유로 꼽았다. 경제 자유가 있는 개인은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여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나라에서 정부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개인의 소유권 보호이고 소유권은 모든 개인에게 차별없이 보장돼야 한다. 소유한 것이 많은 부자나 대기업의 재산권을 제한하고 때로 침해하는 걸 정당하다고 착각하면 결국 경제 침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수요자는 더 낮은 가격에 물건을 사려 하고, 기업은 더 높은 이윤을 얻으려 치열하게 경쟁한다. 저자는 시장경제 발전의 원동력인 이윤과 경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걸 경계했다. 경쟁의 승자가 일시적으로 누리는 독점도 나쁘게만 볼 게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주체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싶어한다.


가난한 평등 vs 빈곤 없는 격차


격차에 대한 보편적 인식도 문제 삼았다. 격차는 불공평, 불균형, 양극화라는 극단적 단어로 더 많이 불리는데,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를 양극화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소득수준의 전반적인 향상으로 인한 소득격차 증가를 부자가 서민들의 소득을 착취한 결과로 보는 건 잘못된 판단이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소득계층을 중산층으로 꼽으며 '가난한 평등'과 '빈곤 없는 격차' 중에 어느 쪽이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했는지 생각해 보라고 권한다. 아울러 격차를 강제로 없애면 성장이 멈춘다며 정치이념에 따라 상대적 빈곤을 강조하면 대립과 분열만 야기한다고 경고했다.


가장 헷갈리는 지점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익과 타인을 위한 공익에 대한 판단이다. 나쁜 사익 대신 좋은 공익을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충실히 사는 게 공익에 기여하는 길이라는 애덤 스미스의 사상이 시장경제 체제의 원리라며 '사익 추구로 개인이 잘 되는 게 국가가 튼튼해지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국가가 개인의 소유권을 완벽하게 보호해 주면 나머지는 보이지 않는 손, 즉 시장이 알아서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나라를 살리는 길은 국민이 자유 가치를 깨우치는 것이고, 경제교육은 '사느냐 죽느냐'의 생존 문제임을 강변했다.


인류를 변화 시킨 순간들


역사를 살펴보면 확연히 인류를 변화시킨 사안들이 있다. 세상을 바꾼 것은 생각일 수도 있고 사물이거나 사건일 수도 있다. 코로나 19같은 질병이나 우크라이나-러시아 격돌 같은 전쟁이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일곱 개의 챕터로 구성된  『자유의 순간들』은 「아편전쟁으로 시작된 동아시아 근대화」부터 「비트코인, 화폐의 진화」까지 광범위한 변화를 다루고 있다. 「한국전쟁으로 확립된 동아시아 문명 질서의 성격」(김광동)을 보면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을 중심으로 재편된 세계 역사를 다각도에서 접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전쟁이라는 커다란 희생을 입고서야 자주 독립적 자유개방 체제로 가는 길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깨닫게 되었다.


「베를린 장벽 붕괴의 교훈」(윤상호)을 읽으면 자유시장경제와 사회공산경제 간의 차이를 알게 되고, 왜 사회공산경제가 지속불가능한 체제인지 확실히 깨닫게 된다.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시한 미국의 헌법」(김성준)이라는 글에서 '미국 헌법 제정 당시 가장 우려했던 것이 입법부의 독재 가능성'이라는 부분이 흥미를 끈다. 미국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국가통치 기본원리를 바탕으로 삼권분립을 실시하고 있는데 필자는 '입법부는 기본적으로 다수의 국민을 대표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언제나 다수독재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원자력이 주도하는 에너지 혁명」(전삼현)을 보면 석탄, 석유, 전기에 이어 1950년대에 원자력이 새로운 에너지원에 등극했음을 알 수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전 세계는 화석연료 없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원자력 생산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7년에 내세운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세계 최고의 원자력 기술 수준이 후퇴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했다.


새로운 모멘텀의 주역이 돼라


「인터넷, 인류 최고의 메가 혁신」(이혁우)은 절대적으로 공감 가는 제목이다. 1989년 문자나 사진, 동영상, 음성정보를 전송받을 수 있는 월드와이드웹(www)이 개발되면서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1994년 검색엔진 야후의 등장으로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확산되었으며 2007년 아이폰이 나오면서 아이팟과 휴대전화, 모바일 인터넷 기능을 합친 손안의 인터넷이 구현되었다.


「비트코인, 화폐의 진화」(송상우)도 관심이 많이 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상에 처음 소개된 비트코인은 명목화폐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야심 차게 등장했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재산을 더 안전하게 보호하고 거래를 더 자유롭게 해줄 수단일지 아닌지, 상상력과 관용의 눈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자유경제 톡톡』에서 개인과 자유에 대한 개념을 파악한 뒤 치열한 경쟁 레이스에서 격차를 벌여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자신을 상상해보라. 『자유의 순간들』에 등장하는 획기적인 변화를 살펴보면 새로운 모멘텀의 주역이 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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