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10대에게 경제교육을

관리자 / 2003-01-09 / 조회: 13,210       한국경제
Untitled Document 제 목 : [보도] 10대에게 경제교육을 (기획기사)
-"가르치는 저희들도 답답합니다."-
보도일 : 2003년 01월 09일
보도처 : 한국경제, 11면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자유기업원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실시한 '2003 동계 교사 이코노데미아(ECONODEMIA)에서 만난 교사들은 '가르치려야 제대로 가르칠 수 없는' 경제교육의 현실에 답답해했다.

"솔직히 경제과목은 가르치고 싶지 않습니다."
이은경 교사(38.명일여중)는 대뜸 이런 얘기를 했다.
경제교육 연수를 받으러 와서 경제는 가르치고 싶지 않다니….
무슨 이유에설까.

"왜 잘 가르치고 싶지 않겠어요. 하지만 저부터 경제에 대해 잘 모릅니다. 명색이 사회교육과를 나왔지만 대학에서 배운 거라곤 경제학개론이 전부거든요. 창피한 이야깁니다만 요즘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경제용어조차 소화해내기 힘듭니다."

그는 그런데도 어디 마음놓고 물어볼 데도 없으니 답답할 뿐이라고 고개를 젓는다.
비단 이 교사만의 고충이 아니다.

"같은 사회과목이라도 지리 세계사는 어느 정도 '공력'이 쌓이면 웬만큼 가르칠 수 있지요. 그런데 경제는 그렇지 않아요. 대학때 지리나 국사를 전공한 선생님들중엔 경제를 가르치다가 교실에서 망신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권영부 동북고 교사.43)

학생들이 경제과목을 싫어한다는 것도 경제 교사들에겐 큰 부담이다.

"학생들이 경제과목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어렵게 공부해봤자 골치만 아프고 대학 입시에선 점수가 안 나오기 때문"(권 교사)이다.

학생 교사 모두 경제과목을 외면하는 것은 경제교육이 예나 지금이나 '이론 중심'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30년 전에 우리가 배운 교과서나 지금 교과서나 달라진게 별로 없어요. 모두 이론에만 치우쳐 있고 재미없기는 마찬가지니까요."
유영숙 교사(50.동작고)의 지적이다.

"현행 교과서는 단원별 항목별로 쪽수를 철저히 제한하고 있지요. 아무리 중요한 내용도 분량이 넘치면 무조건 내용을 줄여야 합니다."

K출판사의 중학교 사회교과서와 참고서를 집필했다는 임하순 교사(44.남대문중)는 "풍부한 사례를 집어넣는 것은 꿈도 못꾸고 경제이론조차 짧은 설명으로 끝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학생들이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며 혀를 찼다.

그렇다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부교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유병모 교사(57.경복여자정보산업고) 역시 "교직생활 30년이 넘었지만 도대체 아이들 수준에 맞게 쉽고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는 경제용어사전조차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제이론을 단편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수박겉핥기'식 책은 많아도 초.중.고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한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고등학교 경제교육은 '입시'라는 변수까지 겹쳐 교사들의 애를 먹인다.

"이론과 현실을 접목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신문기사를 활용해 경제를 가르쳐 보기도 하는데 당장 '입시에 도움이 안되는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반대에 부딪치게 됩니다."(권영부 교사)

교사들의 자성론도 만만치 않다.

"교과서를 무시하고 사례 중심으로 가르치면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인터넷이나 신문을 많이 활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요."(임하순 교사)

"누가 틀을 만들어주길 바랄게 아니라 스스로 이론과 현실을 접목시킨 교재를 만들고 재구성하는 노력이 절실합니다."(권영부 교사)

부실한 교과서와 부교재만 탓할 것이 아니라 교사들 스스로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들이다.

"초등학교 2학년 '슬기로운 생활'에 '가게놀이'라는 단원이 있습니다. 소비와 판매,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활동의 기초 개념을 놀이를 통해 체험하도록 하는 과정이지요. 아이들이 이 수업만큼은 매우 좋아합니다. '언제 또 해요'라며 보챌 정도니까요. 이유는 간단하지요. 재미있으니까."

정문철 교사(31.신천초등학교)의 인상깊은 한마디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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