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친족경영-독점등 문제땐 재벌”“1인지배 환란이후 완전 사라져”

제 목 : [보도]“친족경영-독점등 문제땐 재벌”“1인지배 환란이후 완전 사라져”
- ‘재벌과 대기업 무엇이 다른가’ 전문가 논란 -
보도일 : 2003년 01월 07일
보도처 : 문화일보,11면

재벌과 대기업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

정권인수위원회와 재계가 대기업 정책을 놓고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재벌’과 ‘대기업’ 두 용어를 둘러싼 논란이 팽팽하다. 인수위는 “재벌과 대기업은 분명히 다르다”고 못을 박고 있지만 어떻게 다른지 명확한 기준선을 긋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기업들은 재벌이란 용어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내비치고 있다.

전경련 손병두 부회장은 “재벌은 없다. 재벌과 대기업은 분리할 수 없다” 고 주장하고있다. 재계와 학계, 정부관계자, 경제전문가 등이 다른 해석을 내놓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고려대 장하성 교수는 “GE도 SONY도 삼성도 모두 대기업이짐나 삼성은 재벌이다. 재벌은 한국에만 있는 그룹형태의 기업형태이고 사전에 재벌이란 이름으로 등록돼 있다.” 고 주장했다.

김상조(한성대)교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대기업과 재벌 두 용어는 다수의 기업집단이라는 뜻에서 같지만 재벌은 친족경영의 문제가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한다” 면서 “특히 상위재벌은 업종간결합,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결합 등 독점성과 하위재벌의 경우는 회계제도, 공시제도 등에서 천민성을 지닌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소유구조, 지배구조에서 개별회사가 아닌 그룹형태의 선단식 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들을 재벌로 본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재벌이라는 말을 벗어나는 기업집단은 거의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반해 A경제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대기업은 자본주의 사회하에서 단일기업으로는 대형비즈니스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자본을 갹출해 대규모 기업집단을 만들었다”며 예전에는 족벌경영이나 1인지배체제, 문어발식 경영, 수익의 불균등 배분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됐으나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해소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재벌해체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자유기업원 민병균 원장도 “재벌이란 말은 정경유착, 부의세습, 시장독점 등 과거 부정적인 모습의 대기업을 일컬어 말했던 것”이라며 “재벌이란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이 정경유착이고, 이것의 시발점이 된 정치권의 검은돈 요구부터 먼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